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부정확할수 있다’ 경고문도 무시해”
한겨레의 ‘NYT 보도 비판’ 영문 기사도 소개
“뉴욕 타임스는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중을 속였나.”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이 17일(현지시각) 미 시사주간 <더 네이션> 온라인판에 실은 장문의 기사 제목이다. 셔록은 지난 주 <뉴욕타임스>가 ‘북한의 미사일 비밀 개발 의혹’을 보도한 것에 대해, 이 신문이 미국의 군산복합체 시각이 반영된 자료만 믿고 그보다 더 나간 ‘과장·왜곡된 뉴스’를 만들었다고 만들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14일 뉴욕타임스는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16개의 숨겨진 기지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거대한 속임수를 시사한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해당 기사는 곧바로 한국 뿐 아니라 미국의 군사안보 전문가들로부터도 과장과 왜곡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셔록은 “(문제의 기사를 쓴 뉴욕타임스 외교안보 전문기자인) 데이비드 생어가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북한 무기 개발에 관한 수십 건의 정보를 제공받아왔다”며 “이번 보도는 그의 ‘딥 스테이트 저널리즘(deep-state journalism)’ 방식에 심각한 의문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딥 스테이트’라는 용어는 ‘국가 권력의 핵심부 및 관료조직, 정보기관 등의 내밀한 곳에서 공적인 의사결정과 무관하게 중요 정책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인물, 또는 그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셔록은 “문제의 기사가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추잡한 정보원과는 무관할 수 있지만 분명히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결론을 과장·왜곡했다”며 “이 싱크탱크는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깊숙하게 연관돼 있으며 한반도에 대한 미국 언론 보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연구소의 북한 관련 보고서가 애초에 미국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또 “보고서 저자들이 맨 뒤에 큼지막하게 ‘일부 정보는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다’는 주의문을 달았음에도, 뉴욕타임스는 이런 경고를 무시하고 거기서 한 발 더 나갔다”고 지적했다.
생어 기자는 문제의 기사에서, 북한이 거짓말을 하고 있으므로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이며, 북핵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도 속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셔록은 <한겨레>가 이 보도의 문제점을 짚은 지난 14일치 기사 “뉴욕타임스 ‘숨겨진 북 미사일 기지’ 보도가 ‘과장·왜곡’인 이유”도 언급하며, 이 기사의 영문판을 자신의 기사 본문에 링크했다.
셔록은 앞서 13일 뉴욕 탐시스 보도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단지 뉴욕타임스가 ‘속임수’라고 말했다고 해서 곧 진실이 되는 건 아니다”며 “한국은 미국 언론이 자신의 친구가 아니라는 걸 빠르게 깨닫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정말로 부끄러워해야 한다. 데이비드 생어는 너무 오랫동안 북한 문제에 대한 미 정보기관의 대변인 노릇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팀 셔록은 1996년 미국 정부의 5.18 광주항쟁 관련 기밀 문서를 최초로 보도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18 당시 한국 군부의 집단발포 명령을 미국이 알고도 묵인했다는 내용을 추가 폭로한 바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70728.html?_fr=mt2#csidxda49f51afa0ef388b03dc6456e7cb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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