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줄도산 공포
이자도 못내는 기업 5년새 15%↑
경기침체에 4분기도 '파산' 늘듯
역대 최고치 1069건 경신 비상등
회생 비율은 연말께 50%대 전망
불안감 커지며 실물경제에 직격탄
올 들어 법인파산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급증한 것은 산업계에 여러모로 좋지 않은 신호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사태’가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한계기업들부터 쓰러졌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경제는 심리다. 기업 규모를 떠나 기업 도산이 이어질 경우 ‘실업→가계 부실→금융 부실’의 경로를 타고 산업 현장 전반에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 실물경제가 위축될 때는 나쁜 작은 신호 하나가 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을 대혼란에 빠뜨린 레고랜드 사태도 강원도가 2050억 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을 철회한 작은 사건에서 촉발됐다.
같은 맥락에서 법인파산 신청이 급증한 것은 방향과 질 모두 좋지 않다는 의미다. 먼저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던 법인파산 신청이 1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법인파산 신청은 2020년(9월 말 누계 기준)에 815건까지 급증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전년 동기 대비 18%나 늘었다. 그러다 지난해 674건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738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역별로 봐도 파산법원이 잘돼 있는 서울(314건), 수원(145건) 외에도 대전(56건), 부산(38건), 대구(34건), 인천(27건), 의정부(26건), 광주(22건), 청주(20건), 창원(19건), 전주(14건), 울산(12건) 등 전국적으로 법인파산 신청이 몰렸다.
문제는 4분기에도 ‘3고 사태’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법인파산을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9월 말 누계 기준 법인파산 신청(738건)은 법원행정처가 전산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3년 이래 2020년(81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말 누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2020년(1069건)에 근접하거나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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