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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에 95% 승소" 법무부 주장은 '대체로 거짓' [오마이팩트]

천사요정 2022. 9. 3. 01:48

[팩트체크] 3000억 원대 배상 '역대 최대'.. 전문가들 "핵심 쟁점에서 진 것"

[김시연 기자]

 

[검증대상]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95% 승소" 법무부 주장

"결론적으로 론스타 측 청구금액 약 46.8억 달러(약 6.12조 원) 중 2억 1650만 달러(약 2800억 원)에 대하여 론스타측이 승소하고, 나머지 44.5억 달러(약 5.8조 원)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승소하였습니다. 정부는 청구금액 대비 95.4% 승소하고, 4.6% 일부 패소한 것입니다." (법무부, 8월 31일 '론스타 국제투자분쟁 사건 판정 선고' 보도자료)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3000억 원 이상을 배상하게 됐음에도 법무부가 이를 '95.4% 승소'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중재판정부는 8월 31일 론스타가 10여 년 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에서 우리 정부에게 론스타에 이자 포함 약 3000억 원(아래 1달러당 1300원 기준 적용)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론스타 청구금액 가운데 4.6%만 인정했음을 들어 "95.4% 승소"라고 표현했고, 국내 일부 언론도 이를 '사실상 승리'라고 보도했다.

과연 법무부 주장대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 사건에서 한국 정부가 "95% 승소"했다고 볼 수 있는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외환은행 매각 손해 50% 인정... 전문가 "한국 정부 패소"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02%를 1조 3834억 원에 사들인 뒤, 지난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해 약 4조 7000억 원 규모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하지만 론스타는 지난 2012년 11월 한국 정부가 매각 승인을 지연시켜 손해를 봤다며 중재판정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를 신청했다.

론스타는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산업자본(비금융 주력자)이란 지적을 받았지만, 우리 정부는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은 물론 지난 10여 년 간 국제투자중재 과정에서도 론스타의 자격을 문제 삼지 않았다.

론스타가 제기한 여러 쟁점 가운데 한국 정부 책임을 인정한 건 하나였다. 중재판정부는 2011~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리 금융당국이 승인을 지연한 행위가 투자보장협정상 공정공평대우 의무 위반이라고 봤다. 다만 당시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감안해 50% 과실상계를 인정했고, 인하된 매각 가격 4억 3300만 달러(약 5630억 원) 가운데 50%인 2억 1650만 달러를 배상하도록 했다.

반면, 론스타는 지난 2007~2008년 영국계 HSBC(홍콩상하이은행)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려할 때도 금융당국이 부당하게 승인을 지연시켜 매각이 무산됐다고 주장했지만,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에서 근거로 삼았던 2011년 한-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 발효 이전 행위여서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이밖에 론스타의 불공정 과세 주장 역시 기각했다.

국제통상 전문가들 "핵심 쟁점에서 론스타에 진 것"

하지만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애초 론스타의 6조 원 배상 청구금액 자체가 지나치게 부풀려졌고, 하나금융지주 매각 지연 손해가 핵심 쟁점이었음을 들어, 론스타의 '사실상 승리'라고 평가했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2020년 11월 최초 청구금액의 1/5 수준인 약 8억 7000만 달러(당시 약 9600억 원, 현재 환율 약 1조 1300억 원)로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우리 정부는 거절했다.
 

 
  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론스타 ISDS 중재결정 국회 긴급 간담회’
ⓒ 김시연

https://v.daum.net/v/20220902194800645

 

"론스타에 95% 승소" 법무부 주장은 '대체로 거짓' [오마이팩트]

[김시연 기자] ▲  (과천=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8.31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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