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과거 지구를 호령했던 수많은 황제, 왕, 장군, 국가, 기업이 있었지만, 세월 앞에 스러졌다. 한때 전 세계 휴대폰 점유율 1위였던 핀란드의 노키아와 전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의 몰락이 이 같은 사실을 반증한다. 우리나라의 삼성과 현대도 어느 한순간 추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같은 추락이 정말 한순간에 일어날까? 내가 다니는 직장이 망하고 있는지 성장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이는 ‘망하는 기업의 5단계’를 조금 더 알아보자.
1단계, 과거 성공에 대한 자만
경영 관련 책을 읽거나 전공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헨리 포드’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그는 ‘생산방식의 표준화’로 초기 자본주의 형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성공 이후 그는 ‘다양한 자동차’를 원하는 시장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의 방식에 집착했다. 포드는 이에 대해 조언한 임원을 경질하는 등 성공을 자만했고, 그 결과 포드는 GM 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과거 우리나라의 수많은 대기업, 중소기업이 이 같은 실수를 벌였다. 한창 경제 발전이 이뤄지던 시기, 대한민국의 리더란 부동산을 담보로 가능한 많은 빚을 끌어모으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뻗어나가는 것이 일종의 성공 공식이었다. 그러나 이는 경제 성황기에나 먹히는 방법이었다. 불황기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이전의 성공 공식을 따르던 기업들은 여지없이 IMF 외환위기를 맞아 파산했다
2단계, 성장에 대한 과도한 집착
시장 상황도 잘 파악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기업을 성장궤도에 올려놓은 사업가는 욕심을 내기 마련이다. 그러나 리더의 무리한 욕심은 인재의 이탈을 가져온다. 또한 성장을 위한 투자금이 본래의 원칙과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 현금흐름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과거 대우그룹이 있다. 대우는 공격적인 투자와 문어발식 사업으로 내실을 다져야 할 때 외형 부풀리기에 취했다. 대우그룹 해체 당시 대우그룹의 계열사는 41개로 국외법인만 396개에 달했다. 또한 부채가 56조 1000억 원으로 그룹 총액의 4배가 넘었다. 성장욕이 과했던 대우는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단숨에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열정을 가지고 입사한 신입이 대다수의 상급자에게 느끼는 것은 ‘책임회피’와 ‘권태’다. 기존의 업무가 비효율적이거나 변해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책임과 귀찮음에 굳이 바꾸지 않는 것이다. 이는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감이 부재에서 온다. 이 경우 회사 차원에서 부정적 데이터를 축소하거나 은닉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 수익에 위기가 오더라도 회사는 위기 극복 방안을 구성하기보다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줄이는 수동적인 대처를 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내정치가 성행하며 그 결과는 경영자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다. 현실과 격리되는 것이다.
시장의 니즈가 변화했음에도 투자금이 아까워 실패 위험을 부정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일본의 샤프가 있다. 샤프는 대형 TV에 대한 수요를 외면한 채, 중소형 LCD에만 집착하면서 1위 자리를 삼성과 LG에게 넘겨줘야 했다. 또한 일본 정부의 보조금으로 유지하던 매출에 안주해 세계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그 결과 보조금이 끊긴 샤프는 경영난을 겪다 폭스콘에 인수되어 겨우 기사회생했다.
4단계, 통찰과 노력 없는 수동적 변화
위기를 느낀 기업 경영진은 돌파구 마련에 힘을 쓴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기업을 인수하거나, 무언가 색다른 대책을 요구한다. 특히 과거와의 결별을 외치며 ‘혁명’ 등의 어휘로 회사를 규정한다. 그러나 변하는 것은 삼성을 따라 한 ‘초격차’ 같은 비전과 인터넷상의 ‘소확행’등의 유행어 뿐이다.
이외에 입증되지도 않은 전략을 시도하거나 스타 CEO를 영입해 회사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업무를 고려하지 않는 구조조정도 위기를 이유로 시행된다. 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은 넥슨이 있다. 넥슨은 매각 실패 후 네오플의 창업자 허민을 영입하고 8년, 638억 원을 투자한 페리아 연대기를 중단하는 등 42개 스튜디오를 해체하며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5단계, 기업 존재 의의를 상실
4단계까지 온 경영자는 한순간에 모든 위기를 타파할 묘책을 찾거나 과도한 집중을 보인다. 대우그룹이 추진한 삼성과의 빅딜 무산은 대표적인 5단계 현상이다. 합의가 무산되자 대우는 한순간에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대우라는 기업의 존재 의의를 상실한 것이다.
글 임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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