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광물공사 8화
이상득과 볼리비아 리튬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특사였던 이상득 전 의원과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가 마치 성사된 것처럼 선전했던 볼리비아 리튬사업은 “처음부터 될 수가 없는 사업이었다”고 김홍락 당시 볼리비아 대사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증언했다. 볼리비아 정부가 다른 나라에 리튬개발권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볼리비아 리튬 사업권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던 이명박 정부와 광물공사는 우리나라가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을 통째로 가져온 것처럼 여러차례 홍보한 바 있다. 김 전 대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볼리비아 대사를 지냈다.
볼리비아 리튬사업은 이명박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자원외교특사 자격으로 추진했다. 세계 최대 소금호수인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에서 리튬을 채굴하는 사업으로, 이명박 정부와 광물공사는 5번이나 볼리비아 정부와 MOU를 맺으며 공을 들였다. 김신종 사장은 12번, 이상득 전 의원이 6번 볼리비아를 방문했다. 또 2010년에는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을 국빈 자격으로 불러 들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이명박 정부는 우리나라가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을 확보한 것처럼 홍보했다. 게다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볼리비아 정부에 수천 억원대의 무상원조와 차관을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실제로 그 중 일부는 집행됐다.
리튬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볼리비아에 총 2억 5000만 달러의 차관지원을 약속했다. 2010년 8월 볼리비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에는 교량건설 사업을 이유로 4100만 달러 차관공여 계약도 맺었다. 그런데 확보하겠다던 리튬은 없어지고 배터리 소재사업만 남았다. 차관만 제공하고 결국 빈수레만 남았다.
이렇게 이명박 정부는 막대한 예산 투입과 대대적인 선전만 하다가 결국 리튬 개발권 확보에 실패했다. 포스코를 끌어들여 세운 리튬소재 배터리 부품공장이 성과의 전부였다. 채굴권 확보에 실패한 이후 광물공사는 “2010년 볼리비아가 정책을 바꾸면서 채굴권 확보에 실패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2010년, 볼리비아는 새 헌법을 근거로 민간 광업권을 모두 무효화하고, 운영 계획서로 대신하게 했다. 광업권뿐 아니라 산림권, 방송권 등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리튬에 관해서는 볼리비아 정부가 개발하되, 기술 이전을 약속하는 사업자에게 공동 사업을 할 수 있는 우선권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볼리비아는 어떤 나라에도 채굴권 주지 않아… 이명박 정부도 아는 사실”
하지만 볼리비아 대사로 볼리비아 리튬 사업의 시작과 끝을 모두 지켜봤던 김홍락 전 볼리비아 대사의 증언은 달랐다. 김 전 대사는 최근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볼리비아 정부는 처음부터 다른 나라에 리튬 개발권을 줄 생각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 10년 만에 재개설된 볼리비아 대사관에 발령된 첫 대사였던 그는 2011년 10월까지 볼리비아 대사를 지냈다. 김 전 대사와의 인터뷰는 그가 설립, 운영하고 있는 경북 문경 소재 잉카-마야 박물관에서 이뤄졌다.
볼리비아는 리튬 말고는 우리 정부와 현안이 전혀 없었다. 사회주의 정부였던 볼리비아 모랄레스 정권은 더 이상 외국 자본에 볼리비아 자원을 수탈당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 볼리비아에서는 이걸 ‘자원 민족주의’라고 불렀다. 자체 생산된 자원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는 외국 자본을 활용한다는 게 볼리비아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었다. 내가 일하는 동안 그 어떤 나라에도 자원 채굴권을 준 적이 없었다.
김 전 대사의 증언은 2009년 12월 4일 당시 볼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였던 존 크리머가 본국 국무부에 보낸 보고서 내용과도 일치한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에는 ‘볼리비아-리튬 생산, 자력으로 추진한다(BOLIVIA - MOVING FORWARD WITH LITHIUM PRODUCTION on ITS OWN)’라는 제목으로 “볼리비아 정부는 외국 투자자의 지원이나 개입없이 리튬을 개발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고, 리튬전지나 전기차 같은 2차 산업에 대해서만 외국 투자를 허용한다”고 적혀 있다.
결국 이명박 정부와 광물공사가 그 동안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해 왔다는 사실이 김 전 대사의 증언은 물론 미국 국무부 문서로도 확인된 것이다.
김 전 대사는 볼리비아 정부의 이런 입장을 이명박 정부와 광물공사가 모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알면서도 과도하게 홍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리튬 생산권과 채굴권을 볼리비아 정부가 다른 나라에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나 광물공사는 ‘그 동안 자원을 원자재 형태로 팔았던 볼리비아가 결국에는 개발권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던 것 같다. 광물공사는 당시 과잉홍보를 한 측면이 있다. 김신종 사장은 볼리비아에 올 때마다 기자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정치인도 아닌 공기업 사장이 기자들을 대동하고 다니는 것이 이상했다.
취재 한상진
연출 박경현 신동윤
촬영 최형석 정형민 신영철
편집 윤석민
CG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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