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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등? 공급량 감소?…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오해라오

천사요정 2019. 8. 10. 06:01
Weconomy | 경제의 창

2007년 상한제 시행 뒤 공급 감소?
2008~9년 감소는 2007년 급증 탓
글로벌 금융위기도 큰 영향
줄었던 물량 2010년부터 회복돼

상한제로 1980년대 집값 급등?
공급 위축 불러온 당시 상한제는
원가연동식 아닌 획일적 규제
경기호황 따른 유동성 증가도 작용

서울 아파트값 상승도 상한제 때문?
값 변동률, 상한제 적용시기엔 0.37%
적용 안 된 2015~18년엔 5.67%
규제완화 따른 투기수요 영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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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값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가 서울 주택 공급물량과 집값에 끼칠 영향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는 과거에도 서울의 주택공급 물량 감소와 집값 상승을 불러오는 등 부작용이 컸다고 지적한다. 반면 국토연구원은 서울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서울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을 연간 1.1%포인트 내리는 효과를 가져왔고 주택공급 감소는 거의 없었다는 보고서를 지난 29일 내놨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처럼 상반된 분석이 나온 관련 통계와 근거는 무엇인지, 팩트 체크 형식으로 따져봤다.


2007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주택 공급물량 감소?

“지난 2007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서울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위축 등 공급 감소로 2010년부터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주요 대도시 아파트 값이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급등했다.”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9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시장에 끼친 영향을 압축적으로 서술한 한 경제지의 최근 보도다. 이 보도는 2010년 공급 부족현상이 먼저 발생한 부산부터 집값이 상승한 뒤 울산, 대구의 집값이 급등했고 2014년부터는 수도권 집값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또 강남권 재건축 승인 사업장이 2006년 14곳에서 2007년 2곳, 2008년 1곳으로 감소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지만 사실은 이와 동떨어져 있다. 당시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 통계를 보면, 상한제 시행 직전 해인 2006년 3만400호였던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2007년 5만호로 급증했다가 2008년 2만1900호, 2009년 2만6600호로 줄어든 뒤 2010년 5만1400호로 다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즉 2008~2009년에 감소했던 인허가 물량은 2010년부터 회복했으며, 2008~2009년 인허가 물량의 감소 폭이 커진 것은 다름아닌 2007년의 유례없는 인허가 물량 급증(5만호)에 따른 기저효과였다. 이는 2007년 1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발표되고 4월 개정안이 공포된 뒤 9월에 시행하는 과정에서 상한제 규제를 피해가기 위한 이른바 ‘밀어내기’ 인허가 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당시 통계를 보면, 상한제가 시행된 2008년 서울 정비사업 인허가 물량은 1만8900호로 상한제 시행 직전인 2006년 1만5400호보다 되레 3500호 많았다. 이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 시행 직후 2008~2009년 인허가 감소는 상한제 규제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1980년대 중반 집값 급등은 1977년 상한제 도입 때문?

국내에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처음 도입된 때는 1977년이었다. 이후 1981년 서울시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에 대해 상한제 규제가 풀렸다가 1983년 다시 전면적으로 재도입하게 된다. 1983년 당시 분양가 상한제 규제는 국민주택규모(전용 85㎡) 초과 주택의 분양가를 3.3㎡당 134만원으로 못박았다. 당시의 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반영한 ‘원가연동제’ 방식으로 시행된 1989년과 2007년의 분양가 상한제와는 차원이 다른 획일적인 규제였다.

이와 관련해 앞서의 한 경제지는 1980년대 중반 집값이 급등했던 것은 분양가 상한제가 원인으로, 1977년과 1983년에 상한제로 분양가를 누를 때마다 공급이 감소하고 3~4년 뒤 집값 폭등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또 참여정부 국정브리핑 특별기획팀이 2007년 펴낸 ‘대한민국 부동산 40년’에도 비슷한 평가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대한민국 부동산 40년’에는 “분양가 자율화는 예외없이 분양가 급등으로 이어진 반면 1980년대 중반 이후 획일적 분양가 규제는 공급 위축이라는 부작용도 초래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여기서 언급한 공급 위축 부작용은 현 제도(원가연동제)와는 다른 1977~1988년의 획일적 규제 시기에 대한 평가로 보는 게 맞다. 오히려 당시 참여정부의 자료는 분양가 자율화로 인한 ‘분양가 상승 → 집값 상승’의 부작용을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또 ‘대한민국 부동산 40년’은 1980년대 중후반 집값 상승에 대해 공급부족 외에도 경기 호황에 따른 유동성 증가의 영향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1988년 건국 이래 최초로 3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고 연 10% 이상의 가파른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3천달러 달성과 88서울올림픽 개최 등 경기 호황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상한제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 급등?

분양가 상한제 비판론자들은 2014~2015년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의 원인을 앞서 2007년 도입한 분양가 상한제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지속된 규제 완화로 투기 수요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더 설득력이 있다. 오히려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된 후 서울 집값은 안정세를 보였고 분양가 규제가 자율화된 2015년부터 서울의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기인 2007~2014년의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37%(주택 전체는 1.13%)에 그쳤다. 반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2015~2018년의 아파트값 변동률은 5.67%(주택 전체는 4.15%)로 훨씬 높았다. 또 앞서 분양가 상한제(원가연동제)가 적용된 1989~1999년과 이후 분양가 자율화 시기인 2000~2006년의 아파트값 변동률 비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원가연동제가 시행된 1989~1999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4.1%에 그쳤지만 자율화 시기인 2000~2006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13.6%로 높은 편이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선 5년 만에 재도입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신규 아파트 분양가 수준은 낮추는 대신 고가 아파트 공급에는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본다. 2017년 주택보급률이 103.3%(서울 96.3%)에 이를 정도로 주택이 양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차별화된 품질을 앞세운 고가 아파트의 사업성을 떨어뜨리면서 공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 정비사업의 경우 강남권 재건축 예정 단지를 중심으로 일부 사업 중단도 예상되고 규제 시행 전 밀어내기식분양도 많을 전망이라며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새로 짓는 주택에서 멸실주택 수를 뺀 순증 물량이 적어 전체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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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economy/property/904069.html#csidx288ba293860a2288dd0be0a3294f1b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