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밝혀진다/서북청년당하나회

"접근하면 하복부 쏴라"..당시 상무대에 '발포 명령'

천사요정 2019. 5. 18. 22:24

      





[앵커]

새롭게 취재된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5·18 당시 계엄군이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집단 발포한 날, 광주 상무대에서도 발포 명령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당시 상무대에서 복무한 통신병의 증언입니다. 시민들을 폭도로 규정하면서, 접근하면 하복부를 쏘라는 통신문을 직접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박수철 씨는 1978년 12월 8일에 입대해 1981년 9월 10일에 전역했습니다.

부대는 광주 상무대 소속 통신부대였고, 5·18 당시 계급은 상병이었습니다.

박씨는 1980년 5월 21일 암호로 된 통신문 한 통을 받았다고 합니다.

통신문은 시민들을 폭도로 규정했습니다.

[박수철/5·18 당시 통신병 : 폭도로 보이는 자들이 금일 20시 야음을 틈타 상무대를 습격하기로 돼 있는 바, 모든 장병들은 자기 구역에서 맞교대를 실시하고…]

시민들이 접근하면 사격을 하라는 지시도 담겼다고 합니다.

[박수철/5·18 당시 통신병 : 수상한 자가 접근할 시에는 복부 이하로 사격을 가하여 제압하라… 보낸 사람은 2군사령관 진종채.]

박씨는 통신문을 받은 시각을 오후 7시쯤으로 기억합니다.

계엄군이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집단 발포하고 몇 시간 지난 뒤였습니다.

5·18 연구소는 박씨의 증언에 대해 당일 계엄사령관이 자위권을 운운하며 시민들에게 총을 쏘겠다고 위협하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고 봤습니다.


25년째 서울에서 지켜온 5·18..당시 광주 시민군의 바람



<앵커>

오늘(18일), 5·18 민주화운동을 맞아서 서울에서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25년 동안 본인 돈을 써가면서 서울 기념식을 꾸려온 한 사람이 있는데요, 안희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올해 환갑인 박홍용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5·18 서울 기념식장을 찾았습니다.

[박홍용/5.18서울사업기념회 이사(당시 시민군) : 서울 경기 여러 시민들이 5·18에 대한 인식을 바꿔줬으면 하고 여러 사람들이 알고 그 뜻을 알아줬으면 하는 의미에서….]

당시 서울에 살던 박 씨는 탱크가 광주 진입로를 막고 있다는 소식에 서둘러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군인과 경찰에게 맞고 풀려나길 반복하며 겨우 광주에 들어간 박 씨.

자기보다 어린 고등학생이 총을 맞아 숨지는 것을 보고 21살 박 씨는 총을 집어 들었고 시민군이 됐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 계엄군에 체포돼 고문까지 당했습니다.


[박홍용/5·18서울사업기념회 이사 (당시 시민군) : (철창에) 이렇게 매어 놓고 수갑을 찹니다. 그래놓고 곤봉하고….]

모진 고문은 후유증을 남겼고 당시 눈앞에 펼쳐졌던 고통의 순간 역시 한순간도 기억에서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

역사의 기억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에 1995년부터 사비를 털어 서울에서 기념식을 마련해 온 게 벌써 25년이 됐습니다.

초등학생 아들딸과 시작했던 기념식, 오늘은 6살짜리 손주가 함께했습니다.

박 씨의 바람은 광주의 그날을 국민 모두가 정확히 기억하고 평가해 주는 것, 그것 하나뿐입니다.


[박홍용/5·18서울사업기념회 이사(당시 시민군) : 우리 보고 폭동이다, 빨갱이다. 우리 빨갱이 아닙니다. 국민이 나서주셔서 진상규명을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전민규, 자료제공 :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안희재 기자an.heeja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