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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배기도 존경심과 두려움에 의한 권력 차이 알아"

천사요정 2018. 9. 4. 16:59

美 유아심리 연구, 억압자 주변에 있을 때만 복종

유아의 시선행동을 분석하기 위해 마련한 그림 [출처: 르네 바이야르종]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만 두 살이 채 안 된 유아도 두려움에 근거한 억압자의 권력과 존경심에 기반을 둔 지도자의 권력을 구분할 줄 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리노이대학 심리학과 르네 바이야르종 교수는 21개월 된 유아에게 지도자와 억압자, 권력이 없는 호감성 인물 등이 만화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는 그림을 보여주고 이후 상황별로 '시선 행동'을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SA) 최신호에 밝혔다.

시선 행동은 유아가 너무 어려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아이의 기대 심리를 파악하는 일반적인 접근법이다. 유아가 자신의 기대와 다르거나 어긋날 때 즉, '기대 위반(violation of expectation)'이 있을 때는 더 오래 쳐다보게 되는데 이를 통해 아이의 생각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우선 지도자와 억압자가 각각 3명의 만화 캐릭터에게 "들어가 자라"고 지시하고 현장을 떠난 뒤 이들이 그 지시를 계속 이행하거나 이를 어기고 밖으로 나온 그림을 보여줬다.

유아들은 지도자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그림에서는 기대 위반을 나타냈으나 억압자 지시를 불복종한 그림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지도자와 억압자 사이에 외형적 차이가 없을 때에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유아들이 지도자의 지시에 대해서는 현장에 없더라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억압자에 대해서는 두려움에서 계속 이행할 수도 있고, 불복종할 수도 있어 특별한 기대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억압자가 현장에 있어 지시에 복종하지 않으면 해를 당할 수 있을 때만 복종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르네 바이야르종 일리노이대 심리학 교수 [출처:브라이언 스타우퍼]

지도자나 억압자의 지위가 아니라 호감도에 따른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서도 유아들은 호감성 인물이 지시를 하고 현장을 떠난 뒤 만화 캐릭터들이 불복종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결과는 유아들이 개인 간 권력의 차이를 알고, 이런 차이가 오래 지속할것으로 기대한다는 기존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바이야르종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연구결과에 더해 "유아가 태어나서 두 번째 해에 이미 지도자와 억압자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으며, 지도자는 없을 때도 복종해야 하지만 억압자는 주변에 있을 때만 복종하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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