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무성에 선거 이후 조기전대 뜻 전달"
현 체제를 연장해 21대 총선 공천권을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 홍준표 대표와, 보수 위기론을 명분으로 신(新) 체제를 그리는 비홍(非洪) 세력 간 입장이 긴장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홍 대표는 선거 이후 무조건 조기 전당대회(전대)를 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한 달 전쯤 복당파인 김무성 전 대표와 만나서도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진들이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한국당 지도부 관계자는 "그동안 불리한 구도 속에서 당을 이끌어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강경 발언을 해왔는데, 당내에서 그런 부분을 공격한다면 선거 후 결과와 상관없이 재신임을 받겠다는 뜻을 홍 대표가 김 전 대표에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당직을 맡고 있는 또 다른 의원도 "홍 대표는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조기전대를 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선에서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6명 이상 당선 여부에 자신의 당권을 걸겠다고 한 홍 대표의 공개 입장과는 결이 다른 얘기다. 다만 김 전 대표는 홍 대표의 입장에 대해 "모르겠다. 들은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홍 대표는 이미 자신의 페이스북(SNS)에도 조기전대를 암시하는 글을 썼었다. 지난 3월 자신에게 쓴 소리를 하는 일부 중진들을 향해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 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다음 총선 때는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강북 험지로 차출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가 쥔 조기전대 카드의 목적은 총선 공천권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그의 임기는 2019년 7월까지다. 지선 후 7~8월 '조기전대 카드'를 꺼내 다시 당 대표에 당선된다면 임기는 2020년 7~8월로 연장된다. 이렇게 되면 2020년 4월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비홍(非洪) 세력은 이를 경계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홍 대표의 역할은 탄핵 이후 체제 안정이었다. 선거 이후 체제 도약을 책임질 대표에 적합한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 특유의 거친 리더십이 당을 다잡는 데엔 적격이지만, 지지세를 회복해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 대표 체제와 손을 잡고 있는 복당파들 사이에서도 같은 맥락의 반감이 감지된다. 홍 대표가 체제 연장 시도를 할 경우 "분당(分黨) 가능성이 있다"는 강경 발언도 나온다. 당내에선 지선 후 복당파에서 김 전 대표나 김성태 원내대표가 홍 대표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탄핵 이후 비주류로 밀려난 친박계(친박근혜)도 지선 후 복권(復權)을 노리는 기류다. TK(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총선은 지선보다도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맞물린 선거다. 변화 없이 어렵다는 걸 다 알 것"이라며 "지선 이후엔 당을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친박계 당권주자로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언급된다. 이 전 총리는 지난 달 홍 대표의 언행을 문제 삼으며 "(지방선거 이후)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정우택, 나경원 의원 등 홍 대표를 주도적으로 비판했던 중진들과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 황교안 전 총리 등도 비홍 주자로서 이름이 오르내린다. 계파와 관계없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열된 보수진영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폭넓게 오간다.
일간에서는 차기 지도체제는 결국 선거로 결정될 것이기에 섣부른 구상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지금은 어떤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 결국 선거 결과에 따라서 보수진영의 판이 짜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특히 "홍 대표의 경우 선거에 참패하면 재신임을 묻는다고 해서 그게 되겠느냐.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조기전대'는 선거의 후폭풍을 과소평가한 구상이라는 비판이다.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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