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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원정대'가 쓸고 간 자리…급매에도 '싸늘' (2020.07.23/뉴스데스크/MBC)

천사요정 2020. 10. 9. 04:41

 

 

7.10 부동산 대책 2주째. 두 달 전 방사광 가속기 유치라는 호재로 갭투자 광풍이 불었던 충북 청주시에 저희 기자가 직접 가봤습니다. 아파트를 보지도 않고 사들였던 다주택자. 그리고 법인들이 앞다퉈서 급매물을 던지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는데요.

2020-07-23

 

리포트

청주시 오창읍의 한 아파트.

갭투자 세력이 몰려들면서, 3억 원 하던 집값이 5억 5천만 원으로 뛰었던 곳입니다.

지금은 어떨까.

급매물이 나오면서, 지난주 두 채가 3억원대에 잇따라 팔렸습니다.

[청주시 공인중개사]
"1억 5천(만원) 빠졌다고 보시면 되지. 지금은 갭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막 터무니없으면 (매수자가) 쳐다도 안 봐요."

6·17 대책으로 청주시가 규제지역이 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든 데 이어,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나 법인의 세금 부담이 늘자 매물이 쏟아지는 겁니다.

특히 법인 소유 주택이 많은 곳일수록 집값이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집값이 9천만 원 떨어진 청주의 한 아파트입니다. 이 20층짜리 한 동에 법인 소유 주택이 5채입니다.

외지인들이 쓸어가다시피 했던 분양권 시장도 마찬가집니다.

[김문태/청주시 서원구 공인중개사]
"5천~6천(만원)까지 P(웃돈)가 올라갔어요. 그렇게 가던 게 지금은 2천(만원)씩에 내놔도 거래가 지금 되지 않는 상황…"

그나마 거래가 성사됐던 건 7·10 대책 직후.

지금은 가격을 내려도 사려는 사람이 아예 없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말입니다.

[최임숙/청주시 흥덕구 공인중개사]
"(행사표에) 계약날이나 잔금날이 기재돼 있어야 되잖아요. 일을 했으면, 또 일을 할 예정이면‥ 전혀 없잖아요, 7월이 지금 하반기가 됐는데…"

 

개점휴업 상태가 된 청주 지역 공인중개사 1천5백여 명은 규제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설 계획입니다.

[최임숙/청주시 흥덕구 공인중개사]
"완전히 암흑이에요, 암흑. 급매로 내놔야 매수자가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내놓으시는 건 자유이지만 내놓은들 기대는 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렇게 말씀드리고요."

6월 중순 1%가 넘었던 청주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6·17 대책 직후 반 토막 나더니, 7·10 대책 이후 0.06%까지 떨어졌습니다.

서울 아파트 시장도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된 강남 4개 동은 거래량이 작년 대비 93%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다 이런 건 아닙니다.

행정수도 이전 추진 소식에 세종시 집값은 이번 주에만 1% 가까이 올라, 올 한해 20% 넘게 뛰었습니다.

[세종시 공인중개사]
"11억 5천(만원)이었는데 그런 건 이제 다 나가고, 12억 5천, 13억 그래요. (매물을) 거두는 분도 있어요."

임대차 3법 국회 처리를 앞두고 서울 전셋값도 5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7·10 대책의 마침표가 될 공급대책은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됩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조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