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2014년 남북 군사회담에 북 수석대표로 참석
당시 새누리당 "남북 갈등 대화로 푸는 게 바람직"
이번엔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며 "사살 대상" 반발
추미애 민주당 대표 "올림픽 재뿌리는 행동 그만하라"
[한겨레]
더불어민주당이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25일 방남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천안함 사건(2010년) 주범’이라고 지목하며, “한국 땅을 밟으면 사살할 대상”이라고 반발하는 자유한국당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 10월 ‘판문점 우리 지역’에서 열린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의 북측 수석대표가 김영철 당시 북한 정찰총국장이었는데도 남북 대화 노력에 대한 환영 논평을 낸 사실을 비판의 근거로 들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폐막식에도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큰 의미가 있다”며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북한 고위급 인사(김영철)를 꼬투리 삼아 국회 보이콧(전면 중단)을 운운하며 올림픽 마지막까지 훼방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4년 10월15일 남북 군사회담에 나선 북측 수석대표가 바로 김영철이었다”며 “당시 일부 언론에서 천안함 배후설이 제기됐지만,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오히려 남북대화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공식 논평을 낸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안보 무능 세력인 자유한국당이 남의 나라 잔치도 아니고 자기 나라 잔치에 재를 뿌리는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2014년 10월 남북 군사회담 당시 사진을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그때 남북이 ‘판문점 남측’(평화의집)에서 만났다. (자유한국당이) 지금처럼 (반발)한다면 그때 그렇게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시 김영철 북측 수석대표가 우리 지역으로 넘어와서 회담에 참석한 점을 우 원내대표가 강조한 것은, 현재 자유한국당이 “김영철이 한국 땅을 밟으면 긴급 체포하거나 사살할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당시 남북 군사회담 다음날 새누리당이 “평화통일 등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해가 있으면 조정해야 한다”는 논평을 낸 것을 언급한 뒤, “자신들이 여당일 때 높이 평가하던 회담 당사자인 2014년의 김영철과 지금 거품을 물며 막는 김영철은 어떤 차이가 있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이성을 찾고 무엇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철 북측 수석대표가 참석한 남북 군사회담 다음날인 2014년 10월16일,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이 낸 공식 논평
어제 판문점에서는 장성급 군사회담이 비공개로 개최되었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2007년 12월 이후 7년여 만이며, 남북 군사회담은 지난 2011년 2월 실무회담 개최 이후 3년 8개월 만에 열린 것이다. 비록 현재 남북관계가 대화와 도발의 국면을 오가는 상황이긴 하지만 대화의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매우 바람직하다.
남북의 갈등은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부작용이 덜하다. 북한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가지고 남북대화에 성실히 임할 때 남북관계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의 제안에 대해 북측은 아직까지 답변을 보내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문한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은 2차 고위급 회담에 대해 “남측이 원하는 시기에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말했다.
북측은 우리 정부의 제안에 신속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 놔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북한의 선수들에게도 뜨거운 응원과 박수를 보낸 우리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고 도리다.
공자는 “산을 움직이려 하는 이는 작은 돌을 들어내는 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남북 갈등해소와 평화통일 등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선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해가 있으면 풀고 의견이 다르면 조정해야 한다. 대화조차 하지 않으면 갈등의 골은 계속해서 깊어 질 수밖에 없다. 남북대화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http://v.media.daum.net/v/20180223110603369?rcm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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