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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IT논문 南 학술지 게재에 학계 '발칵'.."공동 연구 원해"

천사요정 2018. 9. 5. 01:06

[앵커]

오늘(4일) 첫 소식은 남북한 학술교류에 새로운 이정표가 열렸다는 내용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북한 학자들이 최근 우리의 한 IT 학회 논문지에 컴퓨터 시스템과 관련된 논문을 처음으로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학자들이 국제학회나 북한 내부가 아니라 우리 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하겠다고 먼저 밝혀 온 것도 이례적인데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IT 분야에 남북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뜻도 함께 밝혔습니다.

김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한 IT 학회 저널에 실린 논문입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하는 이른바 '클라우딩'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생명공학에 기초한 최신 인공지능 기법이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의 저자들, 리일남 김일성대 교수 등 모두 북한 학자들입니다.

[한국인터넷정보학회 관계자 : "김일성 대학이라는 그 대학 자체부터 제가 일단 너무 놀라서. 논문을 저희 저널에 투고했다는 것 자체가 좀 흥분됐던 건 사실이에요."]

북한이 최근 5년 동안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76편에 불과합니다.

국제사회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데, 남측 학회에 투고한 건 더 이례적입니다.

논문을 싣고 싶다는 의사도 먼저 밝혀왔습니다.

북한 학자들은 학회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향후 남북 간 공동 연구도 진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민호/고려대학교 컴퓨터융합소프트웨어학과 교수 : "우리와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느냐, 상당한 수준에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북한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있는 걸로 IT 분야 학자들 사이에선 인정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행법상 인터넷으로 북한 주민을 접촉한 경우에도 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회는 논문 심사 전 과정을 통일부에 보고해야 했습니다.

북한 학자들도 논문 투고를 당국에 승인을 받고 투고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김경진기자 (kjki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