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법률/정치는

'이국종 예산' 증액 놓고 숟가락 얹는 한국당...그럴 자격 있나

천사요정 2017. 12. 19. 08:03

여야 합의로 처리해 놓고, 나경원 "한국당 요청으로 증액"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권역외상센터 설립 법개정 적극 나선건 야당이었던 민주당




[라포르시안] "무전기 한 대 없이 소방헬기를 얻어타고 응급외상진료를 해야하는 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마주하고 보니, 이번 자유한국당의 요청으로 200억원 이상 증액된 2018년도 중증외상전문 진료체계구축 예산이 과연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을까 많은 우려가 됩니다....(중략)지금 정부는 공무원 증원, 법인세법 개정 등 국가의 영역이 아닌 일에는 개입하고, 정작 해야할 일은 등한시 하는 것이 아닌지. 외상센터, 북한인권, 한미동맹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해야할 책무에 대해서 다시한번 일깨워준 이국종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자신이 주최한 ‘포용과 도전’이란 세미나에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초청했다. 이 센터장은 이 세미나에서 ‘외상센터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센터장은 강연을 통해 권역외상센터 관련 예산이 증액됐지만 실제로 예산 지원이 절실한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의 말단부까지 내려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출처: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이와 관련해 나경원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요청으로 200억원 이상 증액된 2018년도 중증외상전문 진료체계구축 예산이 과연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을까 많은 우려가 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권역외상센터 같은 민생 관련 현안을 등한시 한다며 꾸짖기까지 했다.

그러나 나 의원의 이런 지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우선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 구축 예산이 자유한국당 요청으로 200억원 이상 증액됐다는 말부터 사실과 다르다. 알려진 것처럼 예산 증액은 여야 3당 합의로 결정했다.

 

<관련 기사: 여야, '이국종 예산' 증액 공감대…"권역외상센터 지원 서민들 위해 꼭 필요">


북한 귀순병사 사건으로 다시금 이국종 교수를 통해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상황이 조명을 받고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 구축 문제가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다뤄지자 뒤늦게 정치권이 나선 것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2018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권역외상센터 관련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시설과 인력지원을 확대하고, 중증외상 진료체계 전반을 개선해 나가겠다. 우선 전문의 및 간호사에 대한 인건비 지원,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영지원, 권역외상센터 신규설치 등 권역외상센터 추가지원을 위한 필요예산을 조속히 추가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도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 구축 예산이 감액된 게 오롯이 문재인 정부 잘못도 아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18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중증외상 진료체계 구축 지원 예산으로 올해보다 446억5,900만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중증외상 진료체계 구축 예산을 400억4,000만원으로 책정하면서 올해(439억6,000만원)보다 예산이 40억원 가까이 깎였다.

기재부가 중증외상 진료체계 구축 예산을 삭감한 이유는 앞서부터 이 사업 관련해 지속적으로 불용예산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증외상 진료체계 사업에서 불용예산이 발생한 건 권역외상센터 공모에 지원하는 병원이 없어 설립비로 지원해야 할 예산이 쓰이지 못했거나 전담의사를 구하지 못해 관련 인건비(1인당 연간 1억2,000만원)로 지원해야 할 예산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건 모두 박근혜 정부에서 발생했던 일로, 국회예산정책처가 지속적으로 불용예산 발생 문제를 지적했고 결국 문재인 정부에서 예산이 삭감된 것이다. 

무엇보다 전국에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는 법적 근거가 된 '이국종법(개정 응급의료법)'은 지난 18대 국회 당시 야당이었던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주도해 발의했다.


당시 통합민주당 주승용 의원과 오제세 의원은 중증외상환자를 전담하는 외상센터를 권역별 지역별로 지정하고, 응급의료기금의 세출예산으로 편성하도록 돼 있는 '도로교통법' 위반 과태료 및 범칙금 수입에 관한 한시 규정을 2017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연장토록 해 응급의료센터 건립과 운영 지원이 가능하게끔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야당이었던 민주당 측은 이 법안에 많은 관심을 쏟았고, 법안 통과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 2012년 5월 18대 국회 회기만료를 앞두고 극적으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른바 '이국종법'이 탄생했다.
 
권역외상센터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보건복지부가 전국적으로 17개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었다.javascript:newsWriteFormSubmit( this.document.newsWriteForm );

오히려 권역외상센터 설립은 이명박 정부 때 계획이 잡혔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복지부는 지난 2009년 수립한 '2010년~2012년 응급의료 선진화 추진계획'을 통해 전국에 광역거점별 외상센터 3∼5개소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1년 삼호쥬얼리호 석해균 석장 치료를 계기로 권역외상선터 설치 여론이 높아졌을 때도 관련 예산을 타내는 데 실패했다.

당시 복지부가 지난 2011년 권역외상센터 설립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낮다는 결론이 았고, 이를 근거로 당시 기획재정부가 관련 예산 편성에 퇴짜를 놓았다.

자유한국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여당이었지만 권역외상센터 설립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법개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석 선장을 치료한 아주대병원은 진료비 2억여원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건 물론 권역외상센터 지정공모에 신청했다가 한 차례 탈락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관련 기사: 아주대병원 ‘골든타임’ 악몽 오버랩…이국종 교수 “지쳤다…”>


심지어 석 선장을 국내로 긴급 호송하기 위해 사용한 에어앰뷸런스도 외교부가 지급보증을 서고 이국종 교수 개인명의로 빌렸고, 이용 비용이 제때 결제되지 않자 해당 회사가 이 교수한테 납부독촉장까지 발송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단독] “이국종 교수, 석해균 선장 후송 에어앰뷸런스 비용지급 독촉받았었다”>


이 모든 일은 자유한국당이 집권여당이었을 때 벌어졌다.

그동안의 상황을 살펴보면, 뒤늦게 이국종 교수를 불러 놓고 나경원 의원이 한 "지금 정부는 공무원 증원, 법인세법 개정 등 국가의 영역이 아닌 일에는 개입하고, 정작 해야할 일은 등한시 하는 것이 아닌지"라는 지적은 문재인 정부보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쪽에 해야 할 듯싶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http://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797


요정이 생각


2012년 예산 이국종샘 팔아먹고 예산은 다른데로 갔다죠

헬기에 무전기 갔다 달라고 7년전부터 하소연 했다는데 아직도 안줬다죠

이번엔 지켜 볼겁니다 그 예산 어디에 씌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