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3기 독자권익위원회 12차 회의]
미디어오늘 3기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서중) 12차 회의가 지난달 30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이은용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장, 홍성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김원재 청년 독자가 참석했다. 미디어오늘에선 이재진 편집국장, 정철운 저널리즘 기획 팀장, 정민경 기자가 참석했다. (이하 직함 생략)
홍성일=6월은 성소수자 인권의 달이다. 이와 관련한 기사들을 미디어오늘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357호에서 한겨레 후원 모델과 관련한 기사(링크)에서 한겨레가 새로운 독자층으로 2030 여성 독자들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보였는데, 미디어오늘에서도 기존 독자 외 독자를 확장 등의 차원에서도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더 많이 다뤘으면 한다. 특히 앞으로도 6월에는 성소수자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많이 발굴한다면 좋겠다.
김동찬=1353호 “우크라 2박3일 취재 제한 변경”(링크) 이라는 기사에서 우크라이나 취재 범위가 넓어졌다는 기사가 있었다. 취재 범위가 늘어나긴 했지만, 취재 제한 조건을 보면 외교부 출입하는 기자만 할 수 있는데 이것과 관련한 미디어오늘의 문제의식이 적었던 게 아닌가 싶다. 미디어오늘에서는 출입 기자단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해당 부분에 대한 지적이 없어서 아쉬웠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전쟁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취재를 제한하는 부분은 언론 침해 소지가 있어서 앞으로 비중있게 다루면 좋겠다.
1354호는 TBS 문제를 1면(링크)으로 다룬 것 자체는 좋지만 이 문제가 이른바 ‘오세훈 vs 김어준’의 구도로 보게하는 것은 TBS 논의를 더 좋은 방향으로 가게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제안하고 싶은 방향은 TBS가 재단으로 독립하며 내세운 목표가 ‘시민이 참여하는 지역 공영 방송’이었는데 그 기준으로 보았을 때 한계와 성과는 무엇인지 보면 좋겠다. 다만 대결 구도 자체나 탄압과 같은 모습을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1356호 “한국 뉴스 신뢰도 30%, 불신매체 1위 TV조선”(링크) 기사와 관련, 매년 발표되는 한국 뉴스 신뢰도 조사 기사다. 조사를 보면 결과만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함의 등을 정리해서 발표한다. 이번 조사에서 특징적인 것은 시청자들이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가 편향적인 뉴스가 많아서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러한 함의들을 함께 전달한다면 좋겠다.
같은 호 “부당대우에도 ‘평판 조회 나쁠까봐’ 인권 사각지대 놓인 인턴기자” (링크) 기사는 이번 평가 대상 지면 가운데 가장 잘 읽은 기사였다.
같은 호 “‘신상공개’‘억지근황’ 배우 피습 보도 문제없나”(링크) 기사의 경우 많은 언론사들이 조회수를 얻기 위해 사건과 무관하게 연예인의 근황을 쏟아냈다는 기사인데 딜레마가 있다. 그러한 행태를 지적하는 기사에서도 역시 해당 연예인이 누구인지 유추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긴다.
미디어오늘의 경우 익명 보도를 했지만, 인터넷에 검색을 한다면 누구와 관련한 기사인지 유추가 가능하다.
이재진=우크라이나 취재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으로 다룬 것 같다. 앞으로 취재 제한의 부당성 등을 적극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TBS 사안과 관련해서는 최근 서울시 감사 결과가 나왔기에 그것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후속 취재를 해나갈 생각이다. 선정적인 보도에 대한 지적을 하는 보도에서 또 다시 선정성이 드러나는 경우는 오래된 딜레마다.
미디어오늘의 경우 익명 보도, 모자이크 등 방법을 썼지만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
김서중=공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최소의 원칙을 생각해야 한다. 공적 가치를 구현한다는 핑계 아래 더 많은 정보 공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건지 살펴봐야 한다.
김원재=한상혁 방통위원장 관련한 기사가 연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왜 방통위원장이 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 혹은 이어가지 않아도 괜찮은지, 임기를 지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한눈에 정리되면 좋겠다.
최근 사설에서 다룬 기자 조롱 캐리커쳐 관련 (사설 링크), 기자가 풍자의 대상이 될 수는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최근 ‘탈기자 현상’ 등 기자들의 고충도 있겠지만, 기자는 여전히 기사를 어떻게 쓰냐에 따라 어떤 대상을 비판하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이재진=한상혁 방통위원장 거취에 대한 기사에 대해서는 최근 정치적 공세가 있었다. 이와 별개로 5기 방통위에 대한 평가 기사를 준비 중이다. 5기 방통위를 평가하면 공세가 부당한 건지 정당한 지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 본다. 캐리커쳐 문제와 관련해서, 기자가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풍자에서는 풍자의 방향과 내용의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해당 작가의 블로그를 찾아서 왜 해당 기자를 풍자했는지에 대해 따져봤을 때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캐리커쳐에 그려진 기자가 쓴 기사를 읽어봐도, 기사가 제대로 조롱성으로 될만한, 잘못을 했는가 따져봤을 때 아닌 경우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기자협회의 소송은 논쟁을 법적 처벌로 가져가는 것이라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홍성일=SBS 시청자위원회 회의록 문제는 온라인 기사는 있었지만 지면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YTN에서도 회의록 삭제건 등 방송사가 공적인 정보 공개와 관련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본다.
영화 ‘범죄도시2’ 천만 관객 돌파와 관련 ‘단순한 게 실력’이라는 기사(링크)를 단신이 아닌 문화 지면에 비중있게 다뤘다. 해당 영화에 대해서는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일종의 징후적인 사건이라고 보는 비평가들의 진단이 있었다. 그런데 해당 기사에서는 아예 여성을 등장시키지 않은 것에 대한 이러한 비평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아쉬움이 컸다. 비판이 없는 상찬 기사였다.
또한 KBS가 방송 작가 복직에 대한 문제, 미남당 관련 부당 해고 문제제기, ‘요즘 것들’ 표절 문제와 관련해 KBS의 측의 멘트가 없는 경우가 있다. 관련 기사들에 ‘KBS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는 부분이 나오는 건데 일반 기업이 이렇게 발언하지 않겠다고 하면 존중할 수 있겠지만 공영방송의 설명 의무는 어디에 갔나. KBS가 민감한 문제에 대해 소통하지 않으려는 것에 대해 기사화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정민경=‘범죄도시2’는 코로나19 이후 첫 천만 영화였고 그 이유도 ‘앤데믹’ 분위기가 가장 크고, 대세로 떠오른 배우 손석구의 공이 크다고 썼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문제는 ‘범죄도시1’과 비교해봤다. ‘범죄도시1’의 경우 영화 초반부터 여성 인물에 협박하고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범죄도시2’의 경우 그러한 장면이 없어서 인위적으로 없앴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여성 캐릭터를 영화에서 잘 다뤘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죽이고 살해하고 도구화하느니 차라리 그런 장면이 안 나오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연출이 일종의 ‘펜스룰’ 같은 것인데 왜 그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부분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김서중=유시민의 주장을 다룬 기사가 있었다. 누군가의 주장을 나열하는 기사 작성 방식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미디어오늘의 관점에서 해당 주장을 평가해야 하는데 주장만을 나열한 기사라고 생각했다.
서울신문과 호반 건설의 문제를 꾸준히 다룬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언론사에 어두운, 상징적인 사건을 왜 다른 신문에서는 다루지 않는지도 의제화할 수 있다고 본다. 미디어오늘만 열심히 다루고 끝난다는 아쉬움이 있다.”
홍성일=“‘팬덤 정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기사(링크)는 이 문제에서 ‘팬덤’이라는 개념으로 푸는 것이 맞는지 싶다. ‘집단 양극화’ 등으로 부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은데 많은 문제의 이유를 ‘팬덤’으로 부르면서 잘못된 해결책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언론이 잘못 접근하는 것 같다.”
김동찬=“‘팬덤 정치’의 오용에 대해서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정철운=주장에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시민의 주장도 다뤘고 그 다음주에는 강준만 교수의 ‘조중동 프레임’에 대해서도 주장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썼다. 유시민이든 강준만이든 언론 개혁이나 언론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한다. 많은 이들이 이들의 주장을 소비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이러한 주장들에 대한 논쟁의 장도 만들고 싶다. ‘언론 개혁이 뭘까’에 대해 논의하는 공간을 열고 싶었다.
이은용=1353호 ‘언론사 논설실장이 제약회사 사외이사라고’ 기사(링크)와 관련, 언론사 현직은 물론 전직도 사외이사로 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언론인이 기업에 사외이사 역할을 할 때 언론인 후배들을 통해 힘을 쓰는 역할도 있기 때문이다.
김서중=물론 언론인 현직이든 전직이든 사외이사로 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언론사를 퇴임하고 나면 다른 일을 아무것도 못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안 가는게 바람직하겠지만 간다면 어떤 조건일까 생각이 들었다. 언론인이 사외이사로 갈 때 전문성 등에서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있다. 퇴임 공백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언론인이 사외이사로 활동한 것에 대한 자료가 제대로 공개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물론 안 가는게 가장 바람직 하긴 하다.
김동찬=언론인이 사외이사로 갈 때 전문성이나 업무 연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 업무 연관성이 있어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인이 사외이사로 가서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평가 검증도 중요해 보인다.
김원재=같은 호 “손가락 3개 펼치며 천 아니고 억, 매일경제TV 경인총국의 기사 거래”(링크) 기사의 경우 후속 보도를 기다리고 있다.
김서중= 언론사가 지역 총국을 만들고 위탁 운영 체제를 만드는 것은 전국적 경향이다. 이시스템이 지역에 총국을 만드는 대신 독립적으로 먹고살라는 건데, 그렇기 때문에 기사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러한 사례를 수집하고 전국적으로 일정한 위상을 얻는 언론사들이 지역 총국을 독립 재산체로 만들고, 이러한 구조 안에서 생긴 비리에 대해 취재하면 좋겠다.
홍성일=로고부터 출연자까지, KBS '요즘 것들이 수상해' 표절 논란 보도” (링크)와 관련, 콘텐츠가 많아지니 서로가 서로를 참조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KBS는 표절 문제뿐 아니라 미남당 관련 부당 해고 문제제기 등에 답변이 없는 경우도 있고 무책임한 답변도 있다.
김동찬=아이디어를 모두 훔쳐온, 심각한 사안이라고 본다. 다만 유튜브 채널 측에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지금이라도 KBS가 양해를 구하고 자신들이 레퍼런스라는 것을 밝혀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후 오히려 자신들이 KBS를 레퍼런스했다는 식으로 보이는 것을 우려하는 것도 같다. 법적인 문제와는 다른 것 같다. 그럼에도 KBS의 답변은 매우 시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문제가 있다.
홍성일= “SBS 그알 ‘정인이’ 얼굴 공개 ‘혐의없음’ 결론 나오긴 했지만” 기사(링크)와 관련해 SBS는 공적인 이익을 위해 이정도 사적인 문제는 포기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했기 때문에 논의가 커지지 않았느냐’는 태도다. 최근 우리 사회의 도덕적 인식이 자주 법적인 판단, 즉 아주 최소한의 판단만 넘기면 된다는 식인데 더 나은 수준의 것을 원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김동찬=이와 관련, 최근 실종된 아동 신상이 공개되고 계속해서 기사가 나오고 있다. 원래 실종 아동의 정보를 공개하려면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언론이 왜 신상공개를 했는지 알아보니 실종아동의 경우 경찰청장이 공개수색 수사를 위해 방송사업자 등에게 필요사항을 공개토록 요청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매체들이 신상정보를 공개해 보도한 것 같았다. 법과는 별개로 아동의 정보를 공개하는 문제와 관련해 언론사만의 정보 공개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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