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법률/윤정부

이자 부담, 1년 새 두 배 급증…적자부 된 가계부, 소비 절벽·자영업 부실 확대

천사요정 2023. 1. 6. 21:50

[각자도생, 韓경제 생존법 찾기]
④고금리 충격을 줄여라
이자 부담에 소비 둔화→경기위축→자영업자 부실 우려
자산가치 하락 더할 경우 충격 가중
“정책 유연성 확보…취약차주 보호 대책 강구해야”

 

2일 서울의 한 은행 앞 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세후 월 급여액이 450만원인 30대 직장인 A씨는 2020년 9월 전세자금대출 2억5000만원을 받아 이사를 갔다. 대출 신청 당시 월 이자액은 60만원가량. 주거의 질 향상을 위해 충분히 감내할만한 비용이었다. 하지만 2022년 4월 이자상환액이 80만원으로 뛰더니 지금은 120만원까지 올랐다. 대출을 받았을 때 내던 이자의 2배 수준이다. 가계부엔 비상등이 켜졌다. 이자 비용 급증으로 ‘가계수입-지출’이 적자가 됐다. 4인 가구의 생활비를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물가 상승으로 한계가 있었다. A씨는 아내에게 “외식을 자제하자. 자가용도 덜 타겠다. 허리띠를 졸라매야겠다”고 했다.

2020년 주택담보대출을 4억원 받아 집을 구입한 40대 직장인 B씨도 요새 밤잠을 설친다.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으로 대출을 받은 B씨가 매달 갚는 금액은 169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8%대로 뛰게 되면 B씨가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은 290만원을 넘게 된다. 월 급여액의 65%를 대출 상환에만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픽=손민균

◇ 금리인상→이자부담 급증→소비 둔화→자영업 부실 확대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이 공동발표한 ‘2022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9170만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가구당 평균 부채액이 9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해당 조사 시행 이후 처음이다. 특히 29세 이하 가구의 빚이 전년 동기 대비 41.2% 증가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로 집을 매수하거나, 주식 투자를 늘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2021년말 연 1.00%에서 지난해말 3.25%로 빠르게 올라오면서, 2~3%대였던 주담대 및 신용대출 금리 또한 6%를 넘어서는 등 두 배 이상 급등했다.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늘어난 이자 부담은 내수 경제를 옥죄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16만4000원 증가한다. 작년말 대비 기준금리가 2.25%p 오른 것을 감안하면, 대출자 1인당 연 이자는 147만6000원 불어난 셈이다.

가계의 빚 부담 증가는 소비 둔화로 이어진다. 늘어난 이자 만큼 소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2023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급격한 소비 둔화는 경기 위축을 더욱 가중시킨다.

그래픽=손민균

소비 둔화의 탄알은 자영업자를 향한다. 매출이 줄은 자영업자들은 원금과 이자를 갚기 버거워지고, 결국 연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은은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담은 ‘자영업자대출의 부실위험규모 추정 및 시사점’에서 금리상승으로 향후 자영업자의 부실위험률은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부진이 심화할 경우, 부실위험률 상승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봤다. 차주 유형별로 금리 및 성장률 충격 발생시 비취약차주 부실위험률은 1.9%까지, 취약차주 부실위험률은 16.8%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책효과가 소멸될 경우 취약차주의 부실위험률은 19.1%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신규 대출도 쉽지 않다. 실제로 최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중단 및 햇살론 상품 신청을 중단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조달금리는 급증했는데 법정최고금리는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 악성 채무가 증가할 경우 수익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올해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출을 줄이는 곳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경착륙 현실화되면 상환 불가능 가계 빚 급증

부동산시장 경착륙으로 자산 가격 급락이 겹치게 되면 가계부채 리스크의 위험성은 더 커지게 된다. 부동산 등 자산에 돈이 몰려 있는 상황에 금리 부담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는 거래 절벽이 발생하면 주택가격은 가파르게 떨어진다. 연체율은 급증하게 되고, 금융기관과 금융시스템의 연쇄적인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더보러가기

https://biz.chosun.com/policy/policy_sub/2023/01/05/3G7QYNLZLREJPCBHD66IINP5FY/?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이자 부담, 1년 새 두 배 급증…적자부 된 가계부, 소비 절벽·자영업 부실 확대

이자 부담, 1년 새 두 배 급증적자부 된 가계부, 소비 절벽·자영업 부실 확대 각자도생, 韓경제 생존법 찾기 ④고금리 충격을 줄여라 이자 부담에 소비 둔화→경기위축→자영업자 부실 우려 자

biz.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