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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너무 늘어 둔감한가…BIS의 경고 "韓부채수준 '경보' 근접"

천사요정 2020. 9. 16. 04:32

코로나 충격에 생계형대출·영끌·빚투 지속
BIS집계 민간부채 위험수준지표
1분기 9.4%P…작년 6.6%P서 급증
10%P 넘어설 땐 '경보' 수준

금융당국, 대출 실태점검 나섰지만
코로나로 어려운 서민 더 조일라 규제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의 기업과 가계 빚이 가파르게 늘면서 민간부채 위험 수준이 '경보' 단계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소득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4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분기 신용갭(Credit-to-GDP gap)은 9.4%포인트로, 지난해 4분기(6.6%포인트)보다 2.8%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1분기(1.0%포인트)와 비교하면 1년 만에 8.4%포인트나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4분기(11.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신용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ㆍ기업부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보여주는 부채위험 평가지표다. GDP에서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과거 추세보다 빠르게 늘어날수록 갭이 커진다. BIS에 따르면 신용갭이 10%포인트를 초과하면 '경보' 단계, 2~10%포인트 사이면 '주의' 단계, 2%포인트 미만은 '보통' 단계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신용갭은 2017년 말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해 지난해 6월 말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10%포인트를 넘어설 경우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부채 수준이 '경보'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코로나發 생계형 대출에 '영끌', '빚투'까지

민간부채 위험 수준이 치솟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충격을 받은 가계와 기업들이 대출로 버티고 있어서다. 문제는 팍팍한 살림살이를 견뎌내기 위한 대출뿐 아니라 투자를 위한 대출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11조7000억원이나 늘어난 94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늘어난 가계대출 중에서도 기타대출(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을 보면 '빚을 내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과장은 "부족한 주택 자금을 신용대출로 메우려는 수요가 있었다"며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이 많아진 것, 공모주 청약 열풍 등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역시 지난달엔 5조9000억원 늘어 잔액이 961조원까지 늘었다.

 

이런 빚 증가 추세에 따라 민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1분기 말 201%까지 올랐다. GDP 대비 민간부채가 20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IS 집계에 따르면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 순위는 한국이 43개국 중 13위였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95.9%)은 한국이 7위였다.

 

은행 자산건전성ㆍ복원력 문제 없나

역사적으로 각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중 대부분은 신용갭이 10%포인트를 초과했을 때 터졌다. 소득보다 빚 부담이 커지며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부실대출 비중이 커지고 연체율이 높아지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BIS에 따르면 1분기 말 현재 한국보다 신용갭이 큰 나라는 5곳뿐이다. 홍콩이 24.6%로 가장 높았고 칠레(16.1%), 일본(14.1%), 스위스(11.6%), 싱가포르(9.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신용갭은 빚 부담이 큰 신흥국으로 꼽히는 태국ㆍ멕시코ㆍ말레이시아ㆍ아르헨티나 등보다도 큰 것으로 나타나 일각에선 대출규모를 관리할 시점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도 실태 점검에 나섰다. 그러나 어떤 목적으로 신용대출이 이뤄졌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돈줄을 함부로 조일 수 없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섣불리 규제에 나섰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 등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은행의 자산건전성과 복원력이 양호한 수준인지도 재차 평가가 필요하다. 한은의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0.46%로 전년 동기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 바젤Ⅲ 기준 총자본 비율(15.3%)도 작년 말(15.89%)보다는 낮아졌지만, 모든 은행이 규제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리스크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용 경색이 심해지면 최종 대부자로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달 말 금융안정보고서를 업데이트해 내놓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www.asiae.co.kr/article/2020091511240612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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