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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산업 축 韓으로 옮겨갔다" 日·中의 탄식

천사요정 2019. 11. 7. 15:41

양국 주요매체 일제히 한국 배터리 경쟁력 분석 보도

"전기(전지)산업의 축이 한국과 중국으로 이동했다."(日 니혼게이자이)
"보조금이 사라지면 한국 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이 없다."(中 동력배터리네트워크)


한국 배터리(2차전지) 산업을 보는 기존 강자 중국과 일본 업계의 시선이 복잡하다. 주도권을 뺏긴 일본은 탄식하고 보조금 빗장이 열리는 중국은 한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불안한 눈으로 곁눈질하고 있다.

전기차는 물론 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중심으로 배터리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됐다. 한중일 동북아 3국의 배터리 삼국지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日 "전기산업 축 옮겨간게 큰 타격"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이달 초 배터리 산업 경쟁력 분석기사를 통해 "2000년대 중반까지는 일본 업체들이 (배터리) 세계시장을 석권했는데 2000년대 후반부터는 한국과 중국이 급속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하고, 전지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역시 전기산업의 축이 한국과 중국으로 이동한 것이 크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우려는 단순히 배터리를 많이 팔고 적게 팔고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은 배터리는 물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서 완제품 생산이 줄더라도 기초소재를 공급하며 돈을 벌어 왔다. 하지만 배터리 시장은 일본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간다.


소재 면에서도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다.


니혼게이자이는 "전지의 4대 요소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에서도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 업체들이 생산한다"며 "한국과 중국은 정부의 뒷받침도 있어 투자 여력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동력배터리네트워크(동력전지망)도 비슷한 시기에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에 대한 분석기사를 통해 "지난해 발표된 배터리 화이트리스트(우수인증업체)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3사가 포함됐다"며 "2020년 폐지되는 보조금이라는 '보호장치'가 사라지면 중국 배터리사들은 이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中 "한국과 배터리 생산단가 비슷..어떻게 싸우나"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17일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개막한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 엑스포(DIFA) 2019'를 찾은 시민들이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3'를 살펴보고 있다. 세계 26개국 271개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이 참가해 전시회를 비롯해 포럼과 수출상담회를 진행하는 이번 미래자동차엑스포는 20일까지 계속된다. 2019.10.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한국과 일본 배터리사들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국 업체가 생산하는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줬다.
한국과 일본 배터리사들의 중국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 보조금이 2020년 사라진다.
다시 중국 시장이 열린다는 의미다. 
        

이제부터는 오로지 성능과 가격의 경쟁이다.

중국 업계의 불안감이 커진다.

동력배터리네트워크는 스위스UBS은행 분석 자료를 인용해 "원통형 리튬이온배터리 KWh 당 원가를 보면 LG화학이 148달러, 삼성SDI가 150달러인데 중국 CATL이 150달러로 비슷한 수준"이라며 "한국 업체들이 중국 생산능력을 늘리면 CATL은 가격 경쟁력 저하와 이윤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 베이징자동차는 중단됐던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합작사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난징에 2조3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삼성SDI 역시 시안 배터리 2공장을 착공했다. 현지 생산이 늘어날 경우 한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엄살 이면의 전략 읽어야 韓 미래 시장 주도
/사진제공=CATL

국내 배터리업계는 미래 시장 주도를 자신하면서도 이들의 엄살 이면에 주목한다.
일본 파나소닉은 전통의 파트너인 테슬라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여전이 원천기술 면에서 강점이 있다.
중국은 보조금 폐지와 함께 난립했던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CATL을 중심으로 산업구조 자체를 슬림화할 기회를 맞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한 수 아래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은 이미 NCM811(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8:1:1) 배터리를 생산하는 등 무시할 수 없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력배터리네트워크 역시 "앞으로 7~8년이 품질제고, 원가감소, 생산능력 확보 등의 면에서 CATL에게 매우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유럽(EU)·5G·안전 등의 키워드에 주목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도레이 헝가리의 무라마츠 고이치 사장 발언을 인용 "환경규제 강화로 유럽은 전기차의 대형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5G의 글로벌 보급으로 스마트 폰 등 모바일 기기의 소비전력 증가로 인해 전지의 대용량화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는 "앞으로 (배터리의) 열쇠가 될 것은 안전에 관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TDK는 배터리 안전성 개선에 5년간 약 2700억엔(2조9000억원)을 투자했고 히타치는 전기차용 전지 이물질 해석장치를 개발했다"며 "안전기술에서 일본이 앞설 수 있다면 차량용 배터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