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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이한열 열사 어머니 “강동원, 이쁜사람·애기라고 불러”

천사요정 2018. 1. 4. 16:19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이한열기념사업회가 이한열 열사 어머니와 영화 ‘1987’의 배우 강동원과의 친밀한 관계를 소개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측은 3일 페이스북에 “지난 4월 강동원 씨가 광주 망월동의 이한열 열사 묘소와 지산동의 어머님 댁을 찾아뵈었다”면서 “1987년 7월 9일 광주 금남로에서 진행됐던 노제 때, 파랑새 한 마리가 만장 위에 한참 앉아있다 날아갔는데, 한열의 묘소에도 박새 한 마리가 묘비 한가운데 한참 앉아있다 날아갔다. 마치 자신을 연기할 강 배우를 응원하려 박새로 변한 넋이 다녀가나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어머니는 차가 막혀 강배우가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는 사실을 아시곤 뚝딱 낙불전골에 밥을 차려주셨다. 잘 먹어서 이쁘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머님께서 강동원 배우를 '이쁜 사람' 또는 '애기'라고 부른다”면서 “가을부터 영화 '1987' 볼 걱정을 하시던 어머니. "차마 어찌 보것냐" 하시다가도 "애기(강동원)가 애쓰고 했는데, 수고했다고 말만 하지 말고 가서 봐야 안 쓰것냐 하십니다. 영화를 못 보신 것에 대해 강동원 배우에게 제일 미안해하십니다. 아들 역할 해주신 강동원님,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한열기념사업회측은 “강동원 배우는 2016년 여름,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오기 전, 박근혜 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 배우로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로 제일 먼저 달려와 배역을 수락해주었다”면서 “배우 강동원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강동원은 ‘1987’에서 실존인물 이한열(1966~1987) 열사 역을 맡았다.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연세대 앞 시위 도중 경찰의 최루탄에 머리에 맞고 쓰러진 뒤 7월 5일 세상을 떠났다.이한열 열사는 박종철 열사와 함께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장준환 감독은 1월의 박종철 열사부터 6월 이한열 열사까지 이어지는 민주항쟁 실화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다음은 이한열기념사업회 페이스북 전문 

묘비를 찾은 박새와 어머님의 김치 

어제 SBS '본격연예한밤'에서 영화 '1987'을 심도있게 다뤘어요. 지난주에 영화 소품 촬영하고 인터뷰도 했지요. 자료를 드리면서 비하인드 스토리 몇 가지를 말씀드렸는데 시간 제약 때문인지 다 넣지 못한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지난 4월 강동원 씨가 광주 망월동의 이한열 열사 묘소와 지산동의 어머님 댁을 찾아뵈었습니다. 묘소에 갔을 때 신기한 일이 있었죠. 1987년 7월 9일 광주 금남로에서 진행됐던 노제 때, 파랑새 한 마리가 만장 위에 한참 앉아있다 날아갔어요. 5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 말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한열의 넋이 다녀가나보다 했었어요. 그런데 한열의 묘소에도 박새 한 마리가 묘비 한가운데 한참 앉아있다 날아갔어요. 마치 자신을 연기할 강 배우를 응원하려 박새로 변한 넋이 다녀가나 싶었죠.

이사 가면 혹시 넋이 못 찾아올까봐 여전히 한열이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집에 살고 계신 어머니. 차가 막혀 강배우가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는 사실을 아시곤 뚝딱 낙불전골에 밥을 차려주셨습니다. 잘 먹어서 이쁘다고 하셨지요. 

강배우는 그뒤에 이한열기념관을 찾아 이한열의 옷과 신발 등 열사의 흔적을 찬찬히 살폈습니다.

6월에는 어머님이 촬영장을 직접 찾기도 하셨습니다. 촬영 도중에 행여 다칠까 걱정이 태산이셨습니다. 강배우는 국내에 있고, 일정이 허락하면 사이사이 어머님을 찾아뵀습니다.

강동원 배우는 모든 촬영이 끝나고 후시녹음까지 끝난 11월, 또 광주댁을 찾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상차리는 걸 돕기도 하고, 어머님은직접 마당에 심어 키운 배추로 김치를 담아 싸주셨죠.

어머님께서 강동원 배우를 '이쁜 사람' 또는 '애기'라고 부르세요. 가을부터 영화 '1987' 볼 걱정을 하시던 어머니. "차마 어찌 보것냐" 하시다가도 "애기(강동원)가 애쓰고 했는데, 수고했다고 말만 하지 말고 가서 봐야 안 쓰것냐" 하십니다. 영화를 못 보신 것에 대해 강동원 배우에게 제일 미안해하십니다. 아들 역할 해주신 강동원님, 감사합니다. 

[사진 제공 = 이한열기념사업회 페이스북]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http://www.mydaily.co.kr/new_yk/html/read.php?newsid=201801041138635209&ext=na



[김앵커 한마디] '영화 1987'


오늘(4일)의 한마디는 '영화 1987'입니다.

전두환 군사 정권에 대한 시민적 항거를 그린 영화 '1987'이 화제입니다.

오늘은 경찰 고위 간부 200여명이 단체 관람을 하고, 정치인들도 앞다퉈 보러 간답니다.

영화 속에는 남들을 잔인하게 고문하던 경찰관들이 정작 자신들이 구속되자 가족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가 말했던 악의 평범성,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악인이 되는 것일까요.

백골단이라고 불린 사복 경찰들이 행인들을 몸수색 하고 곤봉으로 시위대를 두드려 패는 모습, 지금은 기레기라는 조롱까지 받는 기자들이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치사를 폭로하고 최루탄에 쓰러진 연대생 이한열의 사진을 싣기 위해 벌였던 힘겨운 싸움들, 종교인과 재야 인사들과 부검의와 교도관, 심지어는 공안검사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군사 독재에 항거했던 몸부림들… 그런 장면들을 담담히 묘사하며 영화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이 민주주의는 결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소중히 가꿔 나갑시다."

< 뉴스 현장 >은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786/NB1157078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