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컨설팅 기업 대표가 전하는 'AI 시대 할 일의 새로운 정의'
"이세돌 9단 이긴 알파고는 이제 과거 유물이에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발전 속도가 빨라요. AI를 모른 척한 분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소외를 경험할지도 몰라요."
쓸모가 없어진다는 건 참 섬뜩한 이야기다. AI 시대 도래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경고가 지겨울 법도 한 요즘이지만, '그래서 나는 결국 어쩌란 말이야'라는 질문엔 답을 찾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 15일 '내 일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포럼인 서울워크디자인위크(SWDW)에서 연사로 나선 AI 컨설팅 기업 알리나의 노정석 대표는 AI 시대 준비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개념부터 잡아보자. 지금은 사라진 직업이지만 1960년대 미국엔 회계원이라는 직군이 있었다. 컴퓨터가 대중화되지 않아 정확한 계산 업무가 고부가가치 노동이던 그 시절, 회계원들은 줄지어 앉아 복잡한 계산을 분담해 처리했다. 컴퓨터라는 기술이 상용화된 이후 이들의 일자리는 현재 우리의 책상 컴퓨터 화면의 귀퉁이로 쪼글아들었다. 맞다. 우리 컴퓨터에 깔려 있는 엑셀 프로그램의 셀 하나하나가 1960년대 회계원 한명 한명이 수행했던 그 업무를 완벽하게 대체했다. 엑셀을 쓸 줄 아는 요즘 회사원 1명이 1960년대 수천 명의 회계원보다 더 대단한 계산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젠 지금 이 순간 그 엑셀을 잘 쓰는 아주 똑똑하고 성실한 회사원들의 두뇌 속 지능이 AI라는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화, 기계화, 초고효율화되는 세상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세상이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고, 우리는 그 시대 어떤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 지금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게 노 대표의 주장이다.
공학도 출신인 노정석 대표는 SKT와 구글을 거쳐 6번 벤처기업을 창업해 일부 기업은 구글에 매각하는 등 성과를 거둔 IT업계 주요 인사다. 포털 사이트 다음과 함께 티스토리를 처음 설립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VR 게임을 제작하는 리플렉션 리얼리티와 함께 현재 AI 컨설팅 기업인 알리나에서 대표로 활동하며 AI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는 지금 AI의 기본 원리에 대해 이과생 출신보다도 문과생 출신이 꼭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리를 알아야 AI가 무엇을 자동화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쉽게 말하면 데이터를 먹여주면 빨리 소화해내 최적의 답을 뚝딱 찾아내는 소프트웨어다. 사람의 뇌 구조를 본딴 알고리즘에서 출발했다. 인간의 뇌를 컴퓨터 구조에 비유한다면 뉴런이라 불리는 7HZ(헤르츠) 정도의 칩이 천억 개 정도 있는데 하나의 칩(뉴런)은 또 다른 칩 1만 개와 연결이 가능하다. 작은 칩 천억 개가 모인 슈퍼 병렬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 구조인 셈이다.
사실 AI가 하는 일은 사실상 변호사, 회계사, 의사 같은 전문가가 하는 일과 다를 게 없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전문가가 기존의 다양한 기존 데이터를 보고 학습하고, 그걸 현실에 적용해 피드백을 받은 뒤, 그 경험을 통해 '아 이럴 때는 이런 방식이 최고야'라는 식으로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AI도 정확히 그렇게 일한다는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사람이 아닌 컴퓨터이기 때문에 사람이 수억 년을 경험해도 못 할 경험을 AI는 순식간에 할 수 있다. 이미 진단의학과의 경우 AI의 MRI 판독능력이 인간 의사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전문분야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이 AI에 의해 대체될 것인가? 혹시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컴퓨터상에서 이뤄지고 있다면, 그것은 데이터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렇게 데이터를 남기고 있는 정신노동은 이제 AI의 영역이 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노정석 대표는 강조한다.
'에이 저는 컴퓨터를 쓰긴 하지만 창의적인 디자인과 영상 제작 같은 일을 하는데요? 이걸 AI가 하겠어요?'라고 물으신다면, "그걸 AI가 할 수 있다." AI가 이해할 수 있는 건 숫자 데이터뿐이 아니다. ▲이미지 ▲영상 ▲글 등은 AI가 매우 좋아하는 데이터다. 그러니까 컴퓨터 안에서 엄청난 창의력을 발휘하는 그 모든 것이 어차피 데이터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AI에 의해 학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디자인 업무에선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사람이 오랫동안 힘들여 해야 했던 일 중 상당 부분을 AI가 할 수 있게 됐다. 갈색 말 사진을 순식간에 얼룩말로 바꿔준다. 여름 사진도 버튼 한 번에 눈 덮인 겨울 사진으로 바꿀 수 있다. 내가 찍은 사진을 반 고흐 등 유명 화가의 그림체로 그려주는 앱은 이미 상용화된 지 오래다. 모든 이미지엔 특정한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을 AI가 학습하면 어디에든 같은 패턴으로 그려 넣기가 가능하다. 이러한 AI 기능들은 최근 어도비사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프로그램에도 계속 추가되며 초등학생도 쓸 수 있는 기능이 됐다.
그렇다면 우린 어쩌란 말인가? 사람이 육체적 힘으로 포크레인을 이길 수 없듯, 인간의 지적능력도 AI를 이길 수 없다.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포크레인을 이길 필요가 없이 그냥 작동법을 익혀 잘 사용하면 되듯, AI도 잘 사용하면 된다. 꼭 AI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다. AI의 작동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면 AI개발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바로 현실 세계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과 AI개발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주는 역할이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문과 출신들이 훨씬 잘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런 연결고리를 찾아주는 것은 앞으로 상당 시간 동안 그래도 사람이 할 일로 남아있을 거라고 노 대표는 내다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자동화에 도전해보는 습관' 이다. 기왕 모든 지적 노동이 자동화될 운명이라면, 내가 먼저 내 눈앞의 그 일을 한번 자동화해보라는 것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텐서플로우(TENSORFLOW)라는 AI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일상을 자동화한 사례는 적잖이 알려지고 있다. 2016년 코이케 마코토(Koike Makoto)라는 일본 농부는 수확기에 하루종일 오이를 판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오이를 크기에 따라 9등급 분류하는 AI기기를 만들었다. 텐서플로우 프로그램으로 오이 사진을 학습시켜 제법 정확하게 분류하는 분별기를 만드는 데 4개월 정도 걸렸다고 한다.
물론 아무나 당장 코이케 마코토처럼 일상 속 문제를 AI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글을 쓰려면 한국말과 한글을 배워야 하듯, 우선 AI를 쓰려면 그 언어인 알고리즘을 배워야 한다. 노 대표는 일단 파이썬(PYTHON)부터 배워보길 추천했다. 일단 한글을 배우면 시, 소설, 수필 등을 읽을 수 있듯, 파이썬 같은 프로그램 개발 언어를 이해하면 다른 알고리즘도 어렵지 않게 학습이 가능하다고 한다.
손님의 방문 이력을 알아서 알려주는 기계, 대신 카메라를 움직이고, 셔터를 눌러주는 촬영 기계, 음식 재료를 자동 주문해주는 기계,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대신 찾아주는 기계, 아이의 수업집중도를 대신 감시해주는 기계 등 생활하면서 '누군가를 고용해서 맡기고 싶다'는 순간이 올 때마다 그것을 자동화해보라고 그는 조언했다. 혼자 공부하든 전문가 도움을 빌리든 AI를 써보라는 뜻이다.
언뜻 들으면 너무 어려울 것 같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그 자동화하는 법을 배워 AI를 쓸 줄 아는 인류와 그렇게 할 수 없는 인류로 인간 세상이 나눠질 것이라는 게 노 대표의 예측이다. AI로 자동화할 경우 사실상 초능력 같은 생산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단호했다. 그 격차는 되돌릴 수 없고 이는 결국 원숭이와 인간 수준의 격차로 벌어질 것으로 그는 예상한다고 강변했다. 섬뜩한 경고지만, 이미 베스트셀러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같은 저명한 학자들이 무용계급(쓸모 없는 계급)으로 지구가 뒤덮일 것이라고 단언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노정석 대표의 설명을 정리하면, AI 시대에도 인간으로서 쓸모가 있으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
첫째, 엔지니어링 리터러시: AI 개발자와 대화가 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알고리즘(파이썬)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문과 출신도 엑셀 배우듯 파이썬 배우길 추천한다.)
둘째, 데이터 활용능력: 눈앞에 데이터가 있으면, 어떤 모델을 사용해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셋째, 자동화 도전 습관: 내가 하는 일에서 어떤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지 시도해보는 습관. 어떤 데이터를 모아서 어떻게 축적해서 AI를 활용할지 생각하는 능력이야말로 사람이 할 일이다.
참고로 당신이 이미 성인이라도, 인간의 수명은 놀라울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위의 것들을 배우고 익혀 써먹을 시간은 생각보다 충분할 것이라고 한다.
하대석 기자bigstone@sbs.co.kr
https://news.v.daum.net/v/20191126130601340
파이썬
파이썬(python)은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입니다. 컴퓨터는 0과 1을(이진수) 인식하여 작동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0과 1을 활용한 기계어로 프로그래밍을 했습니다. 하지만 0과 1을 활용한 기계어는 매우 어렵고 복잡했기 때문에 보다 쉬운 방법이 연구되었습니다. 이런 배경 가운데 탄생한 것이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기계어를 보다 쉽게 나타낼 수 있게 해 주는 언어인 것이죠. 파이썬은 바로 이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입니다.
파이썬은 1991년, 네덜란드 수학자 귀도 반 로섬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원래 파이썬이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뱀을 뜻하지만, 귀도가 파이썬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신화 때문이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코미디 프로그램 “Monty Python's Flying Circus(몬티 파이썬의 날아다니는 서커스)”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프로그래밍 언어에는 파이썬 뿐만 아니라 C, 자바, 자바 스크립트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파이썬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드 경진대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드이벨]은 파이썬을 '2016년 프로그래밍 인기 순위 1위'로 꼽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파이썬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간결하고 쉽다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법이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에 비해 어렵지 않을 뿐 아니라 표현하는 구조도 사람이 대화하는 형식을 이용함으로서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또한, 개발자인 귀도가 누구든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에 완전 공개한 것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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