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윤리환경/환경은

한국 미세먼지 핫 스폿은 어디?..日 '청정 도시' 비결은?

천사요정 2020. 1. 4. 03:06

[앵커]

이렇게 공장이나 발전소 말고도 다양한 오염원들이 지역별로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농도 지역인 이른바 미세먼지 핫 스폿인데요,

어떤 지역들이고 원인이 무엇인지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KBS는 미세먼지 핫 스폿을 찾기 위해 전국 285곳 관측소의 초미세먼지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중국과 가까운 백령돕니다.

이곳의 연평균 농도는 17마이크로그램, 서해 한복판인데도 해외 대도시들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만큼 중국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렇다면 내륙 지역은 어떨까요?

낮은 곳은 백령도와 비슷한 수준인데, 높은 곳은 농도가 이 2배에 달했습니다.

붉게 표시된 경기 남부와 충북, 전북 일대입니다.


지역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경기 남부에서도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시화 산단입니다.

크고 작은 공장들이 빽빽이 들어선 곳이죠.

이 때문에 안산 지역은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배출량이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두 번째로 심한 곳, 자동차 수출입 물동량이 국내 1위인 평택항입니다.


평택시는 선박과 자동차에서 주로 나오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경기도 내 최다를 기록했는데요.

역시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물질로 꼽힙니다.


다음으로 안성시가 핫스폿으로 꼽힌 게 이례적인데요, 상대적으로 산업시설은 적지만 , 암모니아 배출량이 도내 1위입니다.

축산 분뇨나 비료에서 주로 나오는데, 주변 지역에서 배출되는 다른 오염 물질과 만나면 미세먼지를 만들 수 있는 물질입니다.


청주 등 충북 지역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입니다.

산업 단지가 밀집한 데다 동쪽이 산맥으로 막혀서 오염 물질이 쌓이면 빠져나가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핫 스폿, 전북 지역은 축사와 함께 농촌 지역의 소각 활동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지역별로 다양한 요인이 미세먼지 공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남 지방의 핫 스폿, 울산은 어떨까요?

이유민 기자가 이곳 현장과, 같은 공업단지지만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일본 규슈 지역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봤습니다.


▼ 일본 ‘청정 도시’ 비결은?


[리포트]

공장에선 쉴 새 없이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대기는 온통 뿌옇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의 4배를 넘습니다.

최고 1,000㎍을 기록한 곳도 있습니다.


[조강민/울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공단이 발생시키는 인체 유해물질이 미세먼지랑 합쳐져서 시가지 쪽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유해물질이 시민에게..."]

울산과 불과 200km 남짓 떨어진 일본의 공업도시는 어떨까?


기타큐슈시 공업단지 인근입니다.

울산처럼 바다를 끼고 수백 개의 공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공장 대부분은 매연을 거르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영남지역과 규슈지방의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은 30% 남짓으로, 비슷한 수준. 그러나 이곳의 연중 초미세먼지 농도는 울산의 절반 수준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중 한 곳으로 꼽힐 정도입니다.

이런 기타큐슈시, 최악의 공해로 '죽음의 도시'라 불렸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나미 아키라/기타큐슈 주민 : "제가 1970년에 여기에 왔는데요. 그때는 정말로 더러웠어요."]

심각성을 가장 먼저 깨달은 건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


[나카 다에코/도요타 부인회 회원 : "주부로서 가장 체감한 건 빨래 건조대가 새카매진다는 거였어요. 그대로 널 수가 없어요. 닦아야 하죠. 하지만 결국 빨래도 더러워졌어요. 그만큼 공기가 더러웠으니까요."]


전문가와 함께 환경오염이 아이들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조사해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며 지자체와 기업들이 행동에 나서게 했습니다.


기타큐슈시 당국은 집진설비를 갖춘 기업에만 증설을 허가했고, 규제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가키사코 히로시/기타큐슈시 에코센터 공무원 : "기타큐슈에서는 지금의 푸른 하늘과 바다를 되찾는 데 약 20년 걸렸습니다. 정부가 정한 환경기준보다 그 수치를 더 엄격하게 하고 있습니다."]

주민과 기업, 지자체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최악의 공해 도시는 이제 박물관에만 남았습니다.

["이것(분진)이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이렇게 많은 양이. 엄청나죠."]

[나카모토 사토시/환경박물관 관장 : "기타큐슈가 환경문제를 극복한 성공 요인은 기업과 시민과 행정이 같은 방향을 보고 3자가 함께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이정훈 기자 (skyclear@kbs.co.kr)

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https://news.v.daum.net/v/20200103213115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