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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살해 협박 유튜버, 유튜브가 만들었다

천사요정 2019. 5. 10. 11:05

“좌파들과 더 열심히 전투하기 위하여 여러분들의 좋아요와 알람 설정은 필수입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살해하겠다고 공개협박했던 김상진씨(49)는 구독자 6만여명의 ‘상진아재’ 채널을 운영 중이다. 과거 김씨는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민간요원이었고 자유한국당 추천을 받아 네이버 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


이 당시 그의 직함은 ‘대한민국 애국시민연합 사이버감시단장’이다.

그는 현재 애국닷컴 대표이사로 올 1월부터 ‘좌파저격’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형집행정지를 요구하는 김상진씨는 지난 3월24일 윤석열 지검장 집 앞에서 실시간 방송하면서 “자살특공대로 죽여버리겠다”, “서초동 주변에서 밥 먹다 걸리면 XX 줄 알아라”, “차량 번호를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윤 지검장에게 달걀을 던지겠다고도 했다.

급기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가 김씨의 집과 스튜디오를 압수수색하고 지난 7일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는 출석을 거부했다.




▲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상진씨의 발언을 한 시민이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상진씨의 발언을 한 시민이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오히려 그는 자신에 대한 수사를 여론전에 활용했다.

김씨는 7일 기자회견에서 “시청자들과 쌍방향 대화하며 웃자고 찍은 영상을 문제 삼아 수사하는 것은 명백한 편파수사”라고 주장했으며 “윤 지검장이 공포심을 느꼈다면 남자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현 상황을 가리켜 “그동안 우파 최고의 공격수로서 정치적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나를 나쁜 놈으로 만들어 죽이기 위한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김상진씨는 자유한국당과 ‘주목산업’이라는 유튜브의 수익모델이 결합해 탄생한 수많은 극우 포퓰리스트 중 한 명이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앞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유튜브의 ‘경연 정치’를 가리켜 “극단적인 포퓰리스트의 출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아무리 관종이고 이상한 사람이어도 30만명만 동원하면 재생산 구조가 만들어지는 구도다. 예전처럼 언론과 정당으로 연결된 하나의 공론장이 해체되면서 무수한 개별영역이 생겼는데, 이 개별영역들은 검증의 힘이 없다”고 우려했다.


김씨는 지금껏 주목 받으려고 여러 노력을 해왔다.

지난 2월8일 5·18 민주화운동을 모욕하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자유한국당 5·18 공청회 때 지만원씨와 이종명·김순례 한국당 의원 옆자리에 그가 앉아 있었다.

당시 공청회장에서 시민들이 항의하자 그는 물리력을 행사해 항의 시민들을 쫓아낸 뒤 해당 장면을 유튜브 방송으로 내보내며 이렇게 말했다. 


“광주단체 같은 애들이 와서 (피켓) 펼쳐놓고 ××을 하길래 제가 가서 다 낚아채 버렸습니다. 앞으로 우파 진영 공청회 누가 방해 오면 나서서 눌러버려야겠다 생각합니다. 저놈들 왔는데 별것들 아니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만 털라고 온 겁니다. 저희가 응징해줬습니다.” 해당 영상은 ‘가짜 5·18 유공자들을 밝혀내자’는 주장으로 끝맺는다.  



김상진씨가 손석희 JTBC사장 집앞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며 물티슈로 만든 글귀. ⓒ유튜브 화면 갈무리
김상진씨가 손석희 JTBC사장 집앞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며 물티슈로 만든 글귀. ⓒ유튜브 화면 갈무리

그는 줄곧 주목받을 만한 곳을 쑤시고 다녔다.

윤 지검장 외에도 우원식·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손석희 JTBC 사장의 자택 앞 등에서 16차례에 걸쳐 ‘퍼포먼스’란 이름의 협박방송을 했다.


여섯 차례에 걸쳐 찾아간 것으로 알려진 손석희 사장 자택 앞에서는 “석희야 근데 니 진짜 동승자가 없었냐? 난 아무래도 있는 것 같애! 야 동승자 까봐!”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하면서 “대법원장 한남동 공관에 찾아가겠다”며 논란이 될만한 발언에 주저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테러를 공개 예고함으로써 극우·보수 유튜브 콘텐츠 시장의 숱한 경쟁자를 제치고 일정 지분을 갖게 됐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이 사건에 엄정수사를 지시하고 유튜브는 문제가 된 윤 지검장 살해협박 영상을 지난 2일 삭제했지만 이 같은 상황은 역설적으로 김씨를 더욱 극단으로 이끌고 있다. 주목받을수록 더욱 주목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씨가 계속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하기로 했다.

그의 입장에선 검찰이 체포하거나 기소하면 더 좋다.

극단적이고 폭력적이고 자극적일수록 시선을 끌 수 있어서다.  



문재인정부 지지율이 하락할수록, 2020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김씨 같은 ‘극우 포퓰리스트’는 유튜버란 이름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들은 자유한국당과 결합해 적극 여론전의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국회에 가득했던 유튜버들의 생중계와 유튜버들 간의 충돌이 그 징후다.

이들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유튜브는 여전히 국내에서 문제가 되는 정보 유통에 따른 책임 의무가 없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8316#csidxecd2650aa0414e89766cf3d24613e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