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대응팀 핵심으로 활동중"... 본인은 "사실 아니다" 부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청와대를 압수수색했던 주진우(47, 사법연수원 31기) 전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8일 <오마이뉴스>에 "주진우 전 부장이 윤석열 전 총장 캠프의 핵심으로 뛰고 있다"라며 "주 전 부장이 하고 있는 일은 네거티브 대응팀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장모, 부인과 관련된 문제를 일일이 처리할 수 없어서 주 전 부장을 핵심으로 네거티브 대응팀을 운영하고 있고, 주 전 부장 말고 몇명 더 있는 것으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주진우 전 부장과 친한 변호사를 만났더니 '주진우가 곧 변호사를 접고 윤석열 캠프에 합류할 것 같다'고 말했다"라며 "윤 전 총장이 믿을 만한 특수부 검사 출신들이 윤 전 총장에게 붙고 있는데 그 핵심이 주진우 전 부장이라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주진우 전 부장은 (윤석열 전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현 사법연수원 부원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덧붙였다.
주진우 전 부장 "변호사나 열심히 하겠다" 부인
하지만 주진우 전 부장은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대선캠프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서초동에 있는 검찰출신 변호사들 이름이 돌아다니고 있긴 하지만 (대선캠프 참여) 제안을 받은 사람은 없는 걸로 안다"라며 "(저는) 변호사나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윤 전 총장의 대선캠프에 참여할 의향은 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가정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답변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부원장과 가깝다는 평가와 관련해서는 "알긴 아는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는 않다"라며 "같이 밥을 먹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근무... '우병우 심복'으로 불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2년 검사에 입문한 주진우 전 부장은 박근혜 정부 시기인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특별감찰반장이었던 그의 상관은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이었다. '우병우의 오른팔', '우병우의 심복' 등으로 불릴 정도로 '우병우 사단'의 핵심인사로 알려졌다.
그는 우병우 전 수석 아래에서 2년여 동안 일했다는 점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잘 알고 있었고,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2017년 2월 이름이 같은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주 검사님, 청와대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어요?"라며 "박근혜의 칼이 되어 주시느라. 우병우 오른팔 하시느라. 그게 다 최순실 뒤치다꺼리였던 걸 모르시진 않겠지요"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신을 우병우 아래서 최순실을 모신 1급 부역자로 두고두고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주 전 부장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탄핵되기 직전인 지난 2017년 2월 청와대에 사표를 내고 검찰로 복귀했다. 청와대를 나온 뒤 충주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으로 '권토중래(捲土重來)'했다(2018년 7월). 일각에서는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그를 챙겼다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 첫 압수수색-문재인 정부 장관 첫 구속영장 청구
▲ 2018년 12월 26일 당시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청와대 특별감찰관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이 벌어졌다. 사진은 특감반 사무실로 알려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들고나오고 있는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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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복귀한 주 전 부장의 칼날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로 향했다. 그가 지휘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2018년 12월 반부패비서관실과 특별감찰반 등 청와대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특감반에서 근무한 김태우 검찰수사관이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고, 자유한국당이 이를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어 지난 2019년 3월에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김 전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을 기소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것도, 장관 출신 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소한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주 전 부장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된 직후 실시한 첫 인사(2019년 7월 31일)에서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좌천'됐다. 안동지청은 검사가 모두 5명인 소규모 지청이다. 좌천 인사에 반발해 바로 사표를 내고 개인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우병우 사단의 핵심인사', '현 정권 겨냥 수사' 등이 좌천 인사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주 전 부장은 검찰 인사 직후인 지난 2019년 8월 1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등이 엷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공직관이 흔들리는데 검사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국민과 검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라고 사직 이유를 설명했다.
주 전 부장은 "저는 정치색이 없는 평범한 검사이며 발령에 따라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을 뿐"이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사주진우법률사무소'를 개업한 이후에는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던 이동재 전 <채널에이> 기자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현재 서울대 법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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