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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박또박' 은성수 청문회..'소통' 금융위원장 예고

천사요정 2019. 8. 30. 16:45

오해·공세에는 '적극 소명 모드'
정책 소신·철학 가감없이 드러내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되느냐” “이 자리에서 바로 보여드리겠다”


8월 29일 금융위원장 후보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은성수〈사진〉 후보자의 발언들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전초전’ 성격이 강했던 데다, 첫 청문회인만큼 자칫 당황하거나 주눅들기 쉬운 분위기였지만 은 후보자는 ‘또박또박’ 할 말을 다했다. 취임후 금융권 ‘수장’으로서의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10여년간 국내 금융현장에는 없었지만,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는 엄격했다.

한국금융의 문제점을 묻는 최운열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국내 금융산업이) 기본적으로 과감하게 치고 나가지 못한 게 있다. 보수적이고 안정 위주로 해서 그렇다”며 “은행원들 사이에 책임을 지지 않는 일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퍼져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가장 많은 질의가 집중된 조국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서는

“규제완화가 제 소신”이라며 “공직자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문제가 되지만 투자 자체를 부정시할 필요는 없다”며 소신을 숨기지 않았다.

은 후보자는

“이번 논란으로 국내 사모펀드 투자 등 자본시장이 위축돼선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조 후보자가 출자한 사모펀드의 투자자와 운용사가 사실상 한 몸(가족펀드)이라는 지적도 피해가지 않았다. 은 후보자는 “현행법은 펀드 출자자(LP)가 GP의 투자에 간여하지 말라는 것이지, 친인척이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은 없다”며 “투자자인 조 후보자 가족이 펀드운영에 직접 개입했으면 불법이지만 개입 여부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리 예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뇌물성 재산증식으로 악용될 개연성이 있지 않느냐’는 등 유도성 질문이 재차 이어지자 은 후보자는 “상상력을 동원하면 엄청나게 많은 일 할 수 있는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갖고 일어났다고 가정하면 답답하다”며 맞받아쳤다.


문재인 정부 각료 지명자로서 현 정부의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기존 금융중심지(서울·부산)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마당에 전북에 제3금융중심지를 추진하는 게 맞느냐는 주호영 한국당 의원 질의에 은 후보자는 “아직은 부족하지만 준비가 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거주하는 집이 아니면 다 팔라’는 현 정부 부동산정책 기조에 동의하느냐는 김종석 한국당 의원 질의에는 “문재인 정부에 참여하는 공직자로서 그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신이 서울 강남과 세종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데 대해서는 “이전까진 민간인 신분이었지만 이제 (현 정부 각료로) 참여하는 것으로 세입자 사정을 봐서 잘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은 후보자는 부동산에 편중된 국내 자산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유동수·최운열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부동산 대비 금융상품의 과세체계 불리하다는 것에 동감한다. 기재부 세제실을 설득해 보겠다”고 시원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은 후보자는 최근 대규모 손실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와 관련해서는 “고위험 중수익 상품”이라며 “불완전판매가 확인되면 책임을 지워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위와 금감원 중 어느 기관이 더 힘이 센 기관이냐”(정재호 민주당 의원)는 껄끄러운 질문에는 “제가 답하기 좀..(곤란하다)”면서도 “사람마다 생각이 좀 다를 수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는 다음달 2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날 결정될 전망이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면 다음날인 3일께 대통령의 재가를 받고, 4일께 은 후보자의 금융위원장 취임을 금융당국 안팎에선 예상하고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https://news.v.daum.net/v/20190830110210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