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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유치원을 찾는 세 가지 방법

천사요정 2019. 12. 23. 00:44


ⓒ박해성 그림


지난 11월, 올해 네 살 아이(2016년생) 엄마들이 바빠졌다. ‘유치원 추첨’ 때문이다. 11월1일 유치원 입학관리 시스템 ‘처음학교로’ 학부모 서비스가 개통되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의 입학 정보를 열람하고 유치원에 지원·추첨·선발 여부 확인까지 가능한 시스템이다. 2020학년도 입학부터는 전국 모든 유치원이 의무적으로 ‘처음학교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각종 홍보자료를 내놓고 유치원 교직원들을 위한 ‘처음학교로’ 관련 연수도 진행했다. 유치원은 처음 도입하는 시스템의 모집요강을 계획·준비하느라 바빴고, 학부모들은 3지망까지만 지원할 수 있어서 유치원을 알아보느라 바쁜 가을이었다.


과연 학부모들은 어떤 기준으로 1·2·3지망 유치원을 골랐을까? 주변 엄마들에게 물어보았다. 일주일 넘게 밤새 검색하고 전화해보았지만 정보가 너무 없어서 그냥 가까운 거리의 유치원을 선택했다는 부모도 있었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거나, 최근에 개원하여 시설이 깨끗하고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대부분의 부모가 이런 기준으로 유치원을 선택할 것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8년째 근무하는 필자는 지인들로부터 좋은 유치원을 찾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다음 세 가지를 참고하면 될 것이다. 이 방법대로 유치원을 고른 지인 대부분이 현재 다니는 유치원에 만족한다고 한다. 좋은 유치원을 고르는, 조금은 사소하지만 확실한 방법을 소개한다(이 방법은 어린이집을 고를 때도 유용하다).


첫째, 일주일 동안 매일 저녁 9시 이후에 그 유치원 앞을 지나가며 교실에 불이 켜져 있는지 살펴본다.

둘째, 유치원 내부에 교사가 직접 만들었을 것 같은 장식이 얼마나 붙어 있는지, 각종 행사의 횟수를 알아본다.

셋째, 어린이집 유치원 통합정보공시 홈페이지에서 교사 대 아동 비율과 교사의 근속연수를 확인한다.


일주일 내내 저녁 9시 이후에도 유치원에 불이 켜져 있다면 그곳의 교사들은 야근을 자주 한다는 의미다(시간연장반이 있는 원은 제외). 유치원 교사가 야근을 자주 하면 그만큼 피로도가 높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일과 시간에는 굉장한 체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하원한 뒤에도 쉬지 못하고 행정업무와 수업 준비를 하느라 야근을 자주 하면 아이들에게 집중하여 지도하기가 힘들다. 수업과 돌봄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육아를 할 때를 생각해보면 똑같다. 부모가 피곤하면 자녀에게 집중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교사들의 근속연수가 긴 유치원 택하라

유치원 내부에 교사가 직접 만들었을 것 같은 장식이 많이 붙어 있다면, 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한 수업 준비 대신 유치원 장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확률이 높다. 행사도 마찬가지다. 외부에 보여주는 행사가 많다면 우리 아이들보다 오히려 행사를 준비하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어린이집, 유치원 통합정보공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교사 한 명이 많은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므로 그만큼 내 아이에게 집중할 시간이 적어진다. 또 교사들의 근속연수가 긴 유치원은 그만큼 근무환경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


유치원 교사의 근무환경은 유치원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근무환경이 좋은 곳은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적을 것이므로 아이들에게 좀 더 신경을 쓰고 지도할 수 있다.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가 행복한 것처럼 내 아이를 지도하는 선생님이 행복해야 내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알아볼 때 시설이나 프로그램 같은 외적인 요소보다 내적인 요소인 교사의 모습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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