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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줄선들…애플 “광고비는 이통사가 대라” 갑질

천사요정 2017. 11. 26. 23:53

이통사 로고 잠깐 노출해줬다고
광고비 전가…마케팅비도 떠넘겨
기기 공급 우월적 지위 남용 혐의
공정위, 애플코리아 조사 벌여

아이폰 첫출시 때부터 갑질 논란
프·대만서 과징금…제재여부 주목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케이티(KT)스퀘어에서 열린 케이티의 아이폰텐(X) 정식 출시 행사에서 고객들이 아이폰텐 개통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케이티(KT)스퀘어에서 열린 케이티의 아이폰텐(X) 정식 출시 행사에서 고객들이 아이폰텐 개통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애플이 만든 아이폰 광고 끝에 이동통신사 로고를 잠깐 노출시켜 준 뒤 광고비는 이동통신사한테 다 내라고 한다. 신제품 출시 행사비까지 떠넘긴다.”

“애플이 만든 아이폰 광고 끝에 이동통신사 로고를 잠깐 노출시켜 준 뒤 광고비는 이동통신사한테 다 내라고 한다. 신제품 출시 행사비까지 떠넘긴다.”

“아이폰 광고 포스터 개수는 물론이고 위치까지도 애플이 정한다. 비용은 애플을 뺀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이 다 부담한다.”


애플의 사업 방식에 대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의 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애플코리아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논란이 된 이동통신사와 아이폰 사용자들을 상대로 한 애플의 ‘갑질’ 행태가 근절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이동통신사와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공정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동통신사에 광고비 및 마케팅비 전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아이폰 공급 등의 혐의가 주요 조사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상반기 공정위가 애플의 광고와 공급 방식 등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해 제출했다. 이번 조사는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애플은 ‘아이폰8’ 광고비와 ‘아이폰텐(X)’ 출시 행사비 등을 이동통신사에 일방적으로 떠넘겨 ‘갑질 논란’을 빚고 있다. 한 이통사 임원은 “아이폰 광고를 보면, 끝에 1~2초 정도 이통사 로고가 노출되는 것을 뺀 나머지는 다 똑같다. 누가 봐도 아이폰 광고인데, 광고비 수십억원은 이통사가 모두 부담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2009년 아이폰이 케이티(KT)를 통해 국내 첫 출시를 할 때부터 이런 논란은 있었다. 이동통신 유통점 내 아이폰 단말기 진열 위치부터 입간판 광고 설치 장소와 아이폰 소개 문구까지 전부 애플이 정해주는 대로 해야 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을 상전 모시듯 하면서 관련 비용은 대부분 이통사가 부담했다”고 말했다. 최근 아이폰텐 역시 여전한 상황이고, 관련 비용 수억원은 각 이통사와 유통점이 부담한다.


소비자들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기기값이 외국보다 비싸고, 고장났을 때는 애플이 정한 유지보수(AS) 정책대로 ‘리퍼폰’(재생제품)으로 교체해야 했다. 아이폰텐 역시 미국이나 일본보다 20만원 정도 비싸게 책정돼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공정위가 애플코리아 현장조사에 앞서 이통사들을 방문해 참고인 조사와 자료 수집 등을 했다. 모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2013년 대만에서 아이폰 가격을 통제한 혐의로 7억원, 올해 프랑스에서는 이통사를 상대로 불공정 행위를 한 혐의로 6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한편, 애플의 위탁 생산 업체인 폭스콘은 최근 아이폰텐의 생산 지연을 만회하려고 고등학생들에게 불법 초과근로를 시키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고등학생 3천명이 매일 11시간 동안 아이폰텐 카메라 1200개씩을 조립하고, 졸업을 하려면 폭스콘에서 3개월간 일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미성년자가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일하는 것은 불법이다.


논란이 커지자 폭스콘은 초과근로를 중단했다.

앞서 폭스콘은 2010년 노동자 14명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는 등 노동 환경에 대한 비판이 계속돼왔다.

 

김재섭 최하얀 기자 jskim@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it/820776.html?_fr=mt2#csidxd2a00526d63cbf8a462d336cb947f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