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밝혀진다/조국가족언론수사

“유재수 감찰 중단에 특감반원 분개”-“감찰 종료는 민정수석 재량일 뿐”

천사요정 2020. 5. 11. 00:23
조국 재판 정주행 ①

‘조국 아웃’과 ‘조국 수호’. 지난해 가을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에 모인 시민들은 정반대의 구호를 외치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로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갈등이 극에 달한 것입니다.

그 혼란스런 상황 속에 조국 법무부 장관은 임명됐고 35일만에 사퇴했지만 그는 이제 피고인으로 법정에 섭니다. 뇌물과 직권남용, 업무방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12가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가 “먼지털이식 인권침해”였다는 비판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권 행사”라는 논리가 여전히 맞서고 있습니다.

사건의 진실은 재판에서 가려집니다. 검찰과 변호인은 유·무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이고 사건 관계인은 공개된 법정에서 직접 증언에 나섭니다.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라는 선서는 법정 증언의 무게를 더합니다. <한겨레>는 조국 사건의 실체적 진실 파악을 위해 사건의 맥락을 짚으며 재판 상황을 정확하게 보도하려고 합니다.



유재수 전 국장 감찰 무마 관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유재수 전 국장 감찰 무마 관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앞, “조국을 구속하라”와 “조국은 무죄”라는 시민들의 고성이 한데 뒤엉켰다. 강제수사 255일만에 첫 재판을 받기 위에 법원에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취재진이 설치한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고 말하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조 전 장관 사건을 심리하게 된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도 “졸속재판을 해선 안 된다. 시간 제약을 받는 재판은 맞지 않다. 충실하게 심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2017년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부터 심리하기로 했다. 이날 법정에는 감찰 무마에 따른 직권남용 혐의로 함께 기소된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 나란히 피고인석에 섰고,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유 전 국장 감찰을 총괄한 이인걸 전 특감반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반장은 검찰 신문을 통해 유 전 국장 감찰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반면 변호인 쪽은 유 전 국장이 사표를 내는 선에서 사건이 정리된 건 민정수석이 적법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감찰 중단이 아닌 ‘종료’라고 반박했다.


■ 이인걸 “유재수가 실세구나…심적 압박 받았다”

이 전 반장은 유 전 국장 감찰에 착수하고 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기법으로 열어본 뒤 그가 실세임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했다. 다음은 이날 재판에서 진행된 검찰의 신문 문답. 

검찰 포렌식 결과 기억나는 거 있나?

이인걸 기사 딸린 차량 무상 제공은 다 나왔고 관련 업체에 사달라고 해서 골프채 받은 것도 나왔다.

포렌식 결과 보고가 두차례 이뤄졌는데 특이사항은?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유재수가 연락주고받는 사람들이 상당히 정부 실세인 사람 있었다. 언론에도 보도됐듯 당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김경수 의원과 여러가지 안부 뿐 아니라 인사 관련 문자 주고 받은 거 나왔던 것에 대해 보고드렸다.

검찰 조사에서 “당시 유재수가 김경수·윤건영과 함께 금융위 상임위원 누구할지 상의하고 유재수가 여당의 정치권 인사와 안부 주고 받아 ‘이 사람 생각보다 실세구나’ 생각했다. 자산운용사에서 골프채 받은 거 기사 딸린 차량 지원 기억난다”고 진술했는데 동일한 거 맞나?

맞다.

포렌식으로 얻은 메시지 내용을 소위 로데이터로 보고한 거지?

그런 걸로 기억한다.

피고인 박형철·조국에 보고가 모두 이뤄졌나?

전 박형철 비서관에게 했고 박 비서관이 조국 수석에게 보고했을 걸로 안다.

피고인 박형철에게 포렌식 분석결과 보고하며 메시지 내용 출력해서 함께 전달한 건가?

함께 보여드렸다.

아까 말한 여당 정치권 인사 문자나 이런 로데이터 자료 보고받은 피고인 박형철 반응은 어땠나?

저랑 같은 느낌이지 않았나 싶다. “생각보다 실세구나” 그렇게 반응했던 걸로 기억한다. 

유 전 국장이 여권 실세와 나눈 대화 내용을 통해 그가 ‘숨은 실세’임을 알게 됐다는 이 전 반장은 실제 감찰을 진행하며 이를 절감했다고 한다. 특감반의 문답조사를 받은 유 전 국장은 장기병가를 내고 추가 소명자료 제출을 사실상 거부했고 이 기간에 박 비서관과 자신에게 유재수 구명 민원이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 전 반장은 “유재수가 자료 내는 시늉만 하는 관계로 추가감찰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사실 유재수 구명 활동이 시작됐다. 청와대에 근무하는 다른 행정관이 저에게 ‘유재수 감찰한다는데 그 사람 참여정부에서 근무하고 좋은 사람이다’라고 했다. 반부패비서관(박형철)은 수석님(조국)에게 ‘유재수 건으로 많은 사람이 전화한다’고 말했다”는 검찰에서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재확인했다. 자신에게 ‘유재수 선처’를 직접 요청한 민정수석실 천경득 행정관과의 대화 내용도 소상히 밝혔다. 일련의 일을 겪으며 그는 “심리적 압박이 있었다”고 했다. 

“유재수 좋은 사람이다”라고 말한 청와대 다른 행정관이 누군가?

언론에도 나왔듯 천경득 행정관이다.

구체적 경위는?

유재수 국장 감찰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천경득으로부터 연락 와서 저녁 먹었다. 먹는 와중에 “유재수 국장 사건 어떠냐. 괜찮은 사람이다. 유재수는 정부 도움 되는 사람이다” 그런 식으로 말했다.

검찰 조사 받을 당시에는 천경득이 이렇게 말했다고 진술했다. “유재수 우리 편이다. 유재수 살려야 이 정부 도움된다. 청와대가 금융권 장악하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 정부에 필요하다. 봐주면 안되냐. 정부 출범 얼마 안된 시점에 금융권 장악해야 하는데 요직인 정책국장 날리면 정부에 많은 부담돼 좋지않다. 유재수 개인적으로 아는 좋은 사람인데 살려야 한다”. “수차례 공격적 훈계조 말했다”고 했는데 맞나?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나지만 저런 취지였고 공격적이라기보다 제가 기분 좋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

천경득은 검찰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저는 이인걸이 사람 찍고 기획감찰한다는 느낌 받았다. 저는 유재수 개혁적 인물이고 국장 얼마 안됐는데 거기 털면 정부에 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인걸에 ‘유재수 왜 감찰하냐’며 핀잔 준 사실있다. 구체적 비위를 모르는 상황에서 이인걸이 자랑하듯 유재수를 감찰한다는 말을 듣고 ‘제가 만나본 유재수는 그렇지 않았다’”고 진술했는데 이 사실 맞나?

제가 유재수 국장을 알지도 못하는데 찍어놓고 감찰할 이유없고 감찰하는 거 자랑하듯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천경득 말하듯이 핀잔 주는 조로 말한 건 사실이다.


2017년 7월 조국 민정수석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7년 7월 조국 민정수석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감찰 보고서 세게 썼지만 결국 중단…특감반원들 분개”

이 전 반장은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을 통해서도 유재수 구명 민원이 많이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전방위적 구명 움직임에 맞서기 위해 특감반은 ‘유재수 비위 중간 보고서’ 제목에 박근혜 전 대통령 조카기업과 연루된 첩보도 반영해 “세게 썼다”고 했다.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기에 “중대사안임을 수석님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특감반 실무자가 달았던 유재수 감찰 중간보고서 제목은 ‘금융정책국장 박근혜 전 대통령 조카기업 스폰 의혹’이었다.

그러나 보고서를 올린 뒤 유재수 감찰은 흐지부지됐다. 유 전 국장이 감찰을 피해 장기병가를 낸 뒤였다. 이 전 반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다. 


박형철은 유재수가 병가간 사실을 조국에도 보고했나?

보고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병가간 사실을 보고하니 박형철이 “홀딩하고 있어라” 말했다가 2017년 1월 “유재수가 사표낸다고 한다. 이 정도로 정리됐다. 위에 얘기됐다니 우리도 감찰 진행 필요 없다”고 했다는데 맞나?

맞다.

“위에서 이야기됐다”는 이 말의 의미는 뭔가?

저는 수석님이 결정한 것으로 기억한다.

결정 전달받고 어떻게 생각했나

미흡한 거 있고 아쉬운 거 있지만 위에서 결정하니 공무원으로서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청와대 ‘윗선’ 지시로 유재수 감찰이 종결되자 특감반원들은 매우 분개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날 증인신문을 통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특감반원들이 진술한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증인이 특감반원들에 피고인 박형철이 한 ‘감찰 중단’ 지시 전달하며 “이 새끼 진짜 해야 하는데, 감찰해야하는데”라고 말한 사실 있지?

있다.

○○○은 그때 상황을 이렇게 복기했다. “특감반장 자체도 엄청 짜증난 거 같다. 윗선이 갑자기 감찰중단해 화나고 팀원에 면목서지 않겠죠”라고 한 걸로 보아 특감반원도 반장이 분개한 상황 인식한 걸로 보이는데 맞나?

그랬을 거다.

화가 나고 기분이 언짢은 이유는 뭔가?

더 확인해야 하는데 못한 부분이라 그런 거다.

당시 중단 지시 받은 특감반원 반응은?

다른 반원들은 제가 직접 이야기 한 게 아니라서 모르겠고 특감반 데스크는 침울한 분위기였다.

검찰 조사에서 “박형철이 당시 ‘유재수 감찰 못 하는 거 특감반원 반응 어때?” 물은 거 같고 제가 ‘좋을 리 없죠. 못하게 됐는데’라고 하니 박이 ‘특감반원 잘 다독여줘라’ 했다”는데 사실 맞나?

맞다.

특감반원은 당시 감찰 중단 지시 받은 상황에 대해 검찰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먼저 특감반 데스크는 “유재수 엄청 나게 소위 빽 좋은 사람인 거 알았다. 저희 한창 감찰 진행하고 휴대폰 포렌식 결과도 잘되는데 당사자 병가 사라진 사이 위에서 그만하라니 어이 없었다”고 진술. ◇◇◇은 “유재수 감찰진행 상황에 특감반원 모두 불만 많았다. 유재수 감찰 건 진행 전혀없다. 유재수 정권실세 이용해 청와대 특감반 감찰을 무력화한 거라 특감반원 자존심에 상처 많이 입은 상황이었다.” □□□는 “금정국장 자리 세긴 세구나 이런 경우 처음이다” 진술. 다른 반원 △△△은 “특감반 존재이유가 유재수 같은 고위공직자 감찰하라 생긴 거다 정의에 얼마나 반하냐.” ▽▽▽는 “사건 이런식으로 마무리해도 되나. 진짜 세다. 문자만 봐도 실세 많은데 그래서 이런 식으로 접는구나“ 이렇게 진술했다. 유재수 감찰 건에 대해 관여한 모든 반원이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보아 특감반원 감찰중단 지시에 불만이 매우 많은 상황으로 보이는데 어떤가?

그렇게 생각했을 수 있다.


■ 변호인 “감찰 종료는 민정수석 재량…직권남용 성립 안돼”

검찰은 이 전 반장 증인신문을 통해 청와대 특감반의 유재수 감찰이 종료된 당시 상황을 소상히 밝히는 데 주력했지만, 변호인은 사실관계보다는 법리적 쟁점에 집중했다.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의 쟁점은 결국 유 전 국장의 감찰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이 존재했는지다. 형법 123조에서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 직권남용죄를 규정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직무상 권한’과 특감반원들의 법적 권리를 어느 수준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는 것이다. 대통령비서실 직제규정 7조는 고위공직자 감찰 관련 민정수석과 특감반원들의 직무 범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특감반의 감찰업무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강제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 검찰은 이 규정에 근거해 조국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 중단’ 지시가 특감반원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공권 구매비용, 해외 체류비 의혹에 대해선 유재수 소명자체를 못하고 있었고 나머지 혐의도 사실확인이 필요해 유재수에게 자료 내라고 했지?

그렇다.

일반 공무원이 1000만원 이상 향응수수 한 것으로 강하게 추정되면 어떻게 조치돼야 하는 게 맞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이 사건을 가정으로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사표만 받고 정리할 수 있다는 규정 있나?

그런 거 없다.

특히 고위공무원이 문제가 되면 더욱더 엄벌해야 하는데 어떻게 보나

그렇다

그럼에도 유재수 관련 4차례 서면보고했는데 민정수석실에서 공식적 조치 없었지?

공식적 조치 없었다.

이에 조 전 장관 변호인은 유 전 국장이 병가를 내고 사실상 잠적한 상황에서 감찰 종료 외에 다른 방법이 없지 않느냐는 취지로 반대신문을 이어갔다.

조국 변호인 유재수가 병가 며칠 갔는지 아나?

이인걸 총 기간 말씀하시나? 굉장히 오래갔다고 나중에 들었다.

11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가버렸다. 유재수한테 전화해서 나오라거나 소명자료 내라거나 이런 독촉했나?

위에서 홀드하라는 말 듣기 전까지는 계속 자료제출 독려하고 연락했다.

병가 이후에 연락됐나?

잘 안받긴 했는데 완전 두절은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 반원 통해서 연락했는데 원활히 잘 되는 건 아니었지만 아예 안되는 건 아니었다.

포렌식 이후 휴대폰 돌려줬나?

바로 돌려줬다.

그 전화번호로 연락했는데 가끔 받고 나중에 안되고?

저는 그렇게 기억한다.

그 상황 되면 감찰반원은 뭘 할 수 있나? 전화를 안 받으면?

찾아가야 되는 거 아닌가요. 허허

찾아간다고? 유재수가 어디있는데? 병가내고 잠적했는데?

그래서 제가 반문을 한 거다.

병가를 내고 출근 안했다는 건 알죠? 혹시 찾아가본 적은 있나?

그러진 않았다. 다만 팩트만 말씀드리겠다. 홀드하고 있으라는 지시 있기 전까진 전화 연락 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자료 제출 독려하고 있었고. 그러다가 병가 사실 알았고. 입원했는지 집인지 모르지만 전화해서 독려하는 것도 조금 그런 점이 있어서 비서관에게 보고했다. 그래서 잠깐 “홀드하고 있어라” 그렇게 지시 내려왔던 것 같다.

좌우지간 어찌됐건 유재수가 자발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방법은 없었던 것 맞지?

있다 없다 판단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럼 어찌할 수 있나? 감찰을. 유재수가 전혀 협조 안하고 오라 해도 안오고 병가 내고. 여기서 감찰반이 뭘 할 수 있나?

가정을 전제로 물으신다면 잘 모르겠다. 근데 그 당시는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과연 그랬을 때 어떻게 했을지는 생각한 적 없다. 


2019년 11월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으로 출석하는 유재수 전 금융위 국장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019년 11월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으로 출석하는 유재수 전 금융위 국장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조국 “유재수 비위 혐의 약했다”…이인걸 “사실과 달라”

이 전 반장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인 2018년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서 “유 전 국장 비위 첩보가 접수돼 조사한 결과 그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며 유재수 감찰 종료의 정당성을 주장했는데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조국은 2018년 12월31일 국회 운영위 출석해서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저희에게 유재수 전 금융위 국장 비위첩보가 접수됐다. 비위첩보 자체 근거가 약하다. 그런데 비위와 관계없는 사적인 문제 나왔다. 민정수석실에서 금융 관련 업무는 민정비서관실이어서 백원우 비서관에게 금융위에 통보하라 지시했다”고 했는데.

TV로 본 사실 있다.

이러한 답변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나?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 있다고 생각한다. 항공권 제외한 나머지는 다 확인해서 “근거가 약하다”는 건 잘못된 표현이다.


당시 조국 민정수석은 유 전 국장의 비위 혐의가 약해 관계기관 이첩 등의 후속조처 대신 사표 수리로 상황을 정리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의 이 결정이 특감반원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인지는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할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유 전 국장의 감찰 마무리 과정이 통상적인 절차와 달랐다며 특감반의 업무를 조 수석이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반장도 비위 혐의가 인정되면 관계기관에 사건을 이첩하거나 수사 의뢰를 해야 하지만 유 전 국장 사건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최종보고서’ 작성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 전 반장이 중간보고 형태로 사실 확인을 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고, 박형철 전 비서관에게도 이첩 또는 수사 의뢰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것을 구두로 보고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찰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유 전 국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쪽으로 감찰이 ‘중단’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쪽은 이러한 처리 방식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이날 오전 재판에서 “특감반은 수사하는 곳이 아니라 강제력 없이 사실 확인 권한만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은 ‘최종 결정권’을 행사해 유 전 국장을 조치한 것이다. 재량권 남용은 별론으로 해도 이것이 어떻게 직권남용인지 법리적으로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또 특감반 감찰 업무 일반에 대해 민정수석에게 부여된 폭 넓은 재량권을 근거로 조 전 장관의 권한에 따라 감찰이 ‘중단’된 게 아니라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감찰이 종결될 경우 민정수석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 정한 규정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이 전 반장도 “정해진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민정수석의 최종 처분 결과를 특감반장에게 공식적으로 전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감찰 결과에 대한 처분으로 유 전 국장의 사표 수리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감찰도 ‘종료’된다는 논리다. 또 이 전 반장에게 “감찰에 대한 최종 처분 권한이 민정수석에게 있다는 것은 인정했고 최종 처분 어떻게 하느냐는 특감반원의 의사나 의도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물었고 “최종적으로는 수석님이 하는 것”이라는 답변도 받아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변호인도 민정수석의 감찰 업무 재량을 강조하며 민정비서관은 특감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백 전 비서관은 유재수 감찰 건에 있어서 직권남용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백원우 변호인 특감반은 법률상 근거는 없죠?

이인걸 법률? 법령?

대통령령 비서실 직제에 근거한 조직이죠?

네.

직제 규정을 보면 특감반과 민정수석비서관 반부패비서관 위계질서 규정하고 있지는 않죠?

꼭 조직을…

민정비서관이나 반부패비서관은 언급 안 돼 있습니다. 근데 훈령으로 민정수석실 밑에 반부패 두고 그 밑에 특감반을 두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비서실 훈령이나 운영에 관한 규정을 보면 대통령 명을 받아서 특감반 두게 돼 있죠? 둘지 말지는 대통령 권한이죠?

법령에 있는데 안 둘 이유가 있을까.

어쨌든. 그러고 나서 대통령 보좌하기 위해서 비서실장 권한으로 민정수석비서관, 반부패비서관 위계질서를 대통령 운영에 관한 규정으로 둔 거죠?

네? 네.

비서실장과 민정비서관은 고도의 정책적 결정 담당하고 있죠?

제가 대답할 건 아닌 것 같아요. 정식 공무원 규정은 제가 숙지할 수 없어서

국가공무원법 2조를 보면…

법령말고 내가 경험한 사실에 대해 여쭤봐달라.

백원우는 민정비서관이었는데 특감반 감찰 관해서는 아무런 권한 없지?

법령에 없고 제가 백원우 비서관과 특감반 업무 관련해 대화 나눠본 적 없다.

그걸 염두에 두고 한 질문이다. 백원우는 민정비서관이고 직접 증인과 접촉한 바 없기 때문에.

특감반 업무와 관련해 협의하거나 지시 받거나 한 거 없다는 것이지 접촉은 한다. 바로 옆 비서관이시니.

그 수사와 감찰 차이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대통령비서실 운영규정 상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의뢰 또는 이첩한다는 규정만 있어서 기본적으로 수사는 하지 말라는 의미지?

수사하지 말라고? 그렇죠.

임의수사도 하지 말라는 거 아닙니까?

수사의 정의 내리시는 건가?

첩보 수집, 신빙성 확인하는 걸로 한정하고 있죠?

그렇게 한정하고 있죠.

그걸 넘어서 수사는 하지말라는 거지?

그런 규정은 없다. 다만 수사는 수사기관이 하는 거지

수사기관에 의뢰하거나 이첩해야 하는 거지?

아니 근데 자꾸 법령 가지고 해석을…

특감반에는 감사원 같은 규정 없지?

없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민정수석비서관 입장에서는 다양한 처리방식 있는 거 아닌가. 재량 있지?

재량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다양한지는 모르겠다.

한편, 조 전 장관 변호인은 이 전 반장의 검찰 진술이 두번째부터 달라졌다는 점, 백 전 비서관 변호인은 피의자였던 이 전 반장이 불기소 처분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 전 반장 증언 신빙성에 의문을 표한 것이다. 

조국 변호인 증인은 이 사건 관련해 총 몇차례 조사를 받았나?

이인걸 유재수 감찰 건으로는 세번이다.

피의자 신분 조사였나?

그렇다.

증인의 검찰 진술을 보니 2019년 2월15일, 3월15일, 4월10일. 직권남용 관련해 네 번을 더 받았나?

네. 그런데 유재수 건은 아니었다.

변 다른 직권남용?

네.

2019년 7월10일 검찰에서 조사받기 전에 사전면담한 걸로 돼 있다.

1회 조사 때?

네. 사전면담 기억나나? 오전 10시에 가서 시작 시간은 오후 2시10분. 2시 10분까지 뭘 하셨나?

다른 사건으로 조사받은거 아닌가?

조서에 돼있어서. 다른 사건을 여기 적을 수는 없지 않나?

조사 장소 도착시간 10시5분. 하루에 받는데 오전에는 딴 거 받고, 형제번호가 많다. 오전에 받고 오후에 딴 거 받고

증인이 조사 3번 받았는데 두번째 11월16일 검찰 조사 받으며 종전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 번복하셨다. 7월과 11월 증인 진술이 달라지게 된 계기가 있었나?

유재수 국장에 대해 혐의 많이 드러난 것 같고 제가 한 부분과 상당히 일치하는 것 있었고 ○○○(특감반원)도 같이 조사받았는데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들었다. 더이상 사실대로 인정 안 하고 감추는게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7월과 11월 사이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수사라인 검사로부터 연락 받은 적 있나?

7월과 11월 사이?

두 개 조사 사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진 않다.

정확히 기억 안 나나?

네.

백원우 변호인 검찰에서 3회 걸쳐 증 조사 받았는데 불기소 처분 받았나?

어떤 조사?

피의자 신분으로 받았잖아.

아, 네.

불기소사유가 뭐냐

저는 아는데 굳이 이 자리에서 내가 왜 말해야 하나.

■ 특감반원·유재수 증인신문 이어질 듯

이날 검찰과 변호인은 이 전 반장에 대한 신문을 4시간만에 마무리했다. 검찰은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집중 심리가 필요하다며 주 1회 재판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사건도 함께 맡고 있는 변호인들의 사정을 고려해 다음달부터 2주 간격으로 재판을 열기로 했다.

두번째 공판은 다음달 5일에 열린다. 이날 재판에는 유 전 국장의 비위 첩보를 맨 처음 입수했던 특감반원 이아무개씨와 이씨의 보고를 이인 전 반장에게 보고한 특감반 데스크 김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특감반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마무리되는 7월쯤엔 감찰 사건의 당사자인 유 전 국장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이인걸 씨가 어떤 분인지..

* 과거 논란 행적
1. ‘왕재산’ 사건 주요 혐의 무죄
2. 이명박 내곡동 사저 땅 헐값 매입 의혹 사건에서 무혐의 주장
3. 통합진보당의 이적성을 주장하는 논리 개발에 참여
4.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대리인으로 활동
5.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연루 롯데 변호
6. 거짓 해명 논란 (출처: 위키백과)

* 관련 기사
"이인걸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은 이명박 정부 말기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의 말석(막내) 검사였다. 당시 검찰은 대구·경북이나 고려대(TKK) 출신 검사들이 요직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티케이도 고려대 출신도 아닌 이 검사는 핵심 공안부서에서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민혁당 이래 최대 규모 반국가단체”라는 왕재산 사건의 주임검사도 그였다.
2012년 2월,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연구관으로 발령났다. 공안검사였던 그의 중수부 연구관 발탁은 이례적이었다. 복수의 검사들은 당시 대검 중수부장의 보좌역인 이금로 수사기획관(현 대전고검장)이 데리고 왔다고 증언한다. 대검에서 연구관들은 그림자처럼 일하지만 그는 그곳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명박 대통령 일가 내곡동 사저 땅 헐값 매입 사건 처리 과정에서 특히 그랬다. 수사 결과 발표 전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4 대 4로 모여 회의를 열었는데 이인걸 연구관은 이 자리에서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 이금로 수사기획관, 홍지욱 감찰부장과 함께 ‘죄가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당시 회의 내용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이인걸은 참 웃기더라. (대검 수뇌부의 무혐의 의견을 그대로 반복하는) 완전 앵무새였다”며 혀를 끌끌 찼다. 공안부에서 그랬듯 중수부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았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법무부 ‘위헌 정당·단체 관련 대책 티에프’에 파견돼 통합진보당 해산 작업에 매진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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