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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美 10년천하' 막내리고 韓·日 '새로운 10년' 온다

천사요정 2019. 12. 8. 21:52

CNBC "내년 신흥국 증시 기대"
뉴욕증시 10년간 상승세 '고평가'
월스트리트 일부 투자자금 이동중
미·중 무역전쟁이 변수 될 듯

          
내년 세계 증시는 미국의 '10년 천하'가 막을 내리고 한국, 일본, 독일, 중국 등의 새로운 '10년 천하'가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 일부 전략가와 투자자들은 이미 뉴욕증시에서 돈을 빼 신흥시장 등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뉴욕증시가 10년 상승세로 고평가된 반면 미국을 제외한 세계 증시는 저평가된 데다 세계 경제가 내년부터는 회복세에 시동을 걸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물론 세계 경제회복 전망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CNBC는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투자자들과 전략가들이 내년 이후 미국을 제외한 세계 증시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2010년 이후 세계 증시는 단 2차례만 뉴욕증시를 앞질렀을 뿐 지난 10년 대부분을 뉴욕증시 상승세에 짓눌려왔다.


뉴욕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010년 이후 180% 넘게 폭등한 반면 MSCI ACWI(전 세계증시)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상장지수펀드(ACWX)는 상승폭이 그 10분의 1 수준인 18%에 불과했다. 특히 신흥시장 주식시장은 실적이 더 형편없었다. 아이셰어즈 MSCI 신흥시장지수는 고작 4%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내년 이후에 상황은 반전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저평가된 세계 증시

BCA 리서치의 글로벌 전략 책임자인 피터 베레진은 "10년 넘게 낮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미국 이외 주식은 이제 미국 주식 실적을 웃돌 채비를 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성장세가 다시 탄력을 받고,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매력적 밸류에이션이 투자자들을 끌어당기면서 내년에는 세계주식 시장이 미국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노트에서 말했다. 밸류에이션의 대표적 잣대 가운데 하나인 주가수익배율(PER)은 뉴욕증시에 비해 세계증시가 크게 저평가돼 있음을 잘 보여준다. S&P500 지수의 PER은 2018년 8월 이후 가장 높아 20배를 웃돌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기업실적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상승세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전 세계 증시인 ACWI는 14.7배에 그치고 있다. 톱다운차트의 리서치 책임자인 캘럼 토머스는 미국과 세계증시 간에 '50% 밸류에이션 간극'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토머스는 분석노트에서 "물론 미국 이외 주식시장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50% 디스카운트될 만큼이나 되는가"라고 반문한 뒤 "간극이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벌어지는 어떤 시점이 되면 세계 주식시장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일본 주식 사라"

미국 증시와 세계 증시 간 양극화는 미국의 '나홀로 성장'과 세계 경제둔화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둔화에 맞서 통화완화를 동원하고 있는 데다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는 있지만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에 접근해가면서 경기전망은 나아지고 있다.


BCA의 베레진은 미·중의 무역전쟁 완화 노력이 내년 세계 경제회복세를 자극할 것이라면서 미국 증시에 비해 경기방어주보다 경기순환주 비중이 높은 세계 증시가 더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이미 세계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도 포착된다. 모간스탠리의 수석 미국주식전략가인 마이크 윌슨은 "시장은 이미 (세계 경제) 성장 전환 신호를 보내고 있고,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윌슨은 내년에 일본과 한국 주식을 사라고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그 대신 내년에는 미국 주식 비중을 축소하라고 주문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 225지수는 올 들어 16.4% 올랐고, 아이셰어즈 MSCI 일본 ETF(EWJ)는 18% 넘게 뛰었다. 한국 증시는 반면 코스피 지수가 올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고,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는 2% 넘게 하락했다.


독일과 중국 주식 매수 권고도 나왔다. 뉴빈 수석 투자전략가인 바리언 닉은 독일과 중국 경제는 밀접히 연관돼 있다면서 내년에 중국 경제가 좀 더 안정을 찾게 되면 독일을 비롯한 경제개방도가 높은 국가들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봤다.


한편 아스토리아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존 데이비는 내년부터 10년 동안은 세계 증시가 미국 증시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비는 "지난 10년은 미국이 전 세계 다른 나라들을 놀라울 만큼 압도해왔지만 향후 10년은 흐름이 바뀔 것"이라면서 내년부터 세계증시의 10년 천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https://news.v.daum.net/v/201912081737288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