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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저임금이 OECD 최상위권? 경총의 엉터리 분석

천사요정 2019. 5. 14. 01:48
중위·평균 임금 미확정 국가 통계 추정
캐나다·스페인 등 급등해 추정 어려워
집계기준 차이 고려않고 비교도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손경식 회장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손경식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손경식)가 각국의 미확정 임금 통계를 ‘추정’하는 등 그릇된 조사방법을 바탕으로 “한국의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상위권”이라는 ‘엉터리’ 분석 결과를 내놨다.

올해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한 캐나다·스페인 등의 임금 수준 등을 반영하지 않고 임금 통계 방법이 다른 국가까지 무작위로 포함시켜 비교한 것이다.

이는 데이터 오류 등 잘못된 분석을 바탕으로 비슷한 주장을 내놓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허창수)에 이어 경총까지 무리한 주장을 하고 나선 것으로, 2020년 최저임금 결정 시기가 다가오자 재계 단체들의 오도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경총은 12일 ‘우리나라와 오이시디 국가의 최저임금 수준 국제비교’ 자료를 내어, 2019년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64.5%,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50.3%로 나타나 각각 오이시디 6위, 4위이며, 오이시디 평균은 54.7%, 43.4%라고 했다.


‘최저임금액’이 아닌 ‘상대적 최저임금 수준’으로 국제비교를 해보니, 한국이 평균을 넘어선 최상위권이라는 것이다.

경총은 “국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최저임금이 중위 대비 60%를 넘지 않아야 한다”며 사실상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2019년 상대적 최저임금 수준 국제 비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오이시디의 각국 중위·평균임금 값은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았다.

경총은 필요한 수치가 없어 “2013∼2017년 최근 5년간 각국 중위·평균임금 평균 상승률을 적용해 추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9년 최저임금을 12.6%와 22.3% 인상시킨 캐나다와 스페인 등 최근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시킨 국가는 중위 및 평균 임금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경총의 ‘추정 국제 비교’는 현실과 다를 수밖에 없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2018∼2019년 각국 임금 통계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영역”이라며 “2018년 한국 평균임금도 예년보다 크게 올랐는데 통계가 나올 때까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평균·중위 대비 최저임금 국제비교의 근본적 한계 또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이 오이시디에 보고하는 임금 통계는 정부가 1인 이상 사업체 ‘풀타임’(비정규직 포함)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다. 반면 일본은 5인 이상 사업체를, 유럽연합은 10인 이상 사업체를 조사한 값을 보고한다.

일본·유럽연합 기준을 따르면 한국의 평균·중위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경총과 전경련은 ‘오이시디 최상위권’ ‘오이시디 28개국’이라는 표현을 쓰며 한국의 임금 수준을 상위권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오이시디 회원국은 35개국이란 점도 중요하다.

애초의 임금 수준은 물론 노사 단체협약으로 정하는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 법정 최저임금제도 자체가 없는 덴마크·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스위스 등 7곳을 포함하면 한국의 순위는 더 낮아진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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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893604.html#csidxe50a80177ce6031be7bbedd507966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