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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공장 팔고 사업 떼내고…대기업들까지 현금확보 나섰다

천사요정 2020. 3. 18. 21:02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예상
올 26개 기업, 보유증권 2.3兆 매각
13개 기업은 3432억 유형자산 처분



인수합병 시장은 '찬바람'
기업들이 전방위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보유 주식과 부동산은 물론 사업까지 내다팔며 선제적으로 곳간을 채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얼어붙는 등 경영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면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타 법인 주식과 출자증권 처분을 결정한 기업은 26곳이다. 이들이 매각했거나 매각을 결정한 주식 규모는 2조319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786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LG전자는 다음달 계열사인 LG홀딩스홍콩 지분 49%를 리코창안유한회사에 6687억5929만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유에이텍과 유선 통신장비 제조업체 대유플러스는 최근 보유하던 스마트저축은행 주식을 미래테크원, 미래코리아 등에 팔았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 상황이 빡빡한 코스닥 상장사들은 더욱 분주하다. 위메이드, 한솔시큐어, 한류AI센터, 에스맥, 바이오톡스텍, 에스모머티리얼즈 등이 자회사 및 투자 회사 지분을 팔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사업 부문을 떼어내 신설 회사를 설립한 뒤 파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오는 5월 비데 변기 등 요업 제품 판매를 주로 하는 이누스사업부를 분할해 신설 회사(이누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누스 지분 100%를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ENF PE)에 2170억원에 매각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다.

돈이 될 만한 부동산 또는 공장을 처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올 들어 경방, LG하우시스, 영흥철강 등 13개 기업이 3432억원어치의 유형자산 처분 및 양도를 결정했다. 전년 동기(738억원)보다 네 배 이상 많은 액수다.

투자 심리가 더 위축되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회사채 발행 금액은 8조9970억원에 달했다. 월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매진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은 찬바람을 맞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여행사, 중소조선·해운회사 중 상당수는 이미 시장에 잠재 매물로 나와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이후 매수자를 찾는 작업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라고 했다.

김은정/이상은 기자 kej@hankyung.com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rankingType=popular_day&oid=015&aid=0004308866&date=20200318&type=1&rankingSectionId=101&rankingSeq=9



"바닥 논할 때 아니다" 코스피 10년만에 1500대로 '털썩'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김태현 기자] [[내일의 전략]]

코스피지수가 18일 10년만에 1500대로 진입했다./한국거래소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CP(기업어음)을 매입하고, 1인당 1000달러를 나눠주겠다고 나섰지만 리세션(경기 침체) 공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코스피지수는 10년 만에 1500대에 진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바닥을 논할 때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코스피 2010년 이후 첫 1500대 진입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1.24포인트(4.86%) 떨어진 1591.2에 장을 마쳤다. 2010년 5월 26일 이후 최저가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대비 29.59포인트(5.75%) 떨어진 485.14로 마감했다. 2013년 12월 19일(484.17) 이후 최저치다.

이날 증시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나오며 급등했던 미국 증시 영향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 선물이 하락폭을 키우면서 아시아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는 정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업어음(CP) 매입과 대규모 경기부양정책 기대에 급반등했지만, 의회 통과 여부와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로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도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895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한 달 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2조63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3.59%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9.08% 급락했다. 현대차는 8.24% 떨어져 시가총액 순위가 10위로 밀려났다. 다만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다는 기대감에 중국 내수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은 3.85%, 아모레퍼시픽은 3.23% 상승했다.



美 코로나19 확산·외국인 매도세 지속 예상



(AFP=뉴스1) 이동원 기자 = 14일(현지시간)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식료품 칸이 텅텅 비어있다.다. 미국 전역의 상점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필수품들이 바닥나고 있다. ⓒ AFP=뉴스1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에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바닥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U(유럽연합)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EU지역 여행을 30일간 제한했다. 미국은 자국민을 제외한 유럽발 입국자를 입국 금지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증가 추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842명, 사망자는 104명이다.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던 국내에서도 대구 요양병원에서 87명이 확진자 판정을 받으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가 변곡점을 찍은 이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경기 부양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7년 금융위기 이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0거래일간 12조3000억원으 순매도 했는데 이는 대비 1.4%였다"며 "현재로 환산하면 15조원 내외라 추가 순매도 여력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미국 주식시장 회복, 재정지출 의회 통과 등의 재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형주 장기 투자자라면 분할매수 고려



다만 이번 사태가 경제위기로 치닫지 않는다면 분할 매수해 볼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 센터장은 "지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지만, 속도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지날 때 그동안 축적된 사상 최대의 유동성이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정점은 4월 초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우량 주식에 관심을 줄 만하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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