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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묵시록

천사요정 2020. 11. 6. 05:07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2010.05.28 03:28

 

 

['對北조치' 이후 한반도]

 

 

北이 '개성공단 차단' 먼저 꺼냈다

 


"검토 착수할 것" 다소 신중한 표현…

 

점차 수위 높여가는 '살라미 전술' 예상

 

 

북한군 총참모부가 27일 천안함 국면에서 처음으로 "개성공단 전면 차단"을 직접 언급했다. 남북 모두에게 '뜨거운 감자'인 개성공단 카드를 북한이 먼저 꺼내 든 모양새다.

 

그러나 북한도 개성공단 폐쇄 방아쇠를 당장 당기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북한은 25일 밤 "모든 남북관계 단절"을 발표했지만 26일에 이어 27일에도 600여명의 개성공단 통행을 예전처럼 허락했다.

 

특히 총참모부는 "개성공단 차단 검토에 착수할 것"이란 다소 신중한 표현을 썼다. "북한이 이제야 차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정부 당국자)는 관측이다. 북핵(北核) 협상 때 단골로 써먹던 '살라미(얇게 썰어먹는 이탈리아 소지지) 전술'을 개성공단 협박에도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으로 북한은 '차단 검토 중'→'차단 시기 검토'→'차단이 멀지 않았다' 등으로 야금야금 구두(口頭) 협박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 강둑에서 쉬는 북한 노동자들… 27일 중국 북동부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인근에서

압록강 너머로 북한 신의주의 노동자들이 강둑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천안함 격

침사건으로 남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의 결 정이 주목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문제는 북한이 협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우리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면 북한은 예고한 대로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할 것이란 견해가 많다. 작년 3월에도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빌미로 개성공단 통행을 며칠 간 끊은 적이 있다.

 

또 총참모부가 "북남 교류 관련, 모든 군사적 보장 조치들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은, 개성공단 통행 여부와 별개로 남측 통행자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겠다는 협박이란 주장도 적지 않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우리측의 심리전 방송 재개→북측의 조준 사격→개성공단 폐쇄 순으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현재 우리 군 당국은 대북 심리전 일환인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나흘째 연기하고 있다. 당초 군 관계자는 "날씨만 맞으면 언제든 날려 보내겠다"고 했지만 요즘은 "전단 효과 극대화 시점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측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열흘쯤 뒤 재개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북 심리전 방송 전에 개성공단 국민을 철수시키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지만 '끝까지 남겠다'고 주장할 국민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여 고민스럽다"고 했다.

 

물론 남북관계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북한으로서도 부담이 크다. 개성공단 폐쇄시 북한은 4만2000여명 근로자들의 생계 문제뿐 아니라 개성시 도시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고민까지 떠안아야 한다. 10만명이 넘는 개성 시민은 공단에서 정수 처리한 물을 수돗물 형태로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공단이 멈추면 우물부터 파야 할 처지가 된다.

 

이날 총참모부는 개성공단 차단을 제외한 다른 군사적 조치에 대해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조선 서해상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체결했던 쌍방 합의를 무효화한다"고 했는데 이는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문 파기를 의미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시 북한은 심리전 중단을 원했고, 우리는 우발 충돌을 막기 위한 남북 선박끼리의 통신망 가동을 원했다"며 "우리가 심리전 재개 방침을 밝히자 북한은 선박 통신 차단으로 맞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총참모부는 "국방위 검열단에 대한 차단 행동이 계속되는 한 '날조극'의 정체를 끝까지 밝힐 것"이란 말도 했다.

 

또 이날 통고문이 "혁명 무력의 1차적 대응"이라고 밝혀, 조평통 담화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추가 조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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