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밝혀진다/이명박근혜황교안

공안검사→총리→보수정당 대표…황교안 그는 누구인가

천사요정 2019. 3. 24. 23:45
‘미스터 국가보안법’ 별명 붙던 대표적 공안검사
친구였던 고 노회찬 의원와 검사-피의자로 만나기도
박근혜에게 발탁돼 법무부장관·국무총리 ‘승승장구’
탄핵 상처 봉합하고 보수진영 리더될지 기대·우려 교차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회한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장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고양/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회한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장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고양/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을 2년간 이끌 새 사령탑으로 27일 선출된 황교안(62) 신임 대표는 입당 44일 만에 제1야당 대표에 오르며 화려하게 정치 행보를 시작하게 됐다.

‘공안검사→법무부장관→국무총리’라는 엘리트 코스를 거쳐온 황 후보는 사법고시 23회(연수원 13기)에 합격해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검찰에서 대검 공안 1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구고검장을 역임하는 등 공안통 경력을 쌓았다.

1998년 공안 수사의 교과서로 불리는 책 <국가보안법 해설>을 펴내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또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민영 교도소인 ‘소망교도소’를 운영하는 기독교 재단법인 아가페의 이사를 맡은 바 있다.

그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기고등학교 72회 동창이기도 하다. 노 의원은 과거 <한겨레> 인터뷰에서, 1989년 노동운동으로 구속돼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다가 옆 방의 ‘공안 검사’ 황교안과 조우한 일화를 떠올린 바 있다.

“수사 끝나는 날 황교안이 나를 자기 방으로 불렀다. 포승줄 다 풀고 수갑 다 풀고 담배도 피우고 커피도 마시며 황교안이 ‘어떻게 지내냐’고 묻길래 저는 걱정하지 말란 뜻에서 ‘서울구치소가 새로 옮겨가서 겨울에 덜 춥고 괜찮다’고 했더니 황교안은 ‘그게 문제다’라면서 자기가 거기 지을 때 가서 ‘구치소라는 게 이렇게 따뜻하면 안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또 저에게 하더라.”


황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던 2005년 7월 국가정보원 도청 자료를 통해 폭로된 이른바 ‘삼성 엑스파일 사건’ 특별수사팀의 지휘를 맡았다.

횡령과 뇌물공여 혐의를 받던 이건희 삼성 회장을 서면조사만 하고 수사를 마무리하는 등 삼성 쪽 인사 모두를 불기소 처분했다. 반면 엑스파일 내용을 보도한 이상호 <문화방송>(MBC) 기자와 녹취록 전문을 실은 김연광 <월간조선> 편집장,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2017년 2월9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7년 2월9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1년 부산고검장으로 퇴임한 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일하던 그는 2013년 박근혜정부의 초대 법무부장관으로 발탁됐다. 청문회 과정에서는 과거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사실이 논란이 됐다. 변호사 시절 16개월간 수임료로 16억원을 벌어들여 ‘전관예우’ 논란을 빚기도 했다. 2009년 쓴 집회시위법 해설서에서 4·19 혁명을 ‘혼란’으로,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한 사실이 드러나 역사관도 논란이었다.

그는 장관 시절 이석기 내란 선동 사건 수사와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하면서, 보수 진영에 확고한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 이어 2015년 국무총리로 발탁된 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차분히’ 대응하면서 보수층의 마음을 산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2016년 12월 국회에서 가결되고, 2017년 5월 대선이 치러질때까지 약 5개월 간 대통령권한대행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자연인’이 된 그는 줄곧 보수진영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달렸다. 정치 참여를 저울질하던 그는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로 일찍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 이후 이번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지난달 자유한국당에 전격 입당하며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탄핵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절차에 문제가 있다” “태블릿 피시 조작 가능성이 있다” 등 탄핵의 정당성을 부인하는 말을 하며 보편적인 민심과 간극을 드러냈다. 황 대표가 탄핵으로 갈라진 보수진영을 통합하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과제를 해낼 수 있을지 보수진영 안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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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883878.html#csidx45d06794fa194c6954d465fe28febc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