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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국제회계기준위원국 지위 곧 상실… 보험업계는 걱정

천사요정 2020. 5. 15. 13:33
서정우 국민대 교수, 6월 30일에 8년 임기 마쳐

다음달이면 국제회계기준(IFRS)을 정하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한국 위원 임기가 끝나면서 우리나라가 위원국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업계에선 2023년 새로운 기준 도입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회계 외교가 약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IASB 위원인 서정우 국민대 교수의 임기는 다음달 30일까지로, 연임 없이 끝나게 된다. 서 교수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기존의 5년 임기를 거친 후, 연임을 통해 3년간 직무를 추가로 수행했다.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IASB는 상장사들의 회계 작성 기준인 IFRS와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으로, 전세계 주요국 출신 1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다. 내년 예정돼있던 새 회계기준 도입은 IASB에 의해 2022년으로 연기됐다가 다시 2023년으로 미뤄졌다. 위원 수는 유럽, 미주, 아세아·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대륙별로 안배를 한다.

IFRS 개정은 기업의 경영전략까지 바꿀 정도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특히 이번 IFRS17 도입은 보험업 회계 기준과 관련한 내용으로 보험사들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새 기준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인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업계는 수천억원대의 자본확충이 필요해졌다.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지급여력(RBC)비율을 유지하도록 요구받는다. 보험사는 과거에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았는데, 현재 저금리하에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이자를 모두 부채로 기록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보험업계에 불이 떨어졌는데, 현안이 있을 때 국제 사회에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안타깝다. 앞으로 IFRS 개정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자리를 갖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 인사를 통해서 개진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따라 자본을 확충하고 사업·재무적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RBC비율이 200% 내외로 낮은 회사들의 경우 부담이 더 크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흥국생명과 KDB생명은 새 기준 도입 시 미치는 사업·재무적 영향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인사들은 IFRS 재단 내 활동을 통해 한국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왔다. 2009년엔 우리나라 조선사의 부채비율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IFRS 개정이 추진되자 이에 대응해 IASB로 하여금 개정 철회를 유도했고, 2012년엔 건설사의 아파트 선분양계약에 대해 공사진행률 개념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했다. IFRS17 내용과 도입 시기 결정에도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의 임기 종료로 IFRS 주요 조직에 들어가 있는 한국인 수는 4명으로 줄어든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 교수를 포함해 IFRS 제정에 참여하는 한국 사람은 6명이었다. 금융위원장이 IFRS감독이사회 이사를 맡고, 곽수근 IFRS 재단 이사, 한종수 IFRS 해석위원회 위원, 김의형 회계기준자문포럼(ASAF) 회원, 장지인 IF RS 자문평의회 위원 등이 재단에 있었다. 장지인 위원의 임기는 지난해 12월 만료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IFRS 주요 조직에 인사를 배치해놓은 국가는 거의 없어 조직 내에서 질투 아닌 질투를 받기도 했을 정도"라며 "6월이 지나면 재단 내 한국 인사가 줄어드는데, IASB 위원 자리를 잃는 것은 국가적으로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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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0051205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