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혁 CBS 신천지 TFT 2기 팀장 “
신천지 거짓말 놓치면 방역 늦어지고 바이러스 확산…
TF 궁극적 목표는 신천지 신자의 사회 복귀”
CBS에서 두번째 신천지TF가 만들어졌다. 2012년 CBS 신천지TF 1기는 변상욱 전 대기자를 팀장으로 시작됐다. 최근 신천지 신도 사이에서 수많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사회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8년 전 CBS의 신천지 관련 다큐멘터리 영상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변상욱 전 대기자는 ‘신천지 전문가’로 인터뷰 섭외 인기 인물이 됐다.
1기 TF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신천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한다. 2기 TF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신천지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 나아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 다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한국 교회가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을 다시 받아들이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이음’의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신천지 TF의 정식 이름은 ‘신천지-코로나19 대응 TFT’(이하 신천지TF)다. 2기 TF에는 기획조정실, 미디어본부, 선교TV본부 등에서 총 12명이 합류했다. 미디어오늘은 11일 서울 목동 CBS 사옥에서 김동혁 선교TV본부 신천지TFT 팀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 신천지TF가 다시 만들어진 계기는.
“2012년에 신천지TF 1기는 CBS의 종교부를 위주로 활동했다. 대표적 프로그램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만드는 등 TV 선교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제작했다. 최근 유튜브에서 백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이제는 신천지라는 집단이 교계에서만 다룰 내용이 아니다. 일반 뉴스는 물론이고, 더욱 심층적으로 다뤄야 하는 필요가 생겨 다시 TF를 만들게 됐다. TF를 통해 각 부에서 파편화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한다. 또한 TV 선교 프로그램뿐 아니라 라디오, 인터넷 뉴스 등 모든 채널을 통해 다루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에서 신천지인들이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천지는 이단이다’라는 식의 비판은 기독교 신자가 아닌 일반 독자의경우 공감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천지에 대해서 일부는 ‘기존의 이단들과 뭐가 다르냐’, ‘왜 신천지만 특별하게 취급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그러나 신천지는 다른 이단들과도 다르다. 예를 들어 구원파나 여호와의 증인은 자신들이 그런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숨기지 않는다. 신천지는 숨긴다. 코로나19가 확산된 큰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신천지 신도들의 특성 때문이다. 코로나19같은 감염병 문제는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신천지 신도들이 자신의 종교를 숨기거나 동선을 숨기면서 초기 대응이 어려웠다. 공공 이익에 해를 끼쳤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신천지는 이단이 아니라 사이비로 넘어가고 있다. 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
▲김동혁 CBS 선교TV본부 신천지-코로나19 대응 TFT 팀장. 사진=정민경 기자.
- 신천지는 왜 신천지임을 숨기나.
“독특한 포교 방식이다. 신천지는 종말론을 믿는다. 세상 끝이 온다고 믿으니 지금 매달리고 있는 회사, 학업, 가족이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 예수가 재림하면 이만희의 육체와 결합해서 다스리겠다는 게 핵심 교리다. 그래서 신천지 바깥에서의 일은 중요하지 않다. 이런 세계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거짓말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길 어떻게 믿게 되는 걸까?) ‘그루밍 수법’ 같은 거다. 보통 그루밍 수법에 당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믿었지’라고 한다. 하지만 그 안에 있으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 CBS가 신천지를 집중 공격하는 것을 두고 신천지에 대해 필요 이상의 비판을 하는 것은 아니냐,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겪으면서 신천지가 거짓말을 하는 집단이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고 CBS만 비판한 게 아니다. 신천지가 우한에 간 적 없었다고 했고 교회에 침투하는 ‘추수꾼’도 없었다고 했지만 아니었다. 문제는 신천지라는 것을 들켜도, 또 다시 동선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것. 의료진 입장에서는 방역이 늦어지고 바이러스가 확산된다. 신천지의 거짓말 속성을 모르면 언론과 국가는 또 놓칠 수밖에 없다. CBS 입장에서는 대량 확산 원인 규명 중 하나로 당연히 신천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 일각에서 나온 ‘신천지 혐오’라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신천지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라고 했다. 이만희 총회장 역시 ‘누구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주장, 신천지 혐오와 같다는 주장은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신천지 혐오’라는 프레임에 대해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신천지 기자회견 기사의 한 댓글에서 ‘마치 방화범이 불을 지르다가 자신도 실수로 불이 튀자 나도 피해자’라고 외치는 꼴이라고 했다. 코로나19를 확산시킨 진원지 중 하나가 신천지였고, 전염병 확산 방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6년 4월29일 CBS 목동 사옥 앞 신천지 시위. 사진출처=노컷뉴스.
- CBS가 신천지 기사를 집중적으로 쓰면서 갈등도 깊었다.
“2012년에 TFT가 출범하고 나서 신천지로부터 고소고발을 굉장히 많이 당했다. CBS 앞 시위도 많았다. 소송 건은 대부분 ‘공익 목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때문에 기자들의 내공이 쌓였다. 아마 코로나19와 관련해 쏟아진 신천지 기사들 중 시기가 좀 지나면 소송이 들어오는 건들이 많을 거라 예상한다. 반론보도든 정정보도를 받아내려 할 것이다. CBS도 이미 많이 겪어온 일이다. 만약 반론보도 등을 하게 될 경우, 신천지 측은 ‘언론이 이렇게 기사를 고쳤다’, ‘이렇게 신천지는 언론으로부터 핍박을 받고있다’는 식으로 홍보한다. 반론보도와 정정보도는 다른 것임에도 그런 상황이 펼쳐진다. 그 건에 대해서도 CBS는 소송을 했고 승소했다. 현재 신천지 기사를 쓰는 많은 언론들이 유념해야 할 점이다.”
- 신천지 기사를 쓰는 언론이 유념해야 할 점들을 더 말해 달라.
“기본적인 것이지만 확인되지 않는 팩트, 불분명한 출처로 뉴스를 써선 안 된다. 가장 기본이지만 신천지와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신천지 지령이 카톡으로 돌아다닌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위험하다. 그런 제보를 받으면 사실인지 아닌지 이단 상담소 등에 확인해봐야 한다. CBS의 경우 그 카톡을 보고 신천지들은 대부분 카카오톡을 안쓰는데 어찌된 일일까 하고 의심했다. 팩트체크를 제대로 하고, 출처를 체크하고, 반론을 받는 등 가장 기본인 것을 꼭 지켜야 한다. 다만 소송 등을 유념하라는 당부가, 언론의 취재를 위축하는 식으로 전달되면 안 된다. 팩트체크에 더욱 신경쓰고, 저널리즘 원칙의 기본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천지의 세가 줄어들 것이라 보나.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해서 신천지가 큰 타격을 입었다. 국민들에게 거짓말 많이 하는 집단으로, 기독교로부터는 이단으로, 심리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단보다는 사이비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이 외에도 또 다른 계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만희 총회장이 영생한다고 하지만 1931년생인데 만약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많은 교인이 떠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CBS의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2017년 재구성)은 현재 유튜브에서 100만 조회를 넘어섰다.
- 그럼에도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어떻게 봐야하나. 신천지의 고위층은 비판을 받아도 되지만 신도들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신천지에 대해 취재할 때 굉장히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신천지를 만든 사람들은 문제지만 신천지에 속아서 순수하게 신앙 생활하는 사람들은 정말 죄가 없다’라는 말이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의 생활 시간표를 보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돼있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예배하고 전도하고 모임 참여하고 밤 12시까지 스케쥴이 계속되고 길어지면 새벽 2시까지 한다. 다른 생각을 못 한다. 집단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생활을 감시한다. ‘사람들을 어떻게든 구해내서 정상적 생활로 끌어내야 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래서 CBS 신천지TF의 궁극적 목표는 신천지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다시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신천지의 신도가 25만~30만이라고 하는데 그 중 절반이 2030세대라고 한다. 그들이 신천지에서 빠져나와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회에서도 잘 받아줄 수 있도록 역할이 필요하다. 그 고리역할을 하고 싶다.”
- CBS가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을 한국교회와 이어준다는 것인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 교회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도 높지 않다.
“한국 교회에 대한 비판점들도 알고 있다. 다만 자정작용이 안되는 집단과는 또 다르다고 생각한다.
부산CBS에 ‘이음’이라는 단체가 있는데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을 기성 교회에 있는 목사님들과 연결시켜준다. 기성 교회의 목사님들이 다시 교육을 하고, 그 교육을 거치고 나면 일반 교회에 안착하게 만든다. 그런 것을 전국적으로 만들어내서 신천지에 빠진 젊은이들을 다시 교육하고 일반 교회에서 믿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착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 교회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의사가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고 다시 복귀를 시키는 것처럼 CBS가 그런 노력을 하고싶다. 한국 교회와 연대해서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고 사회에 다시 복귀하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TF의 궁극적 목표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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