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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 일베 사진 논란…노무현 전 대통령 실루엣 사용

천사요정 2018. 10. 9. 17:50
일베서 조롱, 비하하려고 만든 사진
송승헌 타깃인 권력 범죄자로 등장
제작진 “관계자 징계, VOD 삭제” 사과
끊이지 않는 ‘일베 사태’ 제작진 책임론 커져

드라마 <플레이어>가 일베가 만든 고 노무현 대통령 실루엣 사진을 권력 범죄자 타깃으로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프로그램 갈무리
드라마 <플레이어>가 일베가 만든 고 노무현 대통령 실루엣 사진을 권력 범죄자 타깃으로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프로그램 갈무리

<오시엔>(OCN) 드라마 <플레이어> 제작진이 고 노무현 대통령 실루엣 사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사진은 극우 성향 보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고인을 비하,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방송사가 드라마 속 주요 장면에 활용해 파문이 일었다.

<플레이어> 7일 방송에는 강하리(송승헌)가 권력 범죄자 중 한명인 특정 타깃을 노려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타깃 사진은 ‘그 사람’이라는 표기와 함께 실루엣으로만 등장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이 일베에서 만든 고 노무현 대통령의 실루엣이라고 비판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일베 제작물을 사용한 것 외에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실루엣을 권력 범죄자로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고의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등 누군가를 특정해 비하, 조롱하려고 일베에서 만든 제작물을 <전지적 참견 시점>(문화방송) 등 예능프로그램과 심지어 뉴스에서도 사용해 논란이 돼왔다. 그럴 때마다 방송사는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드라마에서까지 등장하면서, 체계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작자 한명 한명의 작업 과정을 사전에 점검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편집 과정이나 최종 점검하는 과정에서 문제 의식을 갖고 세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제작진의 책임론이 제기된다.

<플레이어> 제작진은 브이오디(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하고, 상황을 파악해 관계자에 합당한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제작진은 8일 공식입장을 내어 “7일 방송된 4회에서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그 사람' 역의 실루엣으로 해당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를 사용했다”면서 “후반 작업에서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노출하게 됐다.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 <플레이어> 제작진 공식입장 전문

OCN 토·일 오리지널 <플레이어> 제작진입니다.

먼저 시청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지난 7일 방송된 4회에서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그 사람' 역의 실루엣으로 해당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후반 작업에서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노출하게 됐습니다.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해당화면은 방송 후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할 예정입니다. 또한 엄밀히 조사해 해당 관계자가 합당한 징계를 받도록 할 예정입니다.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865068.html#csidx7687a3fc0feb74f97f298717ef1e3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