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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 위성 예산, 스리슬쩍 1,500억↑..아무도 몰랐다

천사요정 2019. 10. 29. 02:01

[앵커]

앞서 국회 상황 잠깐 보셨지만, 국회의 또다른 중요한 책무는, 예산안 심삽니다.

예산 규모가 5백조가 넘습니다.

오늘(28일) 국회 예산결산특위가 첫 심사를 시작했는데요.

내년 예산안, 513조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일정을 보면, 11월 29일까지 예결특위를 12월 2일까지 본회의를 통과해야 합니다.

하지만 해마다 거의 정쟁 끝에 법정 시한에 쫓겨 '벼락치기'심사를 했던게 한두 번이 아니죠.

한가지 보여드릴 게 있습니다. 이런 벼락치기가 반복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KBS취재팀이 확인한 '군 통신위성' 사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김준범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도양 해적에 납치된 선원 21명을 구한 '아덴만 여명 작전' 청해부대는 해군본부와 위성으로 긴밀히 교신했습니다.

작전 과정에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위성통신엔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전용 위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신종우/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원 : "지금은 상업 위성을 겸용으로 쓰는 모습이에요. 효율성도 없고 망 속도도 상당히 느립니다. 빠르지가 않아요."]

2013년에야 군은 전용 통신위성 구매를 결정합니다.

'K-MILSAT 1' 이란 이름으로 해외 업체에 입찰을 부쳤는데, 제작은 에어버스, 발사는 스페이스X로 정해졌습니다.

4천 3백여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 갑자기 방침이 바뀝니다.

차세대 전투기 F-35A와 묶어서 록히드마틴에서 들여오기로 한 건데, 비용이 5천 8백억여 원으로 늘었습니다.

황당한 건 위성 제작자가 에어버스로, 유통 단계만 사실상 늘린 셈이 됐습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음성변조 : "(록히드마틴 이익만 더 보장해주고 같은 물건을 사오는 거 아니냐?)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저희가 (군 통신위성을) 받는 것이 더 국익에 경제적으로든 종합적인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지출 예산이 천억 원 넘게 늘었지만, 국회는 이를 전혀 막지 못했습니다.

2013년 19대 국회부터 지금까지, 국회에서 군 위성 예산 문제를 추적한 의원은 없습니다.

국방위, 예결위 회의록 어디에서도, 이를 거론한 흔적이 없습니다.

[김병기/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 : "군 통신위성 예산을 F-35 전투기 가격에 포함함으로써 위성을 얼마에 구매하는지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무기 거래의 특수성을 핑계로 일종의 눈속임을 한 것입니다."]

방위사업청의 졸속 결정과 국회의 부실한 예산 심사 속에, 군 통신위성은 천 억 원대 세금을 낭비한 채 내년 초 미국에서 발사됩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김준범 기자 (jbkim@kbs.co.kr)


https://news.v.daum.net/v/20191028212215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