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나빠지면서 중소기업 대출 늘 줄 알았는데
작년보다 대출 증가폭 현저히 감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목표를 56조원으로 잡았다. 작년 공급액보다 3조원 늘린 규모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을 타깃으로 삼은 건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꺼진 부동산 경기 탓에 가계대출이 줄어들면서 영업을 늘릴 대상은 기업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의 예측과 다르게 올해 초 중소기업 대출까지 주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중소기업 여신 점유율의 23%를 차지하는 기업은행부터, 작년 말 기업대출 여신 증가분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정도에 그치더니 올해 1월 증가분도 작년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5대 은행도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월 말 중소기업 대출은 599조3626억원으로 전달(598조1211억원)과 비교해 1조2415억원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이 3조2227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중 소상공인 대출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증가폭은 더 감소했다. 올해 1월 대비 2월 1450억원(313조650억원→313조21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역시 작년 같은 기간 2조1097억원(301조4069억원→303조5166억원)에 비하면 크게 떨어졌다.
이렇게 대출 증가 속도가 확연히 떨어진 이유는 금리에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과거 저금리 시기에는 경영악화나 투자를 대비해 미리 돈을 빌려놓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금리가 갑자기 올라가니까 돈을 갚는 게 더 유리하다는 계산 때문에 새로 돈을 빌리는 사업자보다 돈을 상환하는 사업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 지점장도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리스크가 커지니까 은행들도 우량 기업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려하고, 경기가 안 좋은 기업들에 대해선 신규대출을 보수적으로 심사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소기업 대출은 5%대와 6%대 대출 비중이 대다수다.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 수준별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을 보면 45.1%가 5~6% 금리로 빌렸고, 24.9%가 6~7% 금리로 대출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여신이 주춤해도 시중 은행들의 올해 수익은 전년 대비 비슷하거나 더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게 금융권 예측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올해 기준금리가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은행들의 이자 수익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03021001019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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