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 100개 생긴다?

한국당 최고위에 등장한 1.3m 가상 투표용지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 날치기 처리된다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노리는 비례정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것입니다. 총선 전까지 예상하기로는 100개 정당이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정당 100개 넘게 생길 수도?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우려되는 부작용으로 정당이 마구 생겨날 수 있다, 100개가 넘을 수도 있다 이런 주장이 나왔습니다.

투표용지만 1m가 넘을 것이라는 그런 말도 나왔죠.

[앵커]

바로 이가혁 기자와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4+1 협의체가 오늘(23일) 오후에 이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합의를 했잖아요. 이거를 기준으로 해 보면 선거법이 바뀌면 정당 수가 확 늘어나게 됩니까?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을 많이 반영해서 비례의석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지금보다는 소수정당이 비례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들이 의석을 가져갈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집니다.

조금 더 유리한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걸 노린 다른 군소정당이 더 생겨날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는 것이 어느 정도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총선 전까지 100개가 넘을 수 있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난립할 거다, 이런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그렇게까지 보기는 어려운 게 몇 가지 문턱들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 헌법은 정당을 설립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여러 정당들이 경쟁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정당 등록을 하기 위한 요건도 정해져 있습니다.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하고요.

이 시도당마다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오늘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 수를 보면 이렇게 많습니다. 34개입니다.

좀 이름이 낯선 것도 있죠.

이밖에 16개는 등록 준비 단계인데요.

이 16개가 다 요건을 갖춰서 등록을 해야 50개가 됩니다.

총선까지 그 2배인 100개가 될 가능성 크다고 보기는 어렵겠죠.

[앵커]

그리고 또 아무리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 당이라고 해도 모두 다 의회에 진출하는 건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황 대표가 오늘 언급하지 않은 게 있습니다.

비례의석을 가질 만한 당 또는 지역구 당선 없이도 국회에 입성할 만한 당을 추려내기 위한 봉쇄조항이라는 게 있습니다.

보시면 지난 20대 총선 사례를 보시겠습니다.

당시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 게 총 21개 정당인데요.

그중에서 봉쇄조항을 넘겨서 비례의석을 차지한 정당은 4개뿐이었습니다.

19대 총선 때도 20개 정당 중에서 4개 정도만 이 선을 넘었습니다.

이 봉쇄조항이라는 게 애초에 왜 있어야 하느냐, 이걸 좀 더 따져보겠습니다.

군소정당을 너무 배려한 결과로 극좌나 극우정당의 의회 진입이 쉬워질 수 있는 그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게 논문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지금은 지역구 5석이 없으면 또 정당득표를 3% 이상 받아야 비례대표 의석을 받을 자격이 됩니다.

오늘 합의에서도 3%가 그대로 그걸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봉쇄조항이 다른 나라에도 있습니까?

[기자]

봉쇄조항이 군소정당 난립을 조절하는 그 전제조건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입니다.

독일 사례를 보시겠습니다.

독일은 우리보다는 비례성이 높지만 기준이 되는 득표율은 5%로 우리보다 높습니다.

2017년 총선에 34개 정당이 나와서 7개 정당만 의회에 진출했습니다.

또 지금 보실 것은 2017년에 네덜란드 의회 선거 투표용지입니다.

이렇게 28개 정당 후보가 빼곡하게 이름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적혀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봉쇄조항이 0.67%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우선 선거에 나올 수 있는 정당이 80개나 됩니다.

이 중에서 28개 당이 이 선거에 나왔는데 그중에 무려 절반에 가까운 13개 정당이 의회에 진출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가 난립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정리하면 정당이 100개나 될 것이다, 또는 투표용지가 1m이런 표현은 과장된 표현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관련 태그 이슈 · 21대 총선

https://news.v.daum.net/v/20191223222426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