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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 비리’…방산업체에 수백억 안겨주고, 가족은 특혜취업

천사요정 2018. 2. 2. 15:16
감사원, 방사청 대령 등 수사요청
서기관은 조카·처남 취업시켜
또 다른 대령은 수백만원 향응 받아

2017년 방공유도탄 사격대회에서 지대공 미사일 ‘천궁’이 발사되고 있는 모습. 공군제공
2017년 방공유도탄 사격대회에서 지대공 미사일 ‘천궁’이 발사되고 있는 모습. 공군제공



지대공미사일 ‘천궁’ 양산과정에서 방위사업청 직원이 업체에 유리한 계약을 맺어 모두 376억원의 추가 이득을 안겨주고 대신 향응과 본인, 처, 조카 등의 취업을 제공받은 유착관계가 드러났다.

감사원은 1일 ‘천궁 등 주요 무기체계 계약비리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방사청에 관련자 김아무개 예비역 대령 등 3명의 비위행위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하고 5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천궁은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2011년 12월 개발된 적 항공기 요격용 지대공미사일로, 다기능 레이더와 발사대,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감사 결과, 방사청 사업팀은 2012년 7월 천궁의 초도양산 계약(9200여억원)을 추진하면서 ‘분리계약’ 방침을 정했다. 분리계약은 방사청이 다기능 레이더와 발사대, 교전통제소 등 구성장비를 직접 구매하여 체계종합업체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사업팀 김아무개 팀장(대령)의 개입으로 ‘일괄계약’으로 바뀌었다. 일괄계약은 체계종합업체가 이들 구성장비를 구매해 천궁 체계를 완성한 뒤 방사청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일괄계약은 분리계약보다 체계종합업체가 더 많은 부담과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계약금액이 증가한다. 감사원은 “김 팀장이 실무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괄계약을 하도록 관여해 체계종합업체 ‘LIG 넥스원’에 176억원을 추가 보상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또 LIG 넥스원의 협력업체인 ㄱ업체에 취업을 청탁한 뒤 2014년 4월 전역해 다음달 이 업체 상무로 재취업했다. 앞서 2013년 4월엔 LIG넥스원의 또 다른 협력업체인 ㄴ업체에 유리하도록 품목 사양서를 수정해주고 전역 뒤 법인카드를 받아 7300만원을 썼고, 2015년 11월엔 처를 이 업체에 취업시켰다.

방사청 원가감독관 김아무개 서기관은 2012년 8월 천궁의 계약 형태에 대한 검토요청을 받자 원가분석도 하지 않고 일괄계약 의견을 통보했다. 김 서기관은 2012년 6월과 9월 형과 장모의 부탁으로 조카와 처남을 LIG넥스원과 협력업체에 각각 취업시켰다.

천궁의 후속 양산 사업팀의 ㄷ아무개 팀장(대령)은 2014년 6월 9800억원 규모의 후속양산 사업을 일괄계약으로 추진해 LIG넥스원에 200억원을 추가 보상했다. ㄷ팀장은 이후 LIG넥스원 관계자로부터 여러차례 골프와 식사 등의 접대(450만원 상당)를 받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30468.html#csidxdde75337531f5c28e9f55ba5f2238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