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13일 전체 오프라인 매장의 약 30%에 달하는 비효율 점포 정리를 핵심으로 하는 `2020년 운영 전략`과 `미래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핵심은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수익을 개선하는 일이다. 쇼핑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사드, 노(NO)재팬, 코로나19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것이다.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 개 점포 중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3년 내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총 330만㎡(약 100만평)의 오프라인 공간을 `리셋`하고 업태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장으로 개편한다. 롯데쇼핑은 점포를 줄이는 것일 뿐 정리해고와 같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예퇴직과 자연 감소로 인한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2000여 명 수준인 본사 인력 중 최대 20%를 영업 인력으로 전환하는 조직 개편안이 공개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자산을 경량화해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하고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사업부 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 방안은 롯데쇼핑 실적 발표 후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콜에서 공개됐다.
롯데쇼핑은 이날 `어닝 쇼크` 수준의 지난해 실적을 공시했다. 오프라인 할인점과 마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4279억원(연결기준)으로 전년보다 28.3% 감소했다. 매출은 17조6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순손실은 8536억원으로 2017년(-206억원), 2018년(-4650억원)에 이어 적자 폭이 확대됐다.
롯데그룹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통 분야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