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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북한이 대화 준비됐다고 말하길 귀 기울이고 있어”

천사요정 2018. 2. 19. 00:28
미 여야의원들 “코피 전략은 없다고 들었다”
일본도 미묘한 변화 “북한과의 접촉은 중요”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연일 북한과 대화를 할 준비가 돼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여온 일본 쪽도 이른바 ‘예비적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각) 북-미 대화와 관련해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시비에스>(CBS) 방송 인터뷰 예고 동영상에서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알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는 18일 방송된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그들로부터 메시지를 받는다”며 “우리가 원하는 첫번째 대화의 방법이 앞으로 아주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틸러슨 장관 발언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이 원하는 미국과의 대화 개시 방법을 명확히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해 어떤 당근을 쓸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지금 대화하라고 설득하기 위해 당근을 쓰지 않고 있다. 우리는 커다란 채찍을 쓰고 있다. 북한은 이런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평창겨울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지난 14일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북한과의) 대화의 가치를 믿는다. 그러나 대화가 협상은 아니다”라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하며, 그때가 돼야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태도 변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는 ‘대화’로, 비핵화 논의는 ‘협상’이란 용어로 구분해 사용하며 ‘조건 없는 예비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음을 시사한다.

미국 여야 의원들은 지난 15일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인준 청문회에서, 백악관 고위 관리가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제한적 타격을 의미하는 ‘코피 전략’은 없다고 밝혔다고 공개했다. 특히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은 청문회에서 “행정부 사람들한테 분명히 들었다. 코피 전략은 없으며, 그들은 코피 전략을 논의한 적도 검토한 적도 없으며, 그 용어를 사용한 적도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쪽 입장도 미묘한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해 기자들에게 “핵과 미사일을 포기해서 대화의 테이블에 앉으라는 걸 전달하는 의미에서 (북한과의) 접촉은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고노 외상이 ‘예비적 대화’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해서는 안 된다는 일본의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대화를 해도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 한·미·일의 공통 인식”이라며, 여전히 탐색적 대화의 결과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중국의 푸잉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도 17일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북-미 대화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베이징/이용인 김외현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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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32578.html#csidxa1d1ff97a24253bae54d3af9d8569b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