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윤리환경/상처는

추모의 날을 '분노'로 달궜던 막말.."징하게.."

천사요정 2019. 4. 16. 20:09

[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늘 하루 이렇게 곳곳에서 추모가 이어졌는데,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은 오히려 유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이들의 처벌과 제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파문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신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7, 18대 국회의원이자 현재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인 차명진 전 의원.

세월호 5주기를 하루 앞둔 어젯밤 유가족들에게 입에 담기 힘든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신들의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한다. 마녀사냥 기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순식간에 비난이 쇄도하자, 차 전 의원은 약 2시간 만에 글을 삭제했고, 오늘 오전 "세월호 희생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 같아 순간적인 격분을 못 참았다"면서 "머리 숙여 용서를 빈다"는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페이스북과 방송활동도 중단하겠다고 했습니다.

옛 새누리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오늘 오전, "받은 메세지"라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이제 징글징글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 의원도 논란이 일자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유가족이 아니라 정치권을 향한 얘기라며, 오해하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진석/자유한국당 의원] "정치권에서 제발 좀 세월호를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여론이야. 어떻게 오늘 같은 기일에 유가족을 향해서 그런 얘기를 하겠어."


청와대 게시판에는 "차명진 전 의원을 처벌하고, 방송에서 퇴출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세월호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차명진 전 의원이 "패륜적 능멸을 했다"며 즉각 고소고발하겠다고 했고, 정진석 의원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진석 의원은 오늘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 정치관련 학회가 주관한 '바른정치언어상' 시상식에 참석해 '품격언어상'을 받았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190416195809583


'막말하고 사과하고' 끝없는 반복..진정성 어디에



[뉴스데스크] ◀ 앵커 ▶

이처럼 자유한국당이 신속한 사과를 하고 징계 절차에도 돌입하긴 했지만, 사실 사고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한국당 인사들의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망언, 5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비난과 망언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뭔지 오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오늘 오전 인천에서 열린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일부 참석자들의 항의 구호가 들리는 가운데, 참사 당시 정부 각료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사고 당시 지난 정부에 몸 담고 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을 담아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하지만 같은날 오후 단원고 유가족이 중심인 세월호가족협의회가 주최한 행사엔 불참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다른 당 대표님들은 오후 3시에 안산 행사를 참석하신다고 하셔서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304분의 희생을 이곳에서 추모하고…"

가족협의회가 황교안 대표 등을 세월호 참사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것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됩니다.

사고 당시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 지금의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과도하게 묻고있다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주호영 당시 새누리당 의원(2014년 7월)] "저희들 기본 입장은 이것이 사고다, 교통사고다. 일반 사고에 비해서는 상당히 특별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단원고 유가족을 향해 여러차례 막말을 이어왔습니다.


[이완영 당시 새누리당 의원(2014년7월 국정조사)] "(세월호 피해자) 가족이 전문지식이 있습니까, 이성이 있습니까?"

급기야 '시체 장사' 발언을 했던 김순례 당시 대한약사회 부회장을 지난 총선 비례 후보로 공천해 당선시켰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의식과 반성이 한국당 내에서 공유되지 않다보니 유가족을 향한 막말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이번에도 해당 인사들에 대한 징계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304분 전체 희생자를 추모한다"던 황 대표의 진정성도 의심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


오현석 기자 (ohs@mbc.co.kr)

https://news.v.daum.net/v/20190416200109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