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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노사정 회의 참석"... 탄력받는 사회적 대화기구

천사요정 2018. 1. 22. 00:16

[기사보강 : 19일 오후 8시 10분]

민주노총이 1월 중에 열릴 예정인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견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향후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이 탄력을 받게 됐다.

19일 오후 문 대통령과 한국노총, 민주노총의 만남이 끝난 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민주노총 지도부도 사회적 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을 밝혔다"라고 전했다. 이는 민주노총이 문 대통령에게 1월 중 열리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과 관련된 대목이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각 노총이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검토, 조율하고 있다"라며 "노동계 내부의 일정 조율 때문에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원래 예정된 1월 24일이 아닌) 1월 중에 하는 것으로 조정했다"라고 전했다.

민주노총도 별도 배포한 자료에서 "면담을 통해 1월 24일로 예정되어 있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와 관련하여 양대노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일정을 순연하고 이후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 결정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적 대화가 정상적으로 복원되면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다"(한국노총과의 오찬 자리),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노동계와) 자주 만나겠다"(민주노총과의 차담회 자리)는 등 노동계에 호의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사회적 대화 복원되면 대통령도 참석할 수 있어"

먼저 문 대통령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 8명, 산별연맹 대표자 24명 등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80분간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운영 파트너인 노동계를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우리 앞에 놓은 근로시간 단축, 노동존중사회 구축 등 노사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빠른 시일 안에 노사정 대화를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와 관련한 현장의 우려를 전했다. 이날 한국노총이 별도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새정부 출범 이후 양대지침 폐기와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동시장분야에서 의미 있는 정책들이 추진되어 노동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하위권으로 평가되는 노동기본권을 개선해야 하며 노동조합법 전면 개정과 노조활동을 부당하게 제약하는 타임오프를 개선하는데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 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휴일노동과 관련해서는 집권 여당 내에서조차 의견 조율이 안된 휴일·연장수당 중복할증 불인정 내용을 2월 국회에서 강행처리하려고 하는데 이는 사회적 대화 복원 분위기에 나쁜 영향을 준다"라며 "대법원에서 공개변론을 하고 논의를 시작한 만큼, 그 결과를 보고 여당 내에서부터 의견을 조율해 노동계와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정부에서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 등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규칙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산입범위만 확대하면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더라도 인상 효과는 사라진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과거 민주통합당 창당 때부터 한국노총과는 운명적 동지적 관계이며 국정운영의 중요한 파트너다"라며 "지난해에는 양대지침 폐기,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 유연 안전성을 위한 산적한 과제가 많이 있다"라며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과 법 개정을 위해 노동계가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가 정상적으로 복원되고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시간이 많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상반기중 노사정대화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과정에서 산별연맹위원장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마무리 인사말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확대 등 긍정적 변화를 위해서는 노사정이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 앞서 꽃다발과 함께 한국노총이 제작한 벽시계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날 오찬장에는 노사정 3자의 화합을 상징하는 차원에서 삼곡영양밥과 삼색야채된장국, 삼합 등이 올랐다.

"11년 만에 민주노총 만나게 돼 무척 감회가 새롭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후 3시부터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김명환 위원장과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과 만나 70분간 차담회를 열었다. 현직 대통령과 민주노총의 단독 만남은 10년 7개월 만이다. 지난 2007년 6월 이석행 위원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문 대통령은 "2007년 후 11년 만에 민주노총 지도부를 청와대에서 만나게 된 것은 무척 감회가 새롭다"라며 "노동존중사회 구현이라는 같은 목표를 위한 첫 출발은 자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하자"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사정 위원장(문성현)과 노동부 장관(김영주)을 노동계 출신으로 임명한 것은 노동계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라며 "앞으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노동계 인사들을) 자주 만나겠다"라고 약속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 출범 이후 20년 만에 가장 진지한 기대 속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라며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히신 대로 일하는 사람을 위한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사회 양극화 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미조직·미가맹 노동자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모든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며 "최근 남북화해무드에 따라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민주노총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차담회에서는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시행 등 주요 현안들이 논의됐다. 특히 민주노총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입법 추진을 우려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고, 장기투쟁사업장 등을 조기에 해결해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별도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관련해 "현재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는 내용은 현행보다 후퇴한 '개악'이다"라며 "이제 막 첫발을 떼려는 노사정 3자 대화 및 노정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문 대통령에게 ▲ 산별교섭 활성화와 노정교섭(정책협의) 정례화 ▲ ILO 협약 비준 절차 진행 ▲ 전교조·공무원노조 법외노조화 철회 ▲ 특수고용비정규직 노동자 노조설립 인정 ▲ 헌법의 '근로-근로자' '노동-노동자' 변경 등 노동헌법 개헌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 투쟁사업장과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지향점이 일치하는 만큼 첫걸음을 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라며 최저임금 안착과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라며 "이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조속한 복원과 1월 중 노사정 대표자 회의 출범 등에 기대를 표명했고, 민주노총 지도부도 사회적 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을 밝혔다"라고 전했다.

"노사정 협력 과정에서 한상균 석방문제 이뤄질 수도"

특히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문 대통령에게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대변인이 공식브리핑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도 사회적 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을 밝혔다"라고 말한 대목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노사정위원회를 출범시킬 수 있다면 어떤 형태의 대화도 무조건 하겠다고 이미 밝혔다"라며 "그런 것들이 노사정 대표자 회의라는 형식으로 합의되는 과정이어서 신임 민주노총 대표부와 만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내부 사정과 절차가 있어서 '각 노총이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확정적으로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각 노총이 1월중에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검토, 조율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양대 노총이) 이미 1월 중에 합의하게 돼 있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합의되는 과정이니까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노사정위원회에 관한 각자 의견이 정리될 것이다"라며 "다만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겠다, 안 하겠다는 의견을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한상균 전 위원장 석방문제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상균 위원장 얘기가 있었지만 정식 (석방) 건의는 아니었다"라며 "(민주노총쪽에서) '위원장 이취임식을 하는데 한상균 위원장이 구속된 상태여서 마음이 무거웠다'고 에둘러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문 대통령이 '소망대로 그런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결과적으로 어떤 분위기, 조건이 조성돼야 수월하지 않겠나? 그래서 노사정 타협 등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그런 소망도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겠나?'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보도자료에서 "한상균 전위원장 석방문제는 정치적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에 관한 문제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차담회에 앞서 '전태일 일기 표구본'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96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