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우리나라 GDP는 -1.2% 예상
주요기관 한국 GDP 줄줄이 하향 조정.."내년엔 반등 기대"
국내외 기관들이 최근 내놓은 우리나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 (자료=각 기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세종=뉴스1) 김성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면서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22년만에 '마이너스(-)' 역성장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말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진원지 중국을 넘어 우리나라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경제가 얼어붙자 전망치는 1%대로 떨어졌다. 뒤이어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을 휩쓸면서 세계 대공황에 버금가는 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IMF, 한국 올 성장률 -1.2% 예상…22년만에 마이너스 성장 예고
14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해 4월 내놓은 전망치는 2.8%였다. 그러다 같은해 10월과 올 1월 2.2%로 낮춰 잡은데 이어 이번에는 아예 '마이너스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러한 예상이 실현되면 우리나라는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이듬해인 1998년 -5.1%를 기록한 이후 22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IMF뿐만은 아니다. 국내외 경제 기관들은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월 우리나라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2.0%로 0.3%포인트(p) 하향 조정했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도 2.3%에서 1.3%로 1.0%p 낮춰 전망했다.
해외 신용평가사와 투자은행(IB)들은 지난달부터 줄줄이 0%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민간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은 -2.3%로 예상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기관들이 내놓은 우리나라 2020년 국내총생산(GDP) 전망(표 왼쪽은 전망 시점, 오른쪽은 성장률 예상치). (자료=각 기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우리나라는 그나마 나은 편…"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
그럼에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급전직하 양상을 보이면서 우리나라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하게 됐다. IMF는 올해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로 -3.0%를 내놨다. 미국은 –5.9%, 일본은 –5.2%이고 유럽은 –6.6%다. 연간 6%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대했던 중국 역시 1.2%로 고꾸라졌다.
IMF는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10년 전의 세계 금융위기를 능가해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결과 세계 경제는 매우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2008~2009년의 금융위기보다 훨씬 악화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신흥시장국은 물론 선진국의 금융여건이 이전 보고서 발표 시점인 2019년 10월에 비하면 현저히 얼어붙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IMF는 "통화 이동은 이러한 위험 심리의 변화를 반영한다.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는 연초부터 급격히 평가절하된 반면 미국 달러화는 4월 3일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8.5%, 엔화는 5%, 유로화는 3% 절상됐다"면서 "선진국과 신흥시장국들의 긴축 재정여건은 올해 상반기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 하반기 경제활동 정상화 가정하면, 내년엔 성장률 '반등'"
다만 IMF는 올 하반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고 봉쇄조치가 풀린다고 가정할 때 내년에는 세계성장률이 5.8%로 반등한다고 내다봤다. 2021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3.4%다. 국내외적으로 브이(V)자 반등을 예고한 것이다.
IMF는 "팬데믹의 경로 추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점진적으로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면서 2020년 하반기에는 재정 여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침체 규모와 마찬가지로 회복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극심하다"며 "반등을 뒷받침하는 일부 가정은 실현되지 않을 수 있으며 2020년 경기 위축의 강도가 더욱 커지고 2021년에는 회복이 적게 이뤄지는 식으로 악화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