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取중眞담] 다시 보는 박경미 의원 공개 '1+1' 내역... 부부 동반 사적 출장 의혹은 괜찮나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펼쳤습니다.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내렸다"는 청와대를 향해서는 "제 정신인가?"라며 "김 원장을 즉각 해임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 원장에 대한 비판 역시 셌습니다. "너무도 엄중한 청렴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자리"라며 "그런 사람이 앉아서는 안 되는 자리"라고 했습니다. "수사를 받고 구속해야 할 사안"이라고도 했으며,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전 국민이 공분하는 문제다, 국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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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4일, 박경미 의원이 제기한 의혹들
▲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 |
ⓒ 박경미 의원실 |
이 모습을 저는 조금 이상하게 지켜봤습니다. 이와 같은 기자회견이 안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무엇보다 안 후보에게도 '외유성 출장 의혹'이 제기됐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쯤인 2017년 4월 24일,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국회 정론관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안철수 후보와 김미경 교수가 카이스트에 재직 중이던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 간 원 플러스 원(1+1) 부부 출장 다닌 내역을 공개합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카이스트로부터 제출 받은 '해외 출장 여부 및 현황' 자료를 근거로 안 후보 부부의 해외 출장 내역 중 "부부 동반으로 장기간 미국 출장을 간 사례가 외유성 출장으로 의심된다"며 "2010년 6월 5일부터 8월 27일까지, 약 3개월에 걸쳐 학교에서 3천여 만원을 지원 받아 딸이 재학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으로 출장을 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박 의원은 2008년, 2009년, 2011년에도 안 후보가 부부 동반으로 해외 출장을 세 차례 다녀왔으며, "이들이 대학에서 지원 받은 (부부 동반) 출장 예산은 6500여 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의원은 "카이스트 예산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커뮤니티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부부가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 동호회는 딸 안설희 양이 활동하고 있는 사교 모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당시 <한겨레>가 비교적 자세하게 보도를 내놨었는데요. 안 후보 부부가 갔던 샌프란시스코 지역 커뮤니티의 이름은 '베이 에어리어 케이 그룹'으로 IT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의 친목 모임이라고 합니다. 보도를 보면 당시 부부가 함께 출장을 다녀온 것이나 안설희씨가 케이그룹 회원인 것은 사실이지만, 2011년 5월 당시에도 회원이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서울시장도... "너무도 엄중한 청렴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자리"
▲ 김기식 해임 요구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해임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
ⓒ 남소연 |
그때 박 의원이 콕 짚어 강조했던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두 부부는 전공도, 학과도 다르다", 그리고 "카이스트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안 후보 본인이 이와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직접 해명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대선 캠프 관계자는 <한겨레>를 통해 "카이스트에서 자체적으로 안 후보와 김미경 교수의 출장 목적의 적절성을 판단해 처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 교수의 출장은 새 교과목 개설과 미국 대학 프로그램 벤치마킹을 위한 자료 조사, 담당교수 면담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학교 업무와 관련된 목적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TV조선>에도 대선 캠프의 반론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방학 기간을 이용해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정상적으로 다녀온 출장이고, 펜실베니아 대학은 공학 분야에서 저명해 겸사겸사 다녀왔을 뿐이라며 민주당은 흡집내기 공작을 멈춰야 한다"고 반박했다고 합니다.
다시 안 후보의 10일 기자회견으로 돌아와 볼까요.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을 향해서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김기식 원장에 대한 입장을 말하라"고 말이죠. 아마 안 후보가 말한 대로 "너무도 엄중한 청렴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자리"이니 할 수 있는 요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안 후보도 2017년 대선 국면에서 제기됐던 '부부 동반 사적 출장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 시장 역시 "너무도 엄중한 청렴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자리"임에 분명하니까요.
"모두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카이스트로부터..."
▲ 2017년 3월 19일, 당시 국민의당 대선주자로 나선 안철수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대선 출마선언에 앞서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지지자들의 영상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다음은 2017년 4월 24일 박 의원의 기자회견 관련 발언 전문입니다.
"오늘은 안철수 후보와 김미경 교수가 카이스트에 재직 중이던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 간 1+1 부부 출장 다닌 내역을 공개합니다.
카이스트로부터 제출받은 내역은 총 19건으로, 안철수 후보 10건, 김미경 교수 9건입니다. 이 중 부부 동반 출장은 5건으로 두 번 중 한 번은 부부 동반으로 다녀온 셈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업무상 출장이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이유로 공금을 사용한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출장 비용도 전체 8100여 만원 중 외유성 출장으로 의심되는 금액은 6500여 만원 수준입니다. 모두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카이스트로부터 지급한 내역입니다.
개인적 외유성 출장이라고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방학 중 부부 동반으로 장기간 미국 출장을 간 사례입니다. 2010년 6월 5일부터 8월 27일까지, 약 3개월 간에 걸쳐 부부는 딸이 재학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으로 출장을 갔습니다. 학교에서 지원 받은 예산은 총 3천여만원입니다.
바로 한 해 전인 2009년 6월 1일에도 약 세 달 간 부부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당시 안철수 후보는 안렙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있으면서도 미국 출장 비용을 안렙에서 지원받았고, 김미경 교수는 1500여 만원을 카이스트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2008년과 2011년, 두 건의 추가 해외 출장을 부부 동반으로 다녀오면서 이들이 대학에서 지원 받은 출장 예산은 3년 간 6500여 만원에 달합니다. 두 부부는 전공도, 학과도 다릅니다.
둘째,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커뮤니티 모임에 강연하기 위해 부부가 출장을 다녀 온 사례도 있습니다. 이 동호회는 딸 안설희양이 활동하고 있는 사교 모임입니다. 여기에 지원된 카이스트 예산은 약 900여 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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