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굳이 국무회의 올 필요 없는 사람” 사실상 자진사퇴 압박
한상혁 위원장 직권남용 고발 사건, 1년10개월만에 고발인 조사
검찰, 2008년 정연주 KBS 사장 ‘배임죄’ 무리한 기소 반복되나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실까요?”(기자)
“임기가 있으니까 자기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 아니겠습니까.”(윤석열 대통령)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4일 국무회에서 참석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지만 2008년 방통위 탄생 이후 14년간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통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그리고 윤 대통령이 17일 출근길에서 직접 방통위원장 거취에 ‘쐐기’를 박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향해 “굳이 올 필요 없는 사람까지 다 배석시켜서 국무회의를 할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으며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논의도 많이 하는데 이들이 오면 다른 국무위원들이 마음에 있는 얘기들을 툭 터놓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관례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해온 장관급 인사를 가리켜 “굳이 올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못 박은 것. 사실상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한상혁 위원장은 2023년 7월까지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
대통령 메시지, 검찰 수사 압박으로 이어지나
이 같은 대통령의 직접적인 메시지는 검찰 수사를 통한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기훈)는 16일 오전 한상혁 위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대표를 불러 2시간가량 조사했다. 2020년 8월 고발사건인데 1년10개월이 지나서야 고발인 조사에 나선 것. 법세련은 2020년 3월 방통위가 채널A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채널A가 기준점인 650점을 넘긴 662.95점을 받았으나 한 차례 재승인 보류 결정을 내렸다며 한 위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를 두고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보류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당시 코로나19로 심사가 미뤄지다 보도전문채널은 재승인 유효기간이 임박해서 처리했고 종편은 시간이 있으니 좀 더 검토했던 것”이라며 “직권남용은 사실관계를 잘 모르고 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종편 재승인을 미룬 게 아니라 보도 채널을 먼저 처리한 것으로, 과거 유사한 사례도 있어서 직권남용 혐의는 성립 자체가 안 된다는 게 방통위 측 설명이다.
실제 2020년 3월26일 전체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적책임 공정성, 편성 보도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청문 절차 등을 거친 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원안대로 의결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후 채널A는 4월9일, TV조선은 4월10일 재승인 관련 청문 절차가 이뤄졌다. 이날 YTN과 연합뉴스TV는 재승인을 의결했는데, 두 방송사의 재승인 유효기간은 그해 3월31일까지였다. 방통위는 4월20일 TV조선와 채널A의 방송사업을 조건부 재승인했다.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 유효기간은 그해 4월21일까지였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관계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리하게 한상혁 위원장을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정부 방송장악을 도왔던 검찰의 ‘선례’가 있어서다.
정연주 KBS 사장의 과거, 한상혁 위원장의 미래?
2008년 5월 KBS 전직 간부는 “승소가 확실한 세금 소송을 무리하게 조정으로 마무리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노무현정부 시절 임명된 정연주 KBS 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KBS는 “국세청과 소모적인 분쟁을 종결시키기 위해 법원의 조정 권고를 받아들였던 것”이라며 “KBS가 일부 세금만 환급받고 소송을 포기한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사실과 크게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배임’ 혐의로 정 사장을 기소했고, 현직 KBS 사장의 수사 과정은 전 국민에게 실시간 중계됐다. 정 사장은 이 사건에서 무죄를 받았다.
2019년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정연주 KBS 사장 배임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무리하게 정 사장을 기소했다고 판단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의 공소는 유죄판결 가능성이 없음에도 제기된 것으로 적법한 공소권 행사의 범위를 일탈한 공소 제기이고, 검사에게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의 과오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결론 냈다. 정연주 사장은 ‘여론재판’ 속 부당 해임되며 KBS 사장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만약 검찰이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향해 무리한 기소에 나선다면 14년 전과 같은 ‘방송장악’ 논란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법세련은 17일 한 위원장을 농지법 위반 혐의로도 형사 고발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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