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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버닝썬' 이문호 대표 "경찰이 '감사하다' 했다"

천사요정 2019. 3. 17. 09:57

[경향신문] “아레나의 모든 틀은 내가 짰다” 단독 전화 인터뷰 클럽 버닝썬 이문호 대표, 마약검사는 자발적 협조 주장 “승리는 내 친구다. 내가 버닝썬의 틀을 짜고 나서 승리에게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다. 나는 버닝썬 지분을 10% 가지고 있고, 승리는 20%를 갖고 있다”


이문호 클럽 버닝썬 대표(29)가 세간에 처음 등장한 것은 클럽 내 폭행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여가 지난 뒤인 2월 4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고 “클럽 버닝썬은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즐겁게 어울릴 수 있을지 고민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러나 버닝썬이 설립 당시 취지와 다르게 세간에 비춰지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고, 이러한 상황에서 클럽을 계속 운영하는 것은 버닝썬을 찾아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오늘부로 클럽 버닝썬을 폐쇄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후 계속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조사는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사이버수사대, 광역수사대 세 곳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이 대표에 대한 네 차례 참고인 조사를 벌인 이후 다섯 번째 조사에서 그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이 대표의 모발에서 마약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주간경향>은 지난 3월 10일 이 대표와 20여분에 걸친 전화통화를 통해 입장을 들었다. 그의 발언은 일방적인 주장이다. 이 역시 경찰의 조사가 현재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주간경향>이 보도한 클럽 내 마약실태 기사에서 자신을 ‘약쟁이’로 언급한 것은 오보라고 주장했다.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3월 4일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럽 및 룸살롱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과거 마약 투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금 여기저기에서 물어뜯기고 있는데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할 비판에 대해서는 감내할 수 있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마약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내 인생 30년 만에 처음이었다. 마약도 종류가 상당히 많다. 국내 유통되는 마약 종류만 6~8종류가 된다는데 나는 그 중 한 가지에서만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것도 최근 두 달 사이에 (투약)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내 머리카락 길이가 15㎝로 긴 편이다. 이 정도면 1~2년 전에 투약한 것까지 다 검출된다. 그런데 (머리카락 끝부분에서는) 마약 관련 성분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양성반응이 나온 것 역시 다퉈볼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왜 마약검사를 받았나.

“내가 ‘약쟁이’인데 경찰에 모발과 소변을 줬겠나. 나는 김상교(최초 버닝썬 클럽 폭행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경찰에 자발적으로 협조한 것이다. 나는 피의자도 아니었고, 경찰에 애당초 소변과 모발을 줄 의무도 없었다. 나는 김상교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전 클럽 내 마약 유통이 없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고소인 자격으로 모발과 소변을 임의제출했던 것이다.”

-버닝썬의 법인 대표라기보다는 영업사장이라는 말도 있던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나는 버닝썬의 MD도 아니고, 영업사장은 더더욱 아니다. 나는 버닝썬의 법인 대표다. 나는 가게에 일주일에 한두 번만 출근할 뿐이고 나머지는 사장들이 알아서 한다. 그래서 한○○ 사장이랑 송○○ 사장이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길거리 다니면서 갤럭시 핸드폰을 파나? 나는 버닝썬의 대표이지 세일즈 직원이 아니다.”

이 대표는 항간에 나돌고 있는 자신과 관련된 지라시에 대해서도 먼저 언급했다. “나는 지금 지라시에 사람을 죽인 사람으로 돼 있다. 주식으로 사기를 쳐서 피해자가 스스로 죽게 만들었다고 나온다. 마녀사냥이라는 게 정말 대단하다.”

‘사실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강남에서 어린 나이에 성공해서 적도 많고 구설수에도 많이 오르는 사람이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나는 호스트바에 다닌 적도 없고, 나이트클럽 웨이터도 한 적이 없다. ㄱ고등학교를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 ㄴ고등학교에서 졸업했고, 이후 일본 교환학생으로 8개월 정도 있다 한국에 돌아와 21살 때부터 쇼핑몰을 운영했다. 1년 정도 일 없이 놀다 파티플래너 에이전시를 운영했다. 아레나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그때 처음 클럽에 상주하며 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레나가 자신 때문에 만들어졌다고도 했다.

-버닝썬 이전에 처음 클럽에서 일한 게 아레나인 건가.

“아레나는 나 때문에 만든 것이다. 내가 총괄이사를 하고 강○○ 회장이 지원하는 형식으로 아레나를 세웠다. 아레나의 모든 틀은 내가 짰다. 내가 그때는 아레나에서 영업사장도 했었다. 거기서 승리를 만났다. 아레나에서 독립하려고 내가 (버닝썬이라는) 사업 그림을 그렸다.”

-아레나에서 나오기 위해 승리와 함께 버닝썬을 만들었다는 말인가.

“승리는 내 친구다. 내가 버닝썬의 틀을 짜고 나서 승리에게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다. 나는 버닝썬 지분을 10% 가지고 있고, 승리는 20%를 갖고 있다. 나머지는 전원산업이 50%(편집자 주: 42%인 것으로 확인됨)를 갖고 있다. 이건 주주목록을 보면 다 나오는 내용이다. 지금 승리와 관련된 의혹들은 버닝썬이 아니라 전부 아레나에서 있었던 일 아닌가. 나는 아레나 대표는 아니다. 그리고 승리의 3년 전(2015년도 12월~2016년 초) 카톡 내용이 죄가 된다면 대한민국 남성들은 다 죄인 아닌가. 그리고 성매매가 이뤄진 것도 아니고 장난친 것만으로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 하나)…. 그리고 2015년에 벌어진 일을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나는 현재 언급되고 있는 승리의 단체대화창에 있지도 않았다.”

-지금 한 얘기로 봐서는 현재 언론에 나오고 있는 이 대표와 관련된 보도가 거의 오보란 말이 된다.

“여론이 안 좋은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그런데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이유가 물뽕(GHB)을 타서 여자들에게 먹이고 강제로 성폭행했다는 것인데, 그러면 그 피해여성들은 왜 경찰에 고소하지 않고 언론에다 흘리기만 하겠나. 지금 이 분위기에 고소하면 바로 가해자가 구속될 거고, 합의금도 받을 수 있고, 법적처벌 다 받을 수 있는데 왜 안 하고 있겠나.”

-버닝썬 내에서 물뽕을 술에 타 강간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부정하는 건가.

“경찰에서 강간 피해자로 조사받았다는 사람이 있나. 오히려 내가 룸에서 물뽕을 타서 강간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한 최초 유포자를 경찰 사이버수사팀에 잡아다 줬다. 반장님이 감사하다고 인사까지 했다. 나는 경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그런데 확인되지 않은 보도는 너무한 것 아니냐. 나는 버닝썬 폭행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게에 있지도 않았고, 마약 양성반응 나온 것도 다툴 여지가 있으며, 그외에는 기소될 게 하나도 없다. 일주일에 많아야 한두 번 클럽에 가는 내가 마약하는 사람을 어떻게 알 수 있나. 그리고 솔직히 마약(유통)이 버닝썬에서만 이뤄진다고 생각하나.”

이 대표는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인터뷰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버닝썬 폭행사건에서 시작된 각종 마약, 연예계까지 퍼진 성매매, 몰래카메라 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대표에게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신 ‘죄송합니다. 지금은 통화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자만 보내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3월 14일 <주간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주에는 이 대표를 소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https://news.v.daum.net/v/20190317090627922?rcmd=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