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가진 부모들이 운영한 ‘스펙 품앗이’
학교·졸업생 “공식적인 프로그램 없었다”
학교·졸업생 “공식적인 프로그램 없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출근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이 참여해 의학 논문을 썼다는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이 한영외국어고등학교 공식 프로그램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인맥을 가진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자기소개서 경력을 만들어주기 위한 ‘스펙 품앗이’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일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팀은 딸이 고등학생 때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 논란이 되자 “조국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에 다니던 중 소위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학교와 전문가인 학부형이 협력하여 학생들의 전문성 함양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여러개 프로그램 중 후보자의 딸은 모 대학 의대 교수였던 학부형이 주관한 프로그램에 다른 1명의 학생과 함께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1일 <한겨레>가 한영외고와 졸업생들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학교 차원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이라는 조 후보자의 해명과 달리 학교에는 그런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았다. 한영외고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학교가 공식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진 않았다”며 “유학을 진행하는 아이들이나 관심 있는 학부모들이 학교와 관계없이 활동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학교가 공식적으로 운영한 인턴십 프로그램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영외고 졸업생 역시 ‘학부형 인턴십’은 없었다고 강조한다. 조 후보자 딸과 같은 해 한영외고를 졸업한 ㄱ씨는 “만약 학교가 주도하는 ‘학부형 인턴십’이 있었다면 모두에게 공지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공지는 없었다”며 “자기들끼리 알음알음했던 것이지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주도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어 “교수 등 전문성 있는 학부모의 자녀들이 인맥을 통해 인턴 같은 것으로 스펙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그렇게 할 수 있는 학생들의 수는 절대적으로 적고 접근성도 상당히 낮았다. (조씨가 다녔던 한영외고) 국제반에는 좋은 집안의 자녀들이 많이 다녔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학교 공식프로그램이 아닌 학부모의 사적 인맥을 통해 스펙을 쌓았다는 말이다. 조 후보자의 딸과 조 후보자 딸이 참여한 의학 논문의 교신저자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은 한영외고 국제반에서 같이 공부했다.
물론 이런 스펙 품앗이가 조 후보자 딸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입시 컨설턴트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외고의 국제반 부모들끼리는 서로 돈독해서 인맥으로 인턴십을 소개해주는 관행이 있었다. 아무래도 학부모가 교수인 경우 그런 분야에 박식한 편”이라며 “인맥이 없어 (인턴 등)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학생들은 불만과 부러움이 공존했을 것이다. 자기가 스스로 대학 연구실에 찾아가서 ‘저 연구실 연구원이 될래요’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기준으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당시 (입학사정관이라는) 새 입시 제도 도입 초기이고 이후 규제가 강화된 측면이 있어 문제의식이 많지 않았을 수 있다”며 “다만 특목고 내의 네트워크를 통해 일반학생이 경험하기 어려운 혜택을 누렸다는 점에서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면 (학교에서) 지원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어서 애초 그렇게 해명을 했다. 다만 학교의 지원과 학부모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06618.html#csidxb607b94e71723b6825fb12cd62de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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