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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인공지능 '꼴찌'.. AI강국 향한 험난한 여정

천사요정 2020. 1. 4. 23:15

한국의 AI현주소
특허 점유율 17.4%
캐글 상위 랭커1명
AI 대학교 대학원 0곳
자연어처리 논문 0개
AI 기업 수는 27개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000, 날씨 알려줘"

스마트폰이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한 번쯤 내려봤을 만한 명령어다. AI가 어느덧 우리 삶에 깊숙하게 침투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AI는 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 가속화에 따라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AI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4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2019년 우리나라 인공지능(AI) 수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는 선진국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0년 국가 전략을 세워 AI 생태계 육성에 나섰지만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는 조사 결과다.


AI 특허는 3위
         

NIA는 특허, 논문, 기업 활동, 법제도 등 총 23개 지표 별 우리나라 인공지능 수준을 분석해 발표했다. 각 지표별로 살펴봤을 때 우리나라가 선도하는 분야는 없었다.

다만 인공지능 특허 등록건수, 특허 점유율은 7개 비교국 중 3위를 차지했다. 인공지능 특허건수는 7개국 중 3위를 차지했다. 순위는 높지만 건수로 따지면 한국은 497건으로, 1위를 기록한 중국(1351건)의 36%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특허 점유율도 17.4%에 그쳤다. 중국은 47.3%, 23.7%에 이은 3위다. AI의 3대 기술 분야인 음성인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의 특허 건수도 한국은 각각 3위를 기록했다.


AI기업 26개 그쳐
        

우리나라 AI 산업 생태계는 아직 태동기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AI 기업 수는 26개로 8개 비교국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위인 미국은 2028개로 우리나라는 미국의 1.3% 수준에 그쳤다. 일본(7위)도 AI기업이 40개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AI 스타트업 수는 465개로 비교국 중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미국의 스타트업 수는 1393개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AI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실적도 미비했다. 영국은 29건, 일본은 1건을 해결했으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4건의 인공지능 규제를 규제 샌드박스에 등록했다.


AI 대학교·대학원 0곳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리나라의 AI 전문인재 양성 기반도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AI 대학교·대학원 (합계)수 5위, AI 논문 건수는 6위에 그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이터 분석 경진대회인 캐글의 유저 랭킹 중 1000위 안에 든 한국인은 1명에 불과했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은 "세계적 인재와 경쟁해 역량을 갖추고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학습과 도전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실질적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학습하는 챌린지 참여 확산 필요하다"며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과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수준 진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AI의 생명은 데이터?.. AI 수준 가늠할 데이터는 부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NIA 측은 이번 조사를 하며 우리나라의 AI 수준을 파악할 데이터가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AI 산업을 키우겠다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부단히 강조하고 나섰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AI 수준을 가늠할 데이터가 없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NIA는 우리나라 고유의 특성과 이를 적절히 반영·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지표가 필요하고, 지표별 정의 및 측정 방식에 대한 사전연구와 사회적 논의 필요하다고 밝혔다.

NIA 측은 "인공지능 분야의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의 현황 파악이 어렵거나, 관련 데이터의 부재로 측정 불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의 AI 수준을 파악해) 우리나라가 추격해야 하는 목표 국가와 궁극적인 지향점(Top-Runner)을 설정해야 하며,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AI 분야의 방향성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를 비전으로 3대 분야 9개 전략, 100대 실행과제를 담은 'AI 국가전략'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10년간 AI 생태계를 조성해 최대 455조원의 경제효과와 세계 10위 수준의 삶의 질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https://news.v.daum.net/v/20200104073018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