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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정말 국정원·박근혜 캠프와 관련 없으신가요?

천사요정 2018. 10. 10. 22:57

[더 친절한 기자들] 에스더 해명에 대한 7가지 반박

 

동성애·이슬람 혐오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의 공장으로 밝혀진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가짜뉴스의 뿌리를 고발한 <한겨레> 탐사보도에 대한 반박 의견 광고를 2차례에 걸쳐 냈습니다. 가짜뉴스 공장답게 해명조차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었습니다. <한겨레>는 앞으로 3차례에 걸쳐 이에 대해 재반박할 계획입니다. 에스더 쪽의 대응에 따라 횟수가 늘어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한겨레는 앞으로도 ‘에스더기도운동’과 가짜뉴스에 대한 보도를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에스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과 또 다른 가짜뉴스 발원지에 관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에스더가 지난 4일 <조선일보> 등 조간신문에 실은 반박 광고.
에스더가 지난 4일 <조선일보> 등 조간신문에 실은 반박 광고



 에스더기도운동(에스더)은 국정원·박근혜 선거캠프와 정말 아무 관련 없는 걸까요? 지난 4일 에스더는 일간지에 광고를 내어 “에스더가 박근혜 캠프에 5억여원, 국정원에 43억여원을 요청했다는 한겨레신문/티브이(TV) 보도는 악의적이며 날조된 가짜뉴스다!”라고 했습니다.


(관련기사 [단독] 에스더, 박근혜 국정원에 ‘우파 청년’ 양성자금 요청)


에스더는 국정원·박근혜 선거캠프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고, 1원의 재정 지원도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한겨레>가 확보한 증거와 증언을 토대로 에스더의 주장을 재반박합니다.

① ‘자유통일아카데미’ 기획안에는 ‘감수 : 이용희’라고 찍혀 있습니다


에스더는 반박문 서두부터 <한겨레> 보도를 부정합니다. 이 단체가 국정원에 보낸 것으로 드러난 ‘자유통일아카데미’ 문건이 에스더가 작성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문건에 작성자로 명시된 박아무개씨가 에스더 간사(스태프)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에스더의 해명은 사실이 아닙니다. <한겨레>가 확보한 엠티(MT) 준비 문건(2011년 8월 작성) 등 내부 자료를 보면, 박씨는 분명히 ‘간사’로 표기돼 있습니다. 복수의 에스더 인사들도 그가 이용희 에스더 대표의 지시로 일했던 내부 간사였다고 증언합니다.



문건 작성자 박아무개씨가 사회와 진행을 맡은 간사로 표기된 2011년 에스더 내부 자료. 원문의 실명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에스더 전직 활동가 제공
문건 작성자 박아무개씨가 사회와 진행을 맡은 간사로 표기된 2011년 에스더 내부 자료. 원문의 실명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에스더 전직 활동가 제공

  


박씨가 에스더와 무관하다는 에스더의 주장은 사실 무의미한 주장입니다. 문건에 이용희 대표가 문서를 감수했다고 명확히 찍혀 있기 때문입니다. 에스더는 해당 문건과의 연관성을 부정하면서 작성 시점이 ‘2011년 11월’이 아닌 ‘2011년 8월’이며, 내부 모임인 ‘유티디(UTD, Until The Day)’에서 발표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한겨레가 문건 작성일을 11월로 특정한 것은 해당 문건의 문서 정보상 작성 시점(최종수정 기준)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그 이전에 이미 작성되었다는 에스더의 주장은 해당 문건과의 연관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자 문건이 업데이트되었음을 시인하는 꼴입니다.

에스더는 유티디가 비밀 모임이 아니라 공개적인 활동을 했다는 주장도 하지만 에스더 내부 인사들의 증언은 다릅니다. 에스더 관계자들은 “유티디라는 명칭은 나중에 알게 된 것이고 애초에는 ‘기독교 시아이에이(CIA)’라고 부르며 조심스러워 했다”고 말합니다.


이용희 대표가 국정원 간부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요청하는 문자를 공개합니다


에스더는 ‘통일운동가 양성’ 등 불법 선거운동을 기획하는 자료를 국정원에 보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에스더 전직 간사 ㄱ씨는 “이 대표 지시에 따라 ‘이 대표 메일’로 국정원 간부 이아무개씨에게 기획안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복수의 에스더 관계자의 증언과 국정원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메일 수신자 이씨는 국정원 간부(3급 부이사관)로 확인됐습니다. 이 대표가 ㄱ씨에게 국정원 직원의 메일주소를 알려주며 메일 전송을 요청한 문자도 남아있습니다. <한겨레>는 문자에 등장한 메일주소가 국정원 간부 소유 계정이라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자유통일아카데미’ 문건의 작성부터 국정원 전송까지, 모든 과정에 에스더와 이 대표가 있었던 셈입니다. <한겨레> 보도 이후 이 대표는 국정원 직원과 접촉이 있었다는 점은 직접 인정했습니다. 10월2일 ‘펜앤드마이크정규재TV’에 출연한 이 대표는 “우파청년 양성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여기저기 보냈다. 그게 국정원에게 보내졌는지 지금은 기억에 없지만 실행되지 않은 것이다. 국정원 직원을 만난 적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용희 에스더 대표가 국정원 간부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요청하는 문자.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이용희 에스더 대표가 국정원 간부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요청하는 문자.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③ 국정원에 보낸 기획안의 전송 시점·내용이 정황상 맞지 않다?

에스더는 국정원에 지원 요청한 사실을 부인하며 “문건 작성과 전송 시점이 정황상 맞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2011년 작성된 기획안은 사업 시기를 2011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로 잡고 있다. 그런데 왜 2013년 11월에야 이 문건을 국정원에 보냈겠느냐”는 주장입니다. 또 기획안에 사업 후원 주체로 ‘국정원’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반박의 주된 논거입니다.


그러나 에스더가 지원 계획을 명시한 자금요청 기획안을 국정원 간부에게 보낸 것은 이용희 대표가 직접 문자로 발송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기획안 작성과 전송 시점 △후원 요청 대상을 논하는 일은 사안의 본질이 아닙니다. 에스더와 국정원의 관계는 수사를 통한 입증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한겨레> 취재에 따르면, 이 문건은 작성과 전송이 여러 차례 이뤄졌습니다. 이 대표 역시 이에 대해 “여럿에게 기획안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문건은 2011년 하반기에 처음 작성됐지만 지속해서 업데이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원 요청하는 금액도 바뀌었습니다. 이 대표의 증언대로라면 에스더는 이 사업을 후원할 이들을 지속적으로 물색했습니다.


또한 ‘자유통일아카데미’ 기획안을 국정원에 보냈다는 근거가 남은 시점은 2013년 11월이지만, ㄱ씨는 그 이전에도 수차례 에스더 활동내용을 담은 메일을 국정원 간부에 보냈다고 증언합니다. 또 다른 에스더 관계자는 “2011년 무렵부터 2014년 무렵까지 전직 국정원장을 비롯해 이 소장이라고 불린 국정원 직원 등이 직접 참여하는 회의가 매주 월요일 오전 삼성동에서 열렸다. 이미 실행된 내부강연 자료, 활동내역 등을 계속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겨레>는 이 대목과 관련해 계속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1년 작성된 3년치 사업기획안을 2013년도 11월에 국정원에 보낸 것은 에스더가 지속적으로 선거와 관련한 활동보고와 자금 요청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대선사역’ ‘총선사역’ 등 불법선거활동 계획을 이미 2011년에 수립했던 에스더가 이를 2012년에 실행한 이후 ‘국정원’에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입니다. 에스더가 국정원과의 연계 속에 불법적인 인터넷 여론 조작 사업을 벌인 것이라면, 이는 수사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④ 에스더의 기획안을 받은 인물이 박근혜와 관련 없다?


에스더는 박근혜 캠프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한겨레>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이 단체는 2012년 대선을 반년 앞두고 미래와 행복연대 김아무개 대표에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을 보낸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에스더는 문건 수신자인 미래와 행복연대가 박근혜 캠프 외곽단체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또 미래와 행복연대가 순수 선교 단체이고, 김 대표도 2012년에 특정 정당에 몸담지 않았다고 반박합니다.


 

미래와 행복연대 대표가 에스더 관계자에 건넨 명함.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미래와 행복연대 대표가 에스더 관계자에 건넨 명함.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하지만 에스더 인사들의 말은 다릅니다. 에스더 핵심인사로 일했던 ㄴ씨와 ㄷ씨는 “김 대표가 자신을 박근혜 선거캠프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사무실에 선거 활동을 위해 상주했다. 거기서 김 대표를 함께 만난 적도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대표는 에스더 관계자들에 ‘박정희 연구원 준비위원’이라는 명함을 건넨 적도 있습니다.

김 대표가 2012년 ‘3에이치(H) 포럼’이라는 박근혜 지지 외곽단체의 기독교 분야 대표를 맡았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당시 3에이치포럼의 상임대표의장은 ‘친박 7인회’ 중 한명으로 꼽히는 현경대 전 의원이었습니다. 3에이치포럼 고위 간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 대표가 포럼의 기독교 분야를 담당했다. 대선 전까지 박근혜 후보의 이춘상 보좌관(2012년 12월 사망)과 자주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⑤ ‘미래와 행복포럼’은 박근혜 대선 준비와 관련 있습니다


2012년 미래와 행복연대가 주관하고, 에스더 이용희 대표가 발제자로 참여한 ‘미래와 행복포럼’도 박근혜 전 대통령 선거운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래와 행복포럼’에 기획 단계부터 관여한 ㅎ목사는 ‘이 포럼이 박 전 대통령 선거를 돕기 위한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실질적으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ㅎ목사는 “참석자들에 (박근혜 선거를 돕겠다는) 사인을 받았다. 포럼은 4차까지 했다. 마지막 포럼 다음날 박근혜 후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포럼 참석자인 ㅂ목사도 그 포럼을 기독교계 인사를 포섭하는 선거 준비조직으로 기억했습니다. 그는 “미래와 행복포럼을 통해 교계 인사들을 박 후보 선거운동에 참여시키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⑥ 에스더는 대선 때 ‘박근혜 지지’ 활동을 하고 ‘문재인 비방’ 가짜뉴스를 배포했습니다

에스더는 2012년 대선 때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 입장이었을 뿐입니다. 2012년 10월 에스더 회의록을 보면, 에스더 집행부는 간사들에 ‘박근혜 동성애 대응’ 등 선거 관련 작업을 지시합니다. 에스더는 또 2012년 12월 “이단 논란이 있는 종교와 박근혜 후보가 관련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글을 기독교계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에스더는 또 대선을 6일 앞두고 열린 내부 회의에서 ‘[문재인 공약] 고려 연방제 충격!’ ‘[충격] 문재인 저축은행 먹튀 사건’ ‘문재인 굿판 벌였다’ 등 가짜뉴스를 집중적으로 유포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겨레>보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실제로 실행됐습니다.


(관련 기사 [단독] 에스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가짜뉴스’ 전파)



2012년 10월 에스더 책임간사 회의록. 원문에 실명으로 돼 있는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2012년 10월 에스더 책임간사 회의록. 원문에 실명으로 돼 있는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⑦에스더는 ‘십알단’ 윤정훈 목사 외에도 여러 강사를 초청해 인터넷 댓글 작업 노하우를 전파했습니다

<한겨레>는 “윤정훈 목사 등이 대선 이전부터 에스더 내부강연에서 트위터 사역, 인터넷 사역 노하우를 전파했다”는 활동가의 말을 전한 바 있습니다. 에스더는 이를 두고 “윤 목사는 2011년 1번 강의한 적 있고 그 이후 오지 않았다”며 “(한겨레가) 윤 목사가 지금까지 계속 강의하는 것처럼 기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스더 강연에서 윤정훈 목사는 ‘미디어 이해와 트위터 사역의 노하우’를 강의했고, 이후 김성욱(국정원 알파팀 리더) 등이 유사한 강의를 지속적으로 했다. 에스더 강연 포스터 캡처.
에스더 강연에서 윤정훈 목사는 ‘미디어 이해와 트위터 사역의 노하우’를 강의했고, 이후 김성욱(국정원 알파팀 리더) 등이 유사한 강의를 지속적으로 했다. 에스더 강연 포스터 캡처.


이는 <한겨레> 보도의 본질을 짚지 못한 궁색한 해명입니다. 윤정훈 목사를 비롯해 김성욱, 안희환 목사 등 인터넷 여론 조작과 관련된 인사 여럿이 에스더에서 댓글 달기·공유하기와 같은 인터넷 작업 방법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왔습니다. 에스더 인터넷 교육을 맡은 다른 강사들의 강의도 ‘십알단’으로 알려진 윤 목사 못지않습니다. 강사들은 ‘미디어 선교’라는 이름으로 최근까지도 인터넷 댓글 작업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를 통해 에스더가 지금도 이러한 강좌에서 강사가 기사의 좌표를 지정하면 수강생들이 몰려가서 댓글을 다는 상황도 직접 포착했습니다. 이는 지난 2일 <한겨레>가 보도한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가짜뉴스 학교’ 체험기…6시간 강연 뒤 “열심히 퍼 날라 주세요)


박준용 김완 기자 juneyong@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5245.html?_fr=mt2#csidx32a5411b97e9ee7997882dea709e4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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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정보 공장’ 에스더, 가짜뉴스 해명도 ‘가짜’였다

 

[더 친절한 기자들] 에스더의 거짓 주장을 논박합니다

또 다른 가짜뉴스 제보 기다립니다

동성애·이슬람 혐오 가짜뉴스의 공장으로 밝혀진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가짜뉴스(허위정보)의 뿌리를 고발한 <한겨레> 탐사보도에 대한 반박 의견 광고를 2차례 냈습니다. 허위정보 공장답게 해명조차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었습니다. <한겨레>는 이같은 악의적인 왜곡 해명을 ‘또 하나의 허위정보’로 판단, 3차례에 걸쳐 재반박 보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에스더 쪽의 대응에 따라 관련 보도가 더 늘 수도 있습니다. <한겨레>는 앞으로도 ‘에스더기도운동’과 허위정보에 대한 보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에스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과 또 다른 가짜뉴스 발원지에 관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지난 10월1일치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게재된 ‘에스더기도운동’과 일부 교회단체의 의견 광고


에스더는 지난 10월1일치와 4일치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 일간지 4곳에 ‘가짜뉴스 남발하며 기독교 탄압하는 한겨레신문의 악의적인 기획 보도 규탄한다’ ‘에스더가 박근혜 캠프에 5억여원, 국정원에 43억여원을 요청했다는 한겨레신문/TV 보도는 악의적이며 날조된 가짜뉴스다!’는 제목의 의견 광고를 각각 실었습니다. 첫번째 의견 광고에서 에스더는 한겨레 기사가 ‘거짓, 왜곡’이라며 17가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요약하면, ‘에스더의 주장은 모두 실제 뉴스며, 한겨레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란 얘기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2010년대 중반 등장한 가짜뉴스에 대한 학계의 공통적 합의는, ‘악의적이고 조직적으로 뉴스의 형식을 띈 채 유통되는 허위정보(disinformation)’입니다. 에스더의 해명은 정확히 이 정의에 부합합니다.‘가짜뉴스를 비판한 기사에 대해 가짜뉴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에스더의 주장 17가지 가운데 중복되는 내용을 합쳐 12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에스더의 가짜 해명은 크게 세 갈래 주제로 나뉩니다. 동성애, 이슬람 그리고 에스더 관련 내용입니다. 주장의 사실 여부를 하나씩 톺아보시죠. 먼저 동성애 관련입니다.
   

극우 선전을 주로 전하는 미국의 한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을 ‘캐나다에서는 삽입행위를 제외한 동물들과의 성행위가 합법화되었다’고 번역해올렸던 ‘건강사회를위한국민연대’ 홈페이지 갈무리



① ‘동성애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된다’?

에스더는 동성애가 합법화할 경우 성적으로 더 자유로워져 수간도 합법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그 근거로 외신 기사와 <국민일보> 기사를 인용합니다. 먼저 인용한 기사를 보시죠. ‘(삽입이 없는) 단순 성적 학대는 수간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캐나다의 판결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수간합법화 얘긴 어디에도 안 나옵니다. 수간으로 처벌하려면 삽입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결과적으로 수간을 합법화한 판결로 둔갑하는 순간입니다. 동성 결혼은 합법화하는 유럽에서도 동물과의 성관계를 허용한 나라는 없습니다. 되레 처벌 규정이 없었던 수간을 불법화하고 있습니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외신은 극우 성향의 인터넷 매체로 극우적 정치 선전을 자주 전파하는 곳입니다. 공신력있는 매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내 언론 보도 역시 수간을 둘러싼 논란을 다루고 있을 뿐입니다. 이 기사를 국내에 번역해놓은 곳은 ‘건강사회를 위한 국민연대’라는 단체로 줄기차게 동성애 반대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허위정보를 생산하면 다짜고짜 논거로 인용하는 행태의 반복이죠.


에스더가 발송했던 '에이즈+메르스 슈퍼바이러스 창궐' 주장 카카오톡 화면 캡처



② ‘메르스, 에이즈 결합 슈퍼 바이러스 창궐 우려’는 사실일까요?

에스더는 또 “메르스 에이즈 결합 슈퍼 바이러스 창궐”은 에이즈 관련 전문가(의사)가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이며, 에스더가 만든 가짜뉴스라는 한겨레의 보도는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에스더는 자신들의 주장이 ‘실제뉴스’라며 <한국일보>(2018년 4월4일치)와 <국민일보> 기사(2015년 2월15일치)를 인용했습니다. <한국일보> 기사는 “한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 내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동시에 두개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동시감염에 대한 가장 좋은 자료는 에이치아이브이(HIV)와 간염과 같은 더 심각한 바이러스의 연구에서 나온다”는 내용입니다. <국민일보> 기사 제목은 “‘여러 명의 성 파트너’로 섞인 ‘변종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공격성 강해 3년 만에 에이즈 발병”입니다. 에스더가 인용한 기사 어디에도 에이즈와 메르스가 결합한단 내용은 없습니다.

메르스와 에이즈 등 2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결합하는 것과 바이러스에 복수로 감염되는 것, 그리고 바이러스 변종이 발생하는 것은 각각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의학 지식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독해력 있으면 이 세 가지가 전혀 다른 개념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에스더는 이조차 무시합니다. 에스더가 말하는 에이즈 관련 전문가는 반동성애 운동을 줄기차게 벌여온 인물입니다. 이른바 순환 논리의 오류가 발생합니다.


에이즈 환자 실태조사 보고서.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③ ‘동성애 하면 에이즈 걸린다’?

에스더는 <연합뉴스>(2018년 8월25일치) 기사를 인용하며 관련 내용이 실제 뉴스에 나왔다고 주장했죠. 해당 보도를 보면 ‘18~29세 에이즈 감염자 291명 중에는 동성간·양성간 성접촉이 71.5%(각 50.5%, 21%)나 됐습니다. 특히 18~19세(14명)에서는 이런 비율이 92.9%(동성간 71.5%, 양성간 21.4%)에 달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남성 동성애자가 에이즈 위험군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 동성애자의 에이즈 감열율은 오히려 이성애자 보다 낮습니다. 또한 의학적으로 ‘위험군’과 ‘발병 원인’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예컨대 키가 큰 사람이 허리 디스크 질환에 걸리기 쉽고 물류업체에 근무하는 이가 근골격계 질환에 걸리기 쉽다지만, 아무도 ‘장신이 디스크의 원인’이라거나 배송업체 근무가 오십견의 원인’이라고 한정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론 전문가들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되레 질병의 확산을 돕는다고 지적합니다. 동성애가 에이치아이브이(HIV)·에이즈(AIDS)의 원인인 것이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동성애자에 대한 낙인, 제도적 차별로 인해 동성애자들이 질병을 숨김으로써 에이치아이브이·에이즈가 더 널리 퍼진다는 겁니다.



④ ‘동성애 케이크 제작 거부 미국인 1억6000만원 벌금 폭탄’?

에스더는 이 기사가 한겨레 자회사인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실렸다며 자사의 기사마저 부정한다는 식으로 호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동성애자의 케이크 제작을 거부해서 처벌받은 게 아니라 신상정보를 공개해 처벌받은 것입니다. 이후 레즈비언 커플은 친척의 살해 협박과 양육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렸고, 이런 정서적 피해에 대한 배상이 이뤄진 것입니다. 이후 이 제빵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관련 내용을 직접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⑤ ‘동성애 교육 항의 아버지 감옥행’도 허위정보

에스더는 이 사건이 ‘2005년 렉싱턴(매사추세츠주)에서 유명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 관계가 틀렸습니다. 에스더가 인용한 기사만 읽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수업 내용은 동성애 교육이 아닌 사회적 소수자(동성애자를 포함한 다민족, 독신부모 등)를 이해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자녀의 아버지는 학교에 무단으로 침입해 교육내용 수정을 요구했고, 경찰의 제지에 불응하다 체포됐습니다. 이후 보석금을 내는 것조차 거부해 수감된 것이죠. 뉴스는 그 학부모가 학기 초에 교사와 학부모가 합석해 교재를 연구하고 수정할 기회가 있었지만 불참했었다는 사실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⑥ ‘동성애 커플 주례 거부 목사 징역형’?

<한겨레> 연결망 분석 결과, 이 주장은 에스더가 퍼뜨려 가장 성공한 가짜뉴스였습니다. 법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무혐의 처리된 건입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1년에 1400건의 결혼식을 하는 곳을 종교적 서비스로 볼 것인지 영리적 서비스로 볼 것인지 여부가 법적 다툼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에스더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고 앞으론 정정된 내용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⑦ ‘수업시간 항문 성교 교육 의견 광고’는 가짜뉴스입니다

에스더는 위 내용을 당시 <극동방송> 대담 프로그램에서 미국 매사추세츠에 살던 재미교포가 중학생 아들의 성교육 수업내용을 듣고 충격을 받아 이야기한 방송 내용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재미교포의 증언 외에 어떤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련 내용에 대한 문의를 받은 미국 대사관 쪽이 ‘항문성교 교육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고 대신 에이치아이브이(HIV) 예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내용은 보도된 바 있습니다. 다음은 에스더 허위정보의 한 축인 이슬람 관련 내용들입니다.

스웨덴 발생 성폭력 92% 이슬람 난민에 의한 것이란 뉴스는 관련 내용을 검증하거나 연구할 전문성이 없는 파트리크 요나슨(트럭 운송업)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기사화 한 것을 각색해 만들어낸 가짜뉴스다.



⑧ “스웨덴서 발생한 성폭력 92%가 이슬람 난민에 의한 것”?

에스더는 이 내용이 ‘시비엔(CBN)’의 보도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해당 뉴스는 파트리크 요나슨(Patrik Jonasson)이라는 비전문가의 일방적 주장과 그 연구결과를 올린 것입니다. 그는 트럭 운전사를 하다가 현재는 판매업에 종사하는 인물. 관련 학위도 없어 연구의 공신력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한겨레> 기사에서 이미 지적한 것처럼, 스웨덴 정부는 공식적으로 그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에스더가 인용한 시비엔 뉴스는 시한부 종말론을 설파하는 미국 ‘극우계의 아이콘’, 팻 로버트슨 목사가 운영하는 개인 사이트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근본주의 종말론 성향의 뉴스를 자주 내보내 비판받는 곳입니다.


스웨덴 정부는 난민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확산되자, 2017년 2월 무슬림 이민자와 중대 범죄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스웨덴 정부 홈페이지 갈무리.


⑨ ‘무슬림 늘어나면 강간율 커진다’?

에스더는 스웨덴 정부기관 비아르에이(BRA)의 범죄 통계에 나와 있다며 ‘무슬림 이민자의 중범죄율은 400~500%가 더 많고, 강간은 450% 더 높음’이 실제 뉴스라고 주장합니다. 비아르에이가 스웨덴 정부의 후원을 받는 연구 기관은 맞습니다. 하지만 에스더가 출처라고 밝힌 보고서는 13년 전에 작성된 것이고 스웨덴에서 본격적으로 난민이 늘어난 시기는 2011년입니다. 스웨덴 법무부 산하기구인 ‘스웨덴 범죄 예방 협회(Swedish National Council for Crime Prevention)’가 발표한 공식 자료를 보면, 2015년 이후 스웨덴에서 성범죄는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무슬림 이민자와 스웨덴 중대 범죄가 관련 없다는 것은 2017년 2월 스웨덴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https://www.government.se/articles/2017/02/facts-about-migration-and-crime-in-sweden/)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에스더 전 내부 간사가 2012년 대선과 함께 진행된 교육감 선거 당시 ‘대선 사역’ 작업으로 트위터에 올렸던 화면 캡처.


⑩ 에스더의 미디어 선교는 ‘정치 활동’이자 ‘소수자 혐오’가 맞습니다

에스더는 특정 정치관을 가진 청년 세력을 양성한 적이 없고 성소수자도 혐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정치 활동과 관련해서도 에스더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표방하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 활동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한겨레>가 확인한 에스더 내부 회의록을 보면, 이들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필드(field) 사역’이란 이름으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정황이 나온다. ‘문재인 저축은행 먹튀’ ‘문재인 공약 고려연방제’‘ 문재인 굿판 벌였다’ 등이 당시 이들이 퍼트린 허위정보들입니다. 교육감 선거에도 수차례 개입했던 정황이 내부 자료와 인터넷에 여전히 남아있는 증거들로 확인됩니다.

성소수자 혐오도 에스더의 주된 활동분야였습니다. 에스더 이용희 대표는 2016년 ‘기독자유당’ 유튜브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해 “동성애·이슬람 악법 막을 국회의원 절실하다”며 ‘기독자유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던 바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 이 대표는 “(한국사회는) 동성애를 정상으로 간주하고 동성애에 대해서 부정적인 언행을 하면 대한민국 누구에게나 3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며 “또한 초·중·고교 성교육 시간에 이성간 성행위뿐 아니라 동성간 성행위인 항문·구강성교를 가르치도록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2012년 대선 직전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가 에스더에서 진행한 철야 강의 홍보 포스터


⑪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는 ‘에스더의 또 다른 축’이 맞습니다

김성욱 대표는 2012년부터 에스더 유관단체 실행위원 명단에 올렸습니다. 내부 강연이나 교육 등 각종 행사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에스더 홈페이지만 검색해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성욱 대표와 함께 국정원 민간 여론 조작 조직 ‘알파팀’을 함께 했고, 에스더 회원이었던 한 관계자는 “김성욱은 에스더의 대규모 집회부터 내부 기도회에 이르기까지 이용희 대표와 함께 가장 자주 연단에 서는 강사로, 사실상 에스더의 브레인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에스더가 가짜뉴스였다고 인정한 ‘동성애 커플 주례 거부 목사 징역형’ 가짜뉴스는 <한겨레> 연결망 분석망 결과, 에스더가 만든 뉴스 중 가장 성공한 사례였다. 그래픽은 이 가짜뉴스가 유튜브에서 어떤 채널들로 퍼져나갔는지를 분석한 결과. 그래픽 변지민 기자



⑫ 가짜뉴스 ‘연결망 분석’에 드러난 인사들과 에스더는 관련성이 높습니다

한겨레가 시행한 가짜뉴스 연결망 분석을 두고 에스더는 “동성애 전문 강사들과 관련을 맺고 가짜뉴스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독교 관련 인사의 관계성은 차치하더라도 에스더가 ‘동성애 전문 강사’라고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 의사 염○○, 약사 김○○과 에스더의 연관성은 에스더 누리집 검색만 해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에스더가 주최한 집회의 단골 강사로 등장하며, 구국금식성회는 물론 심지어 청소년 대상 에스더 강의에서도 ‘거룩한 대한민국 동성애 특강’ 같은 주제로 반동성애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선 다음 회 반박 기사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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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4880.html#csidx80900445d8ecbdebe88ef84295091b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