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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먹튀 논란’ 자초한 한국GM의 법인 분할

천사요정 2018. 10. 16. 23:59
한국GM 노조를 비롯한 금속노조 인천지부 노동자들이 지난 10일 인천시청 앞에서 한국지엠의 법인 분할 방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겨레> 자료
한국GM 노조를 비롯한 금속노조 인천지부 노동자들이 지난 10일 인천시청 앞에서 한국지엠의 법인 분할 방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겨레> 자료



한국지엠(GM) 노조가 16일 오후에 발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의 찬성률은 78.2%였다. 50%를 훌쩍 넘겨, 오는 22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파업을 벌일 수 있는 쟁의권을 갖게 된다. 지난 5월 미국 지엠 본사와 한국 정부가 ‘한국지엠 정상화 방안’에 합의한 지 5개월 만에 다시 노사 충돌이라는 비상국면을 맞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발단은 한국지엠이 4일 이사회를 열어 인천 부평 본사에 있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동력전달) 부서를 묶어 별도의 연구·개발(R&D) 법인으로 떼내는 안건을 통과시킨 일이었다. 한국지엠은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 안건을 최종 처리할 예정이다. 노조 쪽에선 한국시장 철수를 염두에 두고, 인력 감축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17%)인 산업은행도 법인 신설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 반발에 일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4일 이사회 당시에도 산은 추천 이사 3명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지분율에 따라 뽑힌 지엠 쪽 이사가 7명에 이르러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산업은행은 급기야 인천지방법원에 주총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노조는 물론이고 2대 주주인 산은의 뜻까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법인 신설을 밀어붙이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5월 정상화 방안에 따라 한국지엠에는 산은 지원금이 71억5천만달러(7조7천억원)나 들어갔다. 국민 세금이나 다를 바 없는 돈을 민간기업에 집어넣는다는 비판 여론에도 정부가 지원 결정을 한 것은 대규모 실업 사태를 막기 위해서였다.

가뜩이나 국내외 자동차 산업의 전망이 어두운 터에 노사 갈등, 주주 간 불협화음은 자칫 공멸로 치달을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본사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별도 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그다지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지원금만 받아먹고 본국으로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먹튀 논란’이 증폭될 경우, 평판 하락과 경영난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지엠이 83 대 17이라는 지분 구조의 우위만 믿고 일방통행을 계속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지엠은 이해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옳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866067.html?_fr=mt0#csidxcb888457bc2fdd0a7d668abb6eda6fa




한국지엠 노조 파업 예고…“한국지엠 먹튀 막아야”

조합원 투표서 쟁의행위 78% 찬성
노조 “법인 분리해 매각 수순 의도”
노사 갈등 격화로 다시 안갯속으로
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car/866096.html?_fr=mt2#csidx5fbf62cd78a9f7db4af6e9f29196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